아이와 곧바로 싸우지 마라(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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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성은 | 등록일 | 11.03.24 | 조회수 | 19 |
"씨X! 관두면 되잖아. 냅 둬! 다 죽일 거야." 고2인 세동이가 윗통을 벗어부치고 난동을 피우자, 이 선생은 얼굴이 노래졌다. 자율학습 시간에 컴퓨터실에서 오락을 한 것을 지적하는데도 반성은 커녕 심한 반항을 하기에 부모님에게 전화를 한다고 주의를 준 것뿐이다. 그런데, 세동이는 '너 죽고 나 죽자' 며 몹시 흥분해 날뛰었다. 놀란 이 선생은 쫓기듯 교무실로 도망쳤는데, 문제가 화갣되어 세동이는 학생부로 넘겨졌다. 일명 '불타는 고구마' 로 명성을 떨치는 생활지돟 담당 박 선생은 요즘 뜻하지 않은 일로 망신을 당하고 풀이 꺾였다. 하는 짓마다 미운 짓만 골라서 하는 중3 성애에게 머리 모양을 문제 삼으며 가위를 들고 무릎을 꿇으라고 했다. 그러자 성애는 못하겠다며, 머리를 쥐어박으려는 박 선생의 팔을 부여 잡고 "고발하겠다" 며 난리를 쳤다. "너 다시는 학교 못 다닐 줄 알아!" 그렇게 큰소리를 치고 어머니를 불렀지만 사건은 소득도 없이 유야무야 끝났다. 성애는 꿋꿋하게 계속 등교를 하고 있다. 씩씩한 남자 선생으로 목소리 높고 자존심 강한 박 선생은 한숨과 술만 늘었다. 예나 지금이나 세동이와 성애처럼 거칠게 반응하는 아이들은 종종 교사들을 사면초가에 빠트린다. 전혀 예측 못한 사이에 순간적으로 거친 행동을 해서 교사의 적절한 지도고 뭐고 없이 금세 감정 싸움으로 비화되어 버린다. 누구나 그런 아이들을 접하면 십중팔구는 바로 강경대응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생활지도는 보이지 않는 교육과정이다. 그것을 염두에 둔다면 가끔 '허허실실' 의 지도 방법을 써 보는 건 어떨까? 이 방법을 쓰려면 우선 그런 일은 경우에 따라서 일어날 수 있는 생활지도 사안 중에 하나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웃통을 벗어부친 세동이는 드문 예이지만 언제든 일어날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격하게 반응을 하면 같이 대응하지 말고, 주변 아이들(혹은 동료교사)에게 담담한 말투로 '세수를 시키고 데려 오라' 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통해 아이와 교사 사이에 잠시 완충지대를 형성한다. 또, 바로 강경대응을 하기보다는 차분하게 사후에 발생할 결과(부모소환, 징계)를 설명해 주며 문제 해결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아이 스스로 타협점을 찾게 된다. 후에 아이가 반성을 하면 징계보다는 학급 친구들에게 자신의 잘못으로 '학급에 누를 끼치게 되었다'며 공개사과를 하도록 설득한다. 성애 같은 아이는 정말 어려운 경우이지만, 자신의 신체에 손을 대거나 시비를 거는 일에 맹목적인 방어의식을 가진 아이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생활지도에 남녀 교사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학생이라면 믿을 만한 여자 동료교사에게 지도를 부탁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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