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어울리는 BGM 각시탈 OST 심판의 날 (솔직히 제목만 어울리는 듯)
정말 쓰겠다. 기가선생님의 뒤끝에 대해서. 이것만 하면 뭔가 짧을 Feel 이 나니까 체육선생님의 거짓말에 대해서도 써야지.
일단 모든 문제의 시작은 내가 야영가는 것을 깜빡했다는 것에 있다. 원래 사촌형이랑 영동가기로 했던 날 부재중 통화 2건, 문자 메세지 1건이 왔다. 부재중 통화도 기가선생님께서 하신 거고 문자 메세지도 기가 선생님께서 하신 거였다. 문자 메시지의 내용이다. "10시까지 영동야영장으로 성제랑 같이 와라 -담임 점심은 다래나무 식당에서 먹는다" 보는 순간 아차 했다. 근데 아차하면 뭐해 이미 늦었는데. 한번 더 써먹자. 후회는 아무리 빨리해도 늦은 법이다. 그렇다. 이미 늦었다. 아무리 빨리 준비해도 10시까지는 무리다. 해봐야 10시가 넘겠지. 그리고 내게는 무리하면서 까지 그곳에 갈 필요는 없었다. 다래나무 식당하고 우리집하고 가까운데 설마 안가면 찾아오시는 것은 아니겠지?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받아봐야 상황은 껄끄러운 방향으로 흐를테고, 안받으면 아까 생각하고 있던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어서 받을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사촌형이 줘보라더니 갑자기 전화를 받았다. 급히 뺏긴 했는데 뭘 어떻게 해야 될지는 모르겠다. 통화종료를 누르자니 후폭풍이 걱정되고, 계속 받자니 오라고 계속 그러실 것 같아서 몇분동안은 폰을 붙들고 있어야 될 것 같고. 그냥 실수인척하고 통화종료를 누를까? 다시 오면 다시 고민하면 되잖아. 만약 점심먹을 때 찾아올 것 같다면 그때 물놀이라도 가면 되는거아냐. 뭐 하고 있는데 억지로 데려가시진 않겠지? 그래도 이왕 수신중이니까 한번 받아볼까. 하는 이 모든 생각들이 1초안에 흘러갔다. 아 런던의 1초는 엄청나게 길지. 내가 말하는 1초는 대한민국의 1초다.
결국 나는 전화를 받았다. 역시나 오라는 전화였다. 그래서 나는 오늘 가는지 몰랐고, 문자를 받은 뒤에야 알았으며 준비를 하나도 안해서 갈 수없다는 내 입장을 밝혔다. 처음에는 계속 회유하셨지만 나는 사촌형과 영동에 가기로 했다고 말했고 기가선생님께서도 결국엔 알았다. 라고 하시며 전화를 끊었다. 그럼 상황은 종료된 건가. GAME OVER. 나는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사촌형이 나중에는 시계보고 영동에 안간다고 했다. 그래서 사촌형 옆에서 가만히 앉아서 구경만 했다. 근데 갑자기 엄마가 선생님한테 전화가 왔다고 했다. 이번엔 집전화인건가. 근데 왜 집전화지? 내 폰으로 다시 전화해도 되잖아. 우리엄마한테 상황을 알리려고 한건가. 나는 전화를 받았다. 기가선생님이셨다. 근데 이번엔 레퍼토리가 뭔가 달랐다. 이번엔 뭐 체육선생님한테 가기로 했다고 그랬다면서 이번엔 체육선생님까지 바꿔주셨다. 기가선생님께서 (체육선생님의 버프)를 발동하셨습니다. 체육선생님께서는 자기한테 간다고 했으면서 왜 안가냐고 그래서 나는 아까 기가선생님한테 했던 말을 그대로 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뭔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체육선생님한테서는 나를 기필코 야영에 보내겠다는 집념의 의지가 나타났다. 이게 흔히 말하는 의지의 차이인가. 나는 비록 안가기는 했지만 아까 기가선생님한테 했던 말인 영동에 가야한다는 말을 했고 체육선생님은 영동엔 다음주에 가도 된다면서 뭐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친척들도 와있는데 어떻게 가냐고 그러니까 체육선생님께서는 친척들이 오는거랑 너랑 무슨 상관있으냐고 하셨고, 처음에는 그냥 차분하게 대했는데 내가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계속 온갖 이유를 대며 오라고하시며 내 귀중한 시간을 빼앗는 체육선생님께 짜증이 나서 거기 가면 친척가는거 못보잖아요 라고 했더니 가는 것을 봐서 뭐하냐고 그러셨다. 그래서 내가 온갖 화려한 언변을 골라 쓰며 대답했더니 나중에는 성제도 가는데 넌 왜 안가냐고 그래서 나는 전에 분명 우성제가면 가요? 라고 하긴 했는데 간다고도 안했고 나중에 안간다고 했는데 선생님께서 자꾸 목록에 이름 올리신다면서 그러셨잖아요 라고 했고 체육선생님은 계속 내가 정말 그랬다고? 그러면서 결국엔 뭔가 착잡한 말투로 뭐라 그랬더라 하여튼 뭐라고 하셨고 상황은 일단락됐다. 야구로 표현한다면 3번타자 기가쌤 삼진아웃당하고 타자가 바뀌었습니다. 4번타자 체육쌤. 김은규 투수 구질을 잘 골라서 던져야겠습니다. 아 아까랑 똑같은 방법으로 던지나요. 투수 와인드업. 던집니다. 시속 140km 직구네요. 아 체육쌤 치시나요 아 파울이네요. 한번 더 던집니다. 담장 넘어가는 파울. 투 스트라이크 상황. 과연 어떻게 될까요. 던집니다. 이번엔 유인구네요. 체육쌤 휘두릅니다. 당했어요. 커브가 제대로 들어갔습니다. 체육쌤 삼진 아웃. 이라고나 할까.
