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2(무서울 수도 있음 또 징그러울 수도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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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정연 | 등록일 | 12.07.30 | 조회수 | 19 |
그리고 저녁이 왔다. 누워서 오랜만에 아이들이랑 시끄럽게 떠들다 인영이와 세진이가 잠들고 나와 예진 언니만 남았다. 예진 언니와 나만 남았다. 우리는 우리들의 사진을 꾸미다가 잠드려고 핸드폰을 껐다. 난 평소와 같이 눈을 감고 잘 준비를 했다. 그런데 자꾸만 아까부터 느꼈지만 숨이 막혔다. 그래서 나는 옆으로 누워서 바닥이 딱딱해서 그 딱딱한 바닥과 내 팔에 눌려서 숨이 막히는 거구나 싶어서 똑바로 누웠다. 처음에는 아! 괜찮다 싶어서 자려고 눈을 다시 감았다. 그런데 또 숨이 막혔다. 그래서 나는 베개때문에 그러는가 싶어서 베개를 바꾸었다. 그래도 똑같았다. 목이 점점 조여오는 것같이 숨이 막히길래 나는 고개를 쳐들어서 기도 확보 자세를 했다. 처음에는 공기가 통하는 것 같더니 또 숨이 막혔다. 아! 바닥 때문이구나 싶어서 나는 또 바닥을 푹신하게 하기 위해 방석을 깔고 잤다. 숨이 더 막혔다. 방석을 치우고 그래도 나는 잠에 들기 위해서 그냥 무시하고 잤다. 그런데 정말로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숨이 안 쉬어졌다. 그래서 못 참고 나는 주무시는 고모께 말씀드렸다. 고모는 아이들 방에 가서 자라고 하셔서 나는 아이들 방으로 가서 눈을 감았다. 그랬더니 점점 잠이 왔다. 숨이 막혔지만 잠이 왔다. 그래서 애기를 꼭 끌어안고 잠들었다. 거의 잠들려는 찰나에 나는 내 팔과 다리가 찌릿 찌릿 거리고 무겁고..... 처음 받는 느낌이라서 뭐라고 설명은 못하겠지만 내 몸에서 뭐가 빠져나가는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 느낌이 나자마자 나는 벌떡 일어났다. 잠도 못 자고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너무 무서웠다. 눈물도 조금 났다. 고모는 주무시고 계셔서 고모부께 말씀드렸더니 고모부께선 인영이와 아이들이 있는 방에 스탠드를 키고 자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스탠드를 켰다. 예진언니는 잠드려다가 깬 것 같았다. 내 옆자리였던 예진언니는 내가 나가고 들어올 때마다 잠에서 깼다. 나때문에 못 자는 것 같아 너무 미안했다. 예진언니는 또 숨이 막히냐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앉아있을 때는 괜찮은데 누워있으면 그렇다고 했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지금 몸이 찌릿 거리고 이상한 느낌이 나서 힘들다고 하니까 언니는 겁먹은 모습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좀 미친 것처럼 보였을 것 같다. 자다가 이상한 짓하면서 일어나서 왔다 갔다 거리다 울먹거리는 모습을 보면 정신이 나간 것 같겠지........... 어쨌든 예진언니는 내가 괜찮아 질 때까지 같이 안 자겠다고 해줬다고 했다. 고마웠다. 우리는 핸드폰으로 노래도 듣고 게임도 했고 사진도 다시 꾸미고 별 짓을 다했다. 그러자 그 이상한 느낌은 사라졌다. 하지만 우리를 방해하는게 있었다. 벌레였다. 나는 좀 익숙해져서 괜찮았는데 예진언니는 나보다 훨씬 벌레를 무서워했다. 무슨 방에 벌이 들어와서 윙윙 거렸다. 나는 벌은 별로 안 무서워서 괜찮았는데 예진언니는 자꾸만 신경썼다. 그러다가 벌이 우리 이불로 올라왔다. 우리는 깜짝 놀라서 일어나서 멀리 떨어져있었다. 벌은 날 기미가 안 보였다. 그래서 나는 책으로 벌을 때려잡았다. 예진언니는 벌이 어떻게 생긴지도 몰랐다고 무섭다고 했을 때 정말 나보다 심하구나 싶었다. 