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전쟁 드라마 보다 더 재미있는 자연의 전쟁을 보고 있다. 그 전쟁은 이웃집 배나무에서 벌어지는 아주 스릴있는 대결이다. 어느 날,내가 여기 저기 둘러 보는데 까치 한 쌍이 벌레를 물고 둥지를 들락날락 하는 것이었다. 난 '아~까치가 저기에 집을 지었나 보네.'하며 무덤덤하게 넘어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까마귀 한 마리가 자꾸만 까치 옆에서 방해를 하는 것이었다. 난 처음에는'그냥 우연이겠지.'하면서 까치가 까마귀를 방해하는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일이 하루,이틀,일주일이 지나면서 까마귀가 까치에게 공격을 하고,까치는 그 공격을 막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난 까치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까치를 응원하는 것이 전부였다. 마음 같아서는 새총으로 까마귀에게 공격하고 싶었지만 나한테는 새총이 없었다. 까치는 비가 오나,바람이 부나 둥지 앞에서 망을 보아야 했다. 특히 비가 올 때 비를 맞으며 망을 보고 있는 것이 가장 안쓰럽게 느껴졌다. 난 문득 그 전쟁을 보면서 '올해는 왜 이렇게 유난히 까마귀가 공격을 많이 하지?'라는 의문이 생겼다. 하지만 그 의문은 지금도 풀리지 않고 있다. 내가 문예창작을 쓰고 있는 지금. 11시 30분. 까치는 잠시의 휴식도 취하지 못하고 언제 어디서 까마귀가 공격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안심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광경을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 왠지 남과 북을 보고 있는 듯한 이 느낌. 그래서 이 자연의 전쟁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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