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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둥이
작성자 박예슬 등록일 12.06.24 조회수 43

*탈출*

 

어느 토요일 오후,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유린이는 늘 그랬던 것 처럼 대문 앞에 덩그러니 세워져 있는 긴 장대를 휘두르며 자신의 방을 향해 있는 힘껏 달려갔다. 며칠 전 부터 어떨결에 가족이 된 강아지는 유린이를 보고 뒤에서 따라가다 멈춰선다.

'휴~살았다..엄마는 왜 저런 검은콩 같이 생긴 개를 키운다고 해서 날 이 고생 시키는데...그나저나 또 어떻게 밖에 나가지..?난 지금 며칠 동안 집,학교,집,학교만 반복해서 지친 상태인데..바깥 구경 좀 해야하는데..힝..'

한 시간 경과...유린이는 아직까지 방 한 가운데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바깥 구경 해야하는데...아..근데 그 강아지는 또 보기 싫고..그렇다고 안나갈 수도 없고...아 진짜...'

벌써 그 생각만 삼십 분 째였다. 유린이는 결국 크나 큰 결정을 내렸다.

'그래!!못 나갈 것도 없잖아?들어왔을 때처럼 똑같이 장대를 휘두르면 그 검은콩 같은 개가 따라오지 않을거야. 그래!!가는거야!!'

유린이는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문을 벌컥 연 후,밖에 세워져 있는 장대를 휘두르며 대문을 향해 달려갔다.

'없지??'

"멍!멍!"

"꺅~!!너 뭐야!!아까는 따라 오지도 않더니 왜 내가 나가니까 따라오는 건데!!저리 가!!가라고!!더럽다고!싫다고!!"

강아지는 유린이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이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났다. 그리고 바둑 알 같은 눈동자로 유린이를 슬프게 바라보았다.

'어..내 말을 알아들은 건가..?근데 왜 저런 표정을 짓는거지..내 말이 조금 심했나..아니,아니지!!훗..다행이군..그럼 이만 가봐야 겠다..'

그대로 유린이는 대문 앞에 장대를 놓았다. 그리고 폭탄을 다른 사람에게 맡긴 사람처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갔다.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강아지가 유린이의 말을 들으며 과거의 주인에게 버려진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는 것을...그 기억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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