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가 아프다. 좀 심각하게 아프다. 우리 가족 중에서는 이렇게 심각하게 아픈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프고 그런 것 같다. 윤서의 왼쪽 귀가 안 들린다. 희미하게는 들리는 것 같지만 그래도 잘 안 들리는 것 같았다. 할머니가 아무렇지 않게 말해 심각했지만 그렇게 심각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그런데 병원에 가서 윤서를 보니 윤서는 밝았지만, 많이 안쓰럽고, 딱해보였다. 그리고 그 심각성도 느껴졌다. 내가 윤서의 오른쪽 귀를 단단히 막고 조그마한 목소리로 “윤서야, 아빠 보고 싶니?” 그러니까 윤서는 “뭐라고? 안 들려!” 라고 했다. 우울했다. 내 생각에는 윤서가 선천적으로 그런 것 같지만, 고모는 아니라고 하셨다. 그런데 선천적으로 그런 것이 아니라면 윤서가 귀가 안 들릴 만큼 큰 충격이 있었나? 싶고, 윤서가 갑자기 한 쪽 귀가 안 들리면 분명 말 했을 것 같다. 그냥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윤서는 대전 성모병원에 입원해 링거를 맞고 있다. 나도 입원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저 어린 것이!! 슬펐다. 그리고 하루의 4번, 1시간동안 산소치료를 했다. 산소치료를 하고 있을 때 윤서가 수시로 “엄마, 몇 분 지났어?”, “엄마, 몇 분 남았어?” 라고 물어본다. 이 산소치료 덕분에 윤서의 시간 개념이 잡힐 것 같다. 그래도 그런 걸 하면서도 웃고 버티는 것을 보면 참 대견하다. 윤서는 원래 어제인 수요일에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CT를 찍어보니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MRI와 또 어떤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입원이 미뤄졌다. 빨리 왜 그런 건지 알고 치료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고쳐졌으면 좋겠다. 한 쪽 귀는 들리지만 그래도 굉장히 불편할 것 같다. 윤서가 입원하는 바람에 고모가 대전에 오래 머물면서 상촌에 있는 우리 인서도 참 안 좋은 상황에 있게 됐다. 얼마나 엄마가 보고 싶을까. 그래도 할머니가 고모 대신 영동에 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윤서야 빨리 낫자!!!!! 나을 수 있을 거야!! 힘내자!! 사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