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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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은규 | 등록일 | 11.10.20 | 조회수 | 35 |
며칠전의 일이었다. 아마 지난주 토요일 그러니까 2011년 10월 15일이었을 것이다. 토요일날 학교에서 족구를 하는것때문에 나는 당시에 초등학교 6학년때 씨름배울때 준 체육복을 입고 있었다. 학교에 다녀와서 게임을 하는데 주영이형한테 전화가 왔다. 조금뒤에 공부방하는데 빨리 오라고. 나는 안좋은 머리때문에 공부방 가는것을 깜빡하고 있다가 전화가 오니 갑자기 마음이 성급해져서 일단 입고있던 체육복에 작은가방하나에 핸드폰이랑 자전거키만 넣어놓고 빨리 갔다. 그런데 시간을 보니 3분정도밖에 남지않았었다. 원래 자전거타고가도 10분정도걸리는데 3분밖에 안남아서 내가 얼마나 성급해했는지는 안봐도 비디오일 것이다. 그래서 일단 사람이 지나갈지 모르니까 2차선으로 되어있는 도로에서 오른쪽길 정중앙으로 가면서 기어를 왼쪽 L, 오른쪽 L에서 왼쪽 H, 오른쪽 H으로 바꾸고 나서 앞을 보니 어떤 아주머니가 보였다. 나는 어, 어, 어 거리면서 황급히 자전거를 왼쪽으로 꺽었다. 그래서 원래 정면으로 부딪히는 거였는데 아주머니는 왼쪽팔만 살짝 박았고, 나는 자전거가 넘어지면서 공중에서 한번 돌고, 바닥에서 한두번정도 굴렀다. 일어섰더니 왼팔이 조금 욱신거렸다. 나는 평소였으면 죄송하다고 하고, 약간 머물렀을 테지만 하지만 공부방에 빨리가야하기도 하고 그 아주머니께서 길 정중앙으로 걸어가고 계셨기에 나는 아주머니께 간단하게 죄송합니다라고 하고 왔다.그래서 가다가 가정쯤에서 주영이형을 만났다. 근데 가려다가 왼팔이 아파서 봤더니 겉에 입는 체육복 왼팔부근에 구멍이 큰게 2개나 있었다. 순간 나는 짜증이 났다. 체육복에 구멍이 났다는 것이 아닌 이 체육복을 입은지 1년도 안되었다는 사실에. 몸 어디에선가 근검절약의 정신이 흘러넘치는 나로서는 참을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일단 집으로 갔다. 오른손 약지 마디쪽에 살짝 까진것과 왼손 중지와 손바닥에 살짝 까진것도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체육복에 구멍이 나서 일단 '옷부터 처리하고 봐야지'정신이 발휘되었다고나 할까? 집으로 가서 엄마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체육복 재생가능성이 있는가를 물어봤다. 나도 왜 그것부터 물어봤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쨌거나 엄마는 버려야한다고 했고 다음번에 영동에서 체육복하나를 더 사주신다고 했다. 굳이 쓸데없이 돈쓰기는 싫지만 뭐 사주신다니 거절할 내가 아니었다. 근데 순간 나는 짜증났다. 그 아줌마때문에 쓸데없이 돈만 버리게 생겼으니 말이다. 이제 앞으로 자전거타고 다닐때에는 좀 주의를 살피고 다녀야겠다. 또 그런 아줌마만나면 골치아플 것이 아닌가. 지금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나는 쓸데없이 체욱복을 버리게 되었다는 사실과 왜 나는 길 중앙으로 다니면서 운동신경도 없는 개념없는 아주머니를 위해서 다치면서까지 핸들을 꺾었을까?하는 생각에 화가 난다. 하지만 어른이니까 참아야겠지? 나이어린 사람이 굽히고 들어가야지 별수 있나, 뭐... 나도 내가 앞을 잘 살피고 가지않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약간이나마 인정하지만 그후에 들린 소식때문에 약간의 찝찝함을 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때 일을 지켜본 동네 아줌마가 그러는데 내가 왼쪽으로 꺽었는데, 그 아주머니도 살짝 왼쪽으로 피했다것을 알려준 점?이것으로 난 죄를 씻었다. 이제 나는 신세한탄이나 하는 수필을 마치려고 한다. 나는 그 당시에도 느꼈지만 이 글을 쓰면서 두가지 더 느끼게 되었다. 첫째는 자전거를 탈때에는 한눈팔지 말고 똑바로 타야한다는 것과, 두번째 길중앙으로 가는 개념없는 사람을 보게된다면 멀리서라도 경고라도 해야한다는 것을. 나는 이제 드라마에서 아저씨들이 사고나면 '운전 똑바로 못해?'라고 하는바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도 나처럼 소심하게 행동하지 않고 소리부터 질러버리는 아저씨들의 대담하게 소리칠 수있는 '어디한번 가볼때까지 가보자'정신과, 아저씨들의 연륜과 경험에서 우러져나오는 이 막강한 포스를 존경하면서 살아갈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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