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의 얼 글짓기 , 내 고향 상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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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남현아 | 등록일 | 11.11.13 | 조회수 | 35 |
나의 고향은 자연이 아름다운 고장, 상촌이다. 우리 외할머니, 엄마 이모들도 다 이곳 상촌에서 나고 자라셨다. 내 고향만이 아니라 가족들 모두의 고향인 샘이다. 그래서 이곳이 더 특별하고 편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하지만 도시에 계신 사촌들은 '친구들 많이 없어서 외롭지 않냐', '산으로 둘러쌓이 곳에서 답답하지도 않냐' 하시는 분들도 많으시다. 상촌을 모르시고 하시는 말씀들이다. 상촌의 좋은 점을 손꼽아 보라면 열손가락 접고도 남을만큼이나 많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기로 알려진 나라였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때문에 여름은 길어지고 겨울이 짧아져 언젠가는 여름만 계속되는 나라가 될지도 모른다. 이런 얘기를 듣고 '나중에 후손들은 겨울에 눈도 못보고, 곶감도 먹기 힘들겠구나' 라는 걱정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곳 상촌에서라면 지금보다 긴 겨울은 아니겠지만 조금이나마 겨울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자신할만큼 상촌은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고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다운 곳 같다. 도시에서는 계절이 바뀌는 것을 느끼기 힘들다. 겨우내 얼었던 시냇물이 흐르기 시작하는 모습도 흔하지 않고, 산이 붉게 물드는 모습도 보기 힘들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계절이 네번 바뀌는 모습을 보고 들을 수 까지 있다. 산에 연붉은 진달래가 피기 시작하고 꽃 냄새가 나면 봄이 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내가 말하는 꽃 냄새는 도시아이들이 맡아보지 못한 냄새일 것 같다. 화분에서 키운 꽃에서 나는 향기가 아니라, 바람이 가꾸는 산에서 핀 꽃 냄새가 진정한 봄 냄새같다. 그리고 달력을 보지 않아도 신록이 점점 푸르러져 가는 것을 보면 여름이 오는지를 알 수있다. 온 산이 짙은 초록색으로 변하는 것을 보면 보는 나까지 시원해진다. 도시에서 여름을 보내려면 에어컨에 의존해야 하지만 상촌에는 에어컨 없이도 충분히 시원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다. 산이 많아서 울창한 나무들이 뜨겁게 내리쬐는 햇빛을 다 막아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무들은 여름이든지, 겨울이든지 공기를 상쾌하게 해준다. 공기를 크게 들이쉬면 폐가 정화되는 기분이다. 이래서 어른들이 힘들어도 등산을 하시나 싶다. 가을에는 마치 풍경화를 보고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름답다. 얼마전, 가을 단풍이 한창 절정일 때 삼도봉 등산을 했었다. 힘들어서 그만올라가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정상에 올라가면 가을이라 풍경도 예쁠텐데 이만큼 올라온거 꼭 보고가야지!' 하고 힘을내서 올라왔다. 정말로 정상은 "와!" 소리 나오게 아름다웠다. 울긋불긋하게 단풍이졌고 바람도 선선하게 부는게 너무 좋았다. 월요일마다 순회 오시는 미술선생님께서도 이런 상촌의 가을 보습을 보고 반하신분 중 한분이시다. 처음 상촌중학교로 발령을 받았을 때, '이렇게 먼 시골까지 어떻게 들어오나...'하고 걱정을 잔뜩 하셨다고 했다. 영동에서 선생님 생활을 오래 하셨지만, 상촌 오시는게 부담이되서 오길 꺼리셨다고 하신다. 하지만 막상 와보니 이곳 상촌이 너무 좋아서 내년에도 계속 오고싶다고 하셨다. 차를 타고 오다가 길가에 보이는 코스모스,빨간 낙엽으로 울긋불긋해진 산들이 홀딱 반하게 한 것 같다. 상촌은 또 포도, 사과, 곶감같은 과일이 유명하다. 그래서 도시로 잘 팔리는데 큰 마트에서 '삼도봉 포도'를 팔고있는 것을 보면 뿌듯할 때가 정말 많다. 내가 살고있는 고장의 특산물이 도시에서 팔리고 있다는 것도 뿌듯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돈주고 사먹는 과일을 나는 언제든지 집 옆에 있는 나무에서 따먹을 수 있다는 것이 더 뿌듯했다. 지금도 아침마다 나무에서 방금 딴 사과를 먹으면서 등교를 한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종종 이런 모습으로 등교를 하는데 동네 아저씨들이 참 보기 좋다고 하신다. 보시는 아저씨들도, 사과를 먹는 우리도 덩달아 기분좋은 아침이 되는 것 같다. 이 뿐만 아니라 상촌의 좋은 점은 너무나도 많다. 마당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처다보면 별자리가 훤하게 보이고, 마음 마져도 여유롭다. 나는 그래서 상촌이 좋고, 여기서 살고있다는 것에 대해 행복하게 생각한다. 나의 특별한 고향, 상촌이 미래에 찾아와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변함없는 순수한 곳 이였으면 좋겠다. 고등학교도 졸업하고 대학교에 가게되면 주로 촉박하고 정신없는 도시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마음만은 항상 편한한 상촌에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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