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나는 거짓말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가장 큰 범인은 체육선생님이시다. 처음에 볼 때는 정직해보이시더니 시간이 갈수록 점점 거짓말만 많이 하시는 것 같다. 과학선생님처럼 항문이 없어서 음식을 몸 속에서 완전 소화를 시킨다거나, 이슬만 먹고 산다는 티나는 거짓말이 아니기 때문에 더 나빠 보인다.
그러니까 언제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11월달이었다. 그 때 애들이 음악줄넘기가 하기 싫으니까 배드민턴을 치자고 우겼다. 그래서 배드민턴을 쳤다. 근데 그때 체육선생님이 나보고 갑자기 내기를 하자고 하셔서 했다. 나랑 남정미 누나랑 팀하고 아이스크림 걸고 10점 내기를 했다. 체육선생님은 나이가 많아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스매쉬를 안하고 경기를 하기로 했다.
평소에 체육선생님이 스스로 말씀하시기를 대회 나가셔서 1등하신다면서 그러는데 내가 보기엔 영 별로다. 선생님은 치실때 입으로 "좋아!", "그렇지!" "어이구" 같은 추임새를 넣으시면서 하신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배드민턴을 가르쳐주셨으면서 "잘 치는데? 배드민턴 누구한테 배웠니?" 이러신다. 아 그냥 쓸 게 없어서 간단한 체육선생님에 대해서 써봤고 하여튼 그때 내가 실수를 한번인가 두 번 정도 해서 10대 5로 이겼다. 훗날에 권율의 행주대첩과 이순신의 한반도대첩, 김시민의 진주대첩에 버금가는 아이스크림 대전이었다. 과장을 좀만 섞으면 세계 2차전쟁에 버금가는 스케일이었다. 장난아니었다.
근데 체육선생님이 그 날 이후로 월급이 5만원이니 어쩌니 하면서 아이스크림을 안 사주신다. 그리고 뭐 그럼 11월달 월급은 어딨냐고 여쭤보니까 1년치 월급을 한번에 몰아서 받는다고 하시면서 그럼 언제 받냐고 물어보니까 12월 17일날 받으신다고 그랬다.
근데 기가선생님한테 여쭤봐도 그렇고, 과학선생님한테 여쭤봐도 그렇고 도저히 월급 5만원은 심했다. 근데 어제인가 체육시간에 시험공부를 하는데 내가 계속 월급 언제받냐고 그러고 공무원 월급이 얼만데 교사는 5만원밖에 안되냐고 따지니까 뭐 특수직공무원 어쩌고 하시면서 나중에는 대학교에 다닐 때 이야기도 나왔는데 그때 분명히 선생님께서 알바를 하셨는데 하루에 4만 얼마씩 벌었다고 하셨다. 그럼 교사가 한 달에 5만원을 받는 다는 것은 거짓말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것을 계속 잡고 늘어지니까 나중에 선생님은 시끄럽다면서 조용히 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전에 내가 아이스크림이 여름에 먹고 싶다고 하니까 그럼 사놔서 냉장고에 묵혀놨다가 여름에 주신다면서 그러신다. 재미없는 농담이다.
체쌤은 거짓말쟁이다. 나는 분명 다큐멘터리처럼 진지하게 말했는데 그것을 개그로 받아들이신다. 근데 오늘은 딱히 쓸게 없어서 이거라도 써보자 하고 감상문을 써 봤다.
아주 성이 난다. 월급 5만원인데 왜 메이커를 입고 다니냐고 물어보면 5000원 짜리 짝퉁이라고 그러시고 말이야. 우성제가 그런 말 했으면 아주 그냥.
내가 아이스크림 뜯어낼 때 까지 체육선생님을 따라다니겠다. 처음에는 장난이었지만 이제 오기가 생겼다. 기필코 뜯어내겠다. 까먹을 만큼 시간이 지나도 문예창작 편집하면서 이 글을 한번 보게 되겠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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