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교시가 국어시간인데 국어선생님께서 안들어오시고 기가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손에는 흰 종이 뭉치가 있었다. 애들이 선생님께 국어시간이라고 말을 했는데 알고 계신다고 하시면서 흰 종이를 나눠주셨다. 보니까 역사(상)이라고 써져 있는 시험지다. 1학기때 역사 끝나고 안 배운지 3달도 넘었는데 뭔 시험이야.
보니까 안 배운 것도 꽤 있었다. 아니지, 배우기는 다 배운 것 같은데 그 객관식에 나오는 지문들에 대해서 배운 적이 없었다. 근데 일단 풀었다. 다 풀고 놀았다. 일단 객관식 5문제 정도는 모르겠어서 아닌 것을 제외하고 몇가지 있는 것중에 그럴 듯 한 것을 하나 찍었다. 그리고 놀았다. 나중에 애들이 다 푼 것 같았을 때 나는 기가선생님한테 안배운 것이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 기가선생님께서 몇번 안배웠냐고 물으셨다. 근데 막상 그러니까 뭐를 안 배웠는지 말을 잘 못하겠어서 그냥 안배웠는데 알 것 같다고 했다. 근데 막 남정미누나가 뭐 잘난 척한다면서 뭐라 했다. 짜증났다. 아니 피해는 커녕 본인하고 관련도 없는데 다짜고짜 시비건다. 내가 선생님 앞이라서 참았다. 아 쓰다가 생각나서 써봄. 글의 통일성을 헤쳐버렸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다. 하여튼 다음에 그러면 봐라.
됐고, 그랬다. 결국에 70점 맞았다. 찍은 5문제 다 틀렸다. 아나 공부는 실수를 낳고 찍기는 기적을 낳는다 라는 말을 내가 알고 있는데 뭔 기적을 낳아. 5번까지 있으니까 20% 확률을 5번 연속 날려버리는 게 무슨 기적이야. 아이고 아이템에 주문서 바르는 것 보다 성공확률이 더 낮은 것 같다. 뭐 삼한 시대에 어쩌고 하면서 제사 지내는 곳은 내가 쿨하게 인정하지. 그건 정말 기억이 안나서 못씀.
하여튼 그랬다. 70점이 뭐야. 패망이다. 그래도 괜찮다. 나보다 점수 높은 사람 없다. 우성제 25점이다. 나 말고 제일 점수 높은 사람이 50점이라 그랬나? 아 진짜 어려웠다. 모르겠다. 생각할 수록 찍은 5문제 틀린게 짜증나서 못쓰겠다. 딱 알맞게 종도 치니까 그만 써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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