하긴 나도 영동에서 살면서 벌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았으니까 이해했다. 벌이 없어지고 우리는 다시 누웠다. 그런데 정말로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 천장 가까이에 있는 벽면을 쳐다보니.......... 뭔가가 기다란게 있었다. 나는 안경을 안 썼기 때문에 당연히 흐릿하게 기다란 형태만 보였다. 하지만 오랫동안 인영이 집에서 동거동락했던 사이라 나는 바로 느낌이 왔다. 제발 아니기를........ 바라며 안경을 썼다. 설마가 역시로 바뀌는 순간이였다. 아! 돈벌레였다. 돈벌레......... 3년동안 내가 봐왔던 돈벌레가 아니였다. 훨씬 컸다. 소리지를 뻔했다. 예진언니도 당연히 난리였다. 나는 벌은 잡아도 저건 정말 못잡는다. 내가 못잡는 것도 있지만 저 돈벌레는 굉장한 스피드를 가지고 있고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한 3번은 세게 쳐야 죽는 생명력........... 정말 나를 울게 했다. 또 돈벌레를 죽이기 꺼림직한 건 바로 돈벌레이기 때문이다. 돈벌레를 죽이면 미신인 건 알지만......... 돈이 나갈 것 같은 안 좋은 기분도 있다. 그러니 저 벌레는 행운충이다. 어떻게 그런 미신 때문에 목숨을 건지는 건지......... 어쨌든 나는 완전 패닉 상태였다. 예진언니와 나는 그 돈벌레를 거의 10분동안 관찰했다. 10분동안 그 자리에서 그냥 가만히 있더니.......... 역시 돈벌레는 빨랐다. 5초도 안 걸리고 인영이와 세진이가 있는 침대로 쑥 내려왔다. 우리는 또 소리지를 뻔했다. 더 패닉이였다. 멘붕이 왔다. 침대로 들어갔을까? 아니면 침대 사이로 들어가 바닥으로 내려왔을까? 우리는 또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발도 오므리고 손도 꼭 모으고 그 자리에서 얼음했다. 돈벌레가 바닥으로 왔다면 바닥에서 자는 우리에게 오는 건 3초도 안 걸린다. 우리가 그 자리에서 일어나서 피할 수 있는 시간보다 훨씬 짧은 시간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그 자리에서 계속 잔다면....... 자다가 내 팔에 무엇인가가 올라가 있는 것처럼 느끼면 바로 그건......... 돈벌레라는 것이다. 지금 시각은 3시...... 그냥 우리는 자는 걸 포기하고 장롱옆에서 그냥 차렷 자세로 있었다. 그러다가 돈벌레가 안보여서 우리의 자리로 조심스레 가서 눕지는 못하고 그냥 앉아있었다. 돈벌레에 대해 우리는 열띤 토론을 했다. 그러다가 그냥 무심코 옆을 봤더니 벽에 떡하니 붙어있었다. 나는 조그마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고 장롱 옆으로 뛰어왔다. 예진언니는 뭔지도 모르고 그냥 무서워서 나를 쫒아왔다. 나는 벽에 붙어있는 돈벌레2를 가르켰지만 예진언니는 안경을 안 써서 안타깝게도 보지 못했다. 예진언니는 나보다 눈이 안좋아서 형태도 잘 보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돈벌레2가 아까 전의 그 돈벌레보다 훨씬 작다는 위로를 했다. 우리는 그 자리도 가지 못하고 우리 발 밑에도 있을까봐 침대 위로 올라갔다. 내가 2년을 살면서 돈벌레가 침대 위로 올라온 건 한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나마 안전할 것 같아서 였다. 우리 때문에 인영이와 세진이는 잠에서 깼다. 인영이와 세진이는 우리와 달리 겁이 없어서 상관없다고 빨리 내려가서 자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냥 자리잡고 앉아 아이들과 이야기 했다. 5시까지 그렇게 이야기 하다가 아이들은 잠들고 예진언니와 나는 해뜨는 것을 보고 침대에 아이들 사이에 끼어 잠들었다. 그대로 10시까지 잤다는 그런 이야기였다. 무섭고도 징그러운 밤을 보냈 날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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