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영어번역시간에 영어전용교실에 가서 화상영어를 한다. 그래서 오늘은 화상영어 감상문을 쓸 거다.
일단 학교에 딱 가면 히터를 틀어놔서 예열을 한다. 안 그러면 주영이형이 영어단어 외우는데 찾아와서는 가서 히터를 틀어놓으라고 한다. 안 간다 그러면 내가 갈 때 까지 히터좀 틀어 놓으라고 그러다가 다른 남자애들이 오면 시킨다. 그래서 그냥 아침에 오면 딱 켜놓는다. 어차피 나도 좋은 거니깐.
그리고 나서 교실에 와서 영어단어를 외우고 8시 15분에 주영이형을 데리고 영어전용교실에 간다. 주영이형을 부르러 가기 귀찮으면 나 혼자 간다. 그리고 컴퓨터를 켜놓는다. 내가 하는 자리의 컴퓨터는 아주 병맛이지만 참을 만 하다. 전에는 갑자기 컴퓨터가 재부팅되더니 검은 화면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글자들만 잔뜩 떠서 당황했었다. 근데 나중에 보니까 또 잘 된다. 변덕스럽기가 성제 못지 않은 컴퓨터다. 말만 할 수 있으면 나를 상당히 짜증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20분이 딱 되면 화상영어 시작이다. 원어민 선생님이름은 Chery인데 매일매일 들어가면 기분이 어떤지 묻고, 날씨가 어떤지 묻고, Are you happy? 이러면서 행복한지 묻고 아침에 뭐 먹었냐고 묻는다. 날씨를 물을 때에는 전에는 그냥 날씨가 맑으면 Sunny 이렇게만 말했는데 요즘엔 내가 영어시간에 비인칭주어라는 것을 배워서 앞에 It's Sunny 이런다. 나름 배운것을 써먹을 줄도 아는 나는 현명한 인간이다. 옛날 사람들은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진화했으니 나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진화하겠다. 기분이랑 행복한지 묻는 것은 그냥 I'm fine. 이러고 Yes 이러면 대답이 되는데 아침에 뭐먹었는지 물어보면 당황스럽다. 나도 내가 아침에 뭘 먹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가끔은 기억이 나는데 기억이 나도 영어로 뭔지 모른다. 전에는 아침에 고구마전을 먹었는데 고구마가 뭔지 기억안났다. 그래서 네이버에 쳐보니까 sweet potato 이기에 그렇게 대답했는데 잘 못알아 들은 듯 싶다. 그래서 그냥 기억안나거나 모르면 그냥 kimci and rice 라고 그런다. 김치랑 밥먹었다고. 그러면 대강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듯 싶다. 오늘은 밥이랑 어묵을 먹었는데 어묵이 영어로 뭔지 몰라서 그냥 김치엔 라이스 이랬다. 앞으로도 그럴거다. 앞으로 원어민과의 원활한 대화를 위해 음식들의 영어 단어를 좀 외우둬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나서 40분까지 뭔가를 배운다. 어쩔때는 문법이고, 어쩔 때는 그냥 글만 읽다가 끝난다. 가끔 문제도 푼다. 잘 풀면 베리굿 어쩌고 하면서 칭찬해주신다. 요즘에는 어디서 배우셨는지 하이파이브를 한다. 그냥 카메라에 대고 손만 올리면 된다. 근데 좀 뻘쭘함. 근데도 계속 한다. 하면 할 수록 점점 뻘줌함이 줄어들고 있어서 다행이다. 근데 문제를 풀다보면 가끔 모르겠는것이 나온다. 근데 내가 모르겠는것을 알면서도 계속 물어만 보고 답을 안 말해준다. 내가 맞출 때 까지 기다린다. 가끔 힌트도 준다. 하여튼 그러다보면 40분이 된다. 그러면 이제 끝날 시간이다. 그런데 그럴 때면 갑자기 내 화면을 크게 확대한다. 그리고는 인사를 한다. 내가 문장력이 딸려서 잘 설명을 못하는데 하여튼 당해보면 잘 안다.
그리고나서는 끝난다. 그다음에는 50분까지 컴퓨터실가서 영어단어 시험보고 올라온다. 그러면 이제 화상영어랑은 관련없는 일들만 일어나지. 아 참고로 목요일이 제일 좋다. 목요일은 아침이 수학이라서 화상영어끝나고 10분동안 자유시간이다. 뭐 그냥 그렇단 말이다.
하여튼 화상영어 감상문을 써봤다. 가끔 뭐라고 물어보시는 것 같은데 몰라서 대답을 안하면 그냥 그러나보다 하고 넘어가주신다. 문제풀 때 답을 안 알려주시는 것만 배면 참 친절하신 분이시다. 그렇다. 가끔은 빌어먹을 영어울렁증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괜찮다. 화상영어때문에 영어번역을 못해서 가끔 교장실에 불려가는 것만 빼면 참 괜찮다. 뭐 어쨌든 화상영어는 대체로 재밌는 편이다. 뭐 내년에는 그냥 하고싶지 않다는 것이 함정이지만. 하여튼 그러하다. 오랜만에 내가 예언을 하나 해보지. 이 글은 100% 확률로 끝이 날 것이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