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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김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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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섭이형에게.
작성자 김은규 등록일 12.10.17 조회수 21

인사는 생략한다. 내가 편지를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나 편지 3개밖에 안썼다. 50개씩 써야되는데 3개다. 47개 남았다. 형은 47개 중에 첫번째 제물이 되었다. 축하한다.
오늘은 날씨가 아침에 비가 오고 날씨가 흐린게 꼭 흐리멍텅한 성제를 같다. 지금은 안오지만 바람불면 안날라가게 조심해야 한다. 잘못하면 바람에 날라간다. 그럴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말해둔다. 날라가면 큰일난다. 집 못찾아온다. 미아 된다. 알아들었을 거라 믿는다.
내가 지금 말투가 다로 끝난다. 이건 나중에 군대에서 말을 다, 나, 까로 끝내야 한다고 해서 미리 연습하는 거다. 오해 말아라. 는 훼이크고 그냥 색다른 분위기로 글을 써보고 싶었다. 근데 다로 끝내려니까 나도 힘들다. 아 아직 나 하고 까 가 남았다. 지금까지 다 로 끝냈으니까 이제 나, 까도 섞어서 쓴다. 알았나? 알겠습니까? 나는 건방져보이고 까는 뭔가 높여부르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나로 끝낼거다.
좋다. 앞으로 11분이 남았다. 50분까지만 딱 쓰고 안쓸거다. 지금부터 문예창작 편지쓰기 최대한 많이 돌입한다. 안되면 버린다. 편지만큼 일기나 더 쓴다. 나는 일기에 쓸 이야기가 많다. 주로 성제이야기 쓴다. 됐고, 앞으로 10분이 남았으니 그동안 어떻게든 글을 써야 한다. 지금 다 글쓰고 있는데 나만 가만히 있으면 이상하다. 엎드려 있으면 더 이상하다. 그래서 아무거나 쓴다. 알았나? 내가 아까 나로 끝난다고 했다.
근데 다로 끝내니까 좀 딱딱해보인다. 돠로 끝내면 좀 부드러워 보일까? 알았슴돠 이렇게 쓰면 좀 부드러워 질 것같다. 이게 진정한 군대말투인가 보다. 형도 미리 연습을 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어디서 군대의 맛은 초코파이와 건빵으로 이루어진다고 들었다. 앞으로 초코파이하고 건빵만 먹습니다. 알았나? 는 어디서 들었다. 우리 사촌형들은 군대가서 담배만 배워왔다. 담배 피면 건강에 안 좋다. 담배 태우지 말고 지방을 태워라. 그럼 건강이 좋아진다. 아주 날라다니는 거 같을 거다. 추천한다.
내가 이렇게 안가본 군대 이야기 까지 하면서 글을 썼는데도 5분남는다. 내가 오늘 기가시간에 배운 수류탄 이야기 해준다. 수류탄은 안전핀 뽑으면 터지는 줄 아는데 손잡이만 잡고 있으면 안터진단다. 딱 던지는 순간에 손잡이를 놓으면 그 때 이후로 몇 초 동안 터진다고 한다. 터지면서 파편이 막 튀기면서 그게 몸에 박힌다고 한다. 그런데 지방 많으면 그것도 팅겨낼 것 같다. 그냥 담배도 태우지 말고 지방도 태우지말면 되겠다. 그게 비상시에 생명줄이다. 알았나? 근데 나는 오늘 좋은걸 배웠다. 날라오는 걸 총으로 쏴 맞추면 공중에서 터진다고 한다. 좌우 30도 각도를 제외한 나머지에서 터진다고 하니까 그걸 총으로 쏴맞추면 절대 안전한거다. 그래서 난 오늘부터 장난감 총 사서 그거 연습한다. 서부영화보면 싸울 때 콧수염난 외국인들이 3걸음 간 다음에 뒤로 가서 총을 쏘는데 둘 중 한명은 무조건 맞춘다. 이왕이면 맞추는 쪽이 좋겠다. 나는 그것도 연습할거다. 액션 웹툰보면 나이도 들만큼 들은 양반들이 나와서 총을 꺼내자마자 쏘는데 그게 백발백중이다. 나도 나이 먹으면 그렇게 된다. 헛으로만 안먹으면 된다. 아 49분이다. 나는 간다. 헤어질 때 하는 인사도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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