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 16호 태풍 산바야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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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안병찬 | 등록일 | 12.09.18 | 조회수 | 23 |
아침부터 유난스레 시끄럽다. 나는 무슨소린가 하고 피곤한 머리통을 힘들게 들어올렸다.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살폈는데 알고보니 위에서 누가 천방을 부수려고 하는듯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다. 태풍이 올라오고 있었다. 태풍 '볼라벤' 지나간지도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그래도 볼라벤 보다는 소규모 태풍이니 나는 별 피해없이 지나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래도 태풍인데 학교에서 휴교라고 할지도 몰라' 라는 희망을 가지고 조금 느릿느릿하게 씻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아무소식도 들리지 않았다. 그냥 빗소리만 들릴 뿐 OTL // 아빠도 없는데 OTL 그래서 바지걷어올리고 슬리퍼를 신고 수건한장 들고 우산쓰고 학교에 갔다. 아 나도 솔직히 늦고싶진 않았지만 학교에 5분정도 늦어서 영쌤한테 왜 늦었냐는 추궁을 당했다. 아.. 나는 몇마디하면 선생님이 그저 넘어가 주실줄알았는데 선생님은 매우 논리적이였다. 오전수업이 끝날 무렵이였다, 비가 한층 더 심해지길래 체육관에서 체육을하고있던 몇몇 의 친구들은 부모님이 데리고 오셨다. 다른 친구들을 부모님이 데리고 올 정도의 심각성을 학교에서도 느꼈는지 점심을 먹고 집에 보내 주셨다. 집에 갔는데 내 방에있던 컴퓨터랑 몇며의 물건이 없어졌다. '어디갔지?' 순간 당황했지만 나는 엄마가 모든 물건을 옥상에 올려다 놓으신걸 깨달았다. 와. 엄마짱. 저 많은 물건을 어느새.. 엄마가 나보고 빨리 나갈준비를 하라고 하셨다. 나는 되게 걱정되면서도 그 상황이 재미있고 짜릿하게만 느껴졌다. 정말 우리집 앞에있는 강가를 보니깐 물이 곧 넘칠 것 같았지만 그 때만하더라도 좀 더지켜볼 정도의 여유는 있었던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스마트폰으로 아이유의 '레인드롭' 이라는 노래를 틀어놓고 비오는걸 구경하고 있었다. 그런데 비가 서서히 그쳐오더니 아주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고생은 그때부터 시작이였다. 물이 넘치지 않을것이라는 판단을 한 나와 엄마는 옥상에 올려뒀던 물건을 하나하나 내리기 시작했다. 정말 죽는줄 알았다. 그리고 물건 내리는김에 방청소도하고. 유독 그날따라 내 방이 더러워보여서 책장을 3개 버리고 지금은 내방이 아주 텅 빈게 여백의 미가 느껴질 정도이다. 아무튼 16호 태풍 산바덕분에 학교가 일찍끝나서 좋았지만 있는고생 없는고생 다했고, 하지만 그래도 방이 깨끗해 져서 좋았다. 우리엄마는 태풍이 오면 그냥 있는물건 없는물건 다 옥상에 올리시는데 이번 경험으로 인해 물이 넘칠지 안넘칠지 보고 알 수 있는 '육감' 을 획득하신것 같다. 엄마.. 다음부터는...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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