이렇게 당시의 상황은 끝이 났다. 이 모든 게 끝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10일 학교에 봉사활동하러 갔을 때 청소하러 갔다. 우성제도 있었다. 그때 담당교사가 기가선생님이셨다. 근데 기가선생님께서는 오시더니 뭐 전에는 안오더니 오늘은 약속지켰다면서 뭐라고 하셔서 나는 그때는 진짜 까먹었던 거고 오늘은 방학숙제 하다가 알았다고 하니까 뭐 그때 안간다고 했으면 미리 말을 했어야지 뭐 돈낭비 시간낭비하셨다고 하시면서 뭐 너정도의 머리를 가진 애가 그걸 까먹었다는게 말이 되냐면서 그러셨다. 내가 그날 남인애한테 물어봤는데 남인애도 안간다고 그러더니 결국 아무도 안 간 모양이다. 쩝 뒤끝 있을 만한 일인건가. 그러다가 결국엔 복도 청소랑 1학년 2학년 3학년 교실을 다 쓸라고 하셨다. 하라면 해야지 별 수 있나. 빗자루를 들고 와서 복도를 쓸면서 우성제랑 대화하다가 알은 건데. 그날 우성제도 안갔다고 한다. 우성제는 그날 전화와서 삼촌이 대신 받아줬다는데 나는 그때 체육선생님께서 우성제도 간다고 하셔서 간줄 알았는데 안갔다고 그래서 어 너 체육선생님이 간다고 했는데 안갔냐? 그랬더니 안갔다고 그랬다. 이때 나는 체육선생님이 거짓말을 하셨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래서 우성제한테 너한테는 뭐라 그러셨냐? 그러니까 우성제말로는 전화를 걸어서 나는 꼭 가고 싶은데 친척들때문에 못간다고 하셨다고 했다. 아 당할뻔 했다. 내가 우성제를 조금만 더 불쌍하게 여겼다면 정말 갈뻔했는데 말이다. 그러면서 쓸고 있는데 크린영동에서 오신 분이 오시더니 여기는 내가 하겠다. 고 하셨다. 우와 이게 웬 떡이냐. 아까 복도를 쓸기 전에 교실을 먼저 다 둘러봤는데 깨끗했다. 이 말은 결국 나와 우성제는 봉사활동 시간에 놀았다는 게 된다. 결국 우성제는 심심해서 게임을 하다가 기가선생님한테 현행범으로 검거되었다. 사실 우성제가 게임을 하던 아이디가 내 아이디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 후엔 뭐 밖에 다 돌아다니면서 쓰레기를 주으라고 하셨는데 바구니도 안주셔서 그냥 돌아다녔다. 근데 뭘 주으려고 해도 너무 깨끗했다. 비가 와서 말이다. 자연은 내편이었다. 고로 나는 자연인이다. 본적있느뇨 자연과 팀먹는 인간이라. 역시 무리수였다. 그러다가 뭐였더라 할 게 없으니까 나중에는 다시 학교 안으로 들어가서 쓰레기통을 비웠는데, 학교에 교장선생님께서 계셔서 기가선생님께서 교장선생님께 뭐 청소할 거 없느냐고 물으셨는데 교장선생님께서 씨름장에 있는 돌을 주으라고 하셨다. 그래서 씨름장에 갔다. 아 교내체육대회때 어이없이 우성제한테 졌던 씨름장에 도착했다. 아 내가 그때 들배지기 욕심만 안부렸어도 우성제 이겼지. 오랜만에 해서 그럼. 은 구차한 변명이겠지. 나같은 싸나이는 변명따위 하지 않는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기가선생님꼐서 바구니를 안주셨다. 그래서 그냥 쪼그려 앉아서 돌을 밖으로 던지고 있는데 기가선생님께서 멀리서 보시기엔 앉아서 노는 것 같이 보였나보다. 그래서 돌 던지고 있다고 했다. 기가선생님께서 20분만 하고 가라고 하셨으니 48분인가 그때 가야되는데 자꾸 우성제가 꼼수를 부려서 일찍 가자고 했다. 나는 최대한 시간에 맞춰 가려고 했는데 우성제가 비도 많이 온다고 조금은 일찍 가도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대충 돌좀 던지다가 갔다. 가다가 기가선생님을 만났는데 당황하지 않고 선생님 근데 바구니 안주셔요? 그랬더니 갑자기 기가선생님께서 뜬금없이 무슨 밥이냐면서 그러셨다. 아니요 바구니요 그랬더니 밥은 집에가서 먹어야지. 어쩌고 라고 하셨다. 기가선생님은 도대체 누구랑 대화하고 계신건가. 갑자기 소름돋네. 내가 계속 바구니 바구니 거리니까 결국엔 알아들으셨는지 오늘은 그냥 가고 다음에 3학년들 오면 시키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중에 병찬이형만 고생했지. 하여튼 그랬다. 나중에 개학하면 체육선생님이 뭐라고 하실 것 같지만 상관없다. 얼굴에 철판깔고 딱 들어가는거지. 전에 내가 육상대회나가서 한다는 소리 못듣고 있다가 대회 참가 못했을 때도 금방 풀리셨던 분이신걸. 그렇지 체육선생님은 대인배이셨어. 설마 그러실라고? 라고 자기위안을 하고 있다. -끝-
뒷 이야기 - 부제를 어울리는 BGM 각시탈 OST 심판의 날 (솔직히 제목만 어울리는 듯)이라고 정해놓고 정말 그런지 보려고 심판의 날만 무한재생 시켜놓고 글을 썼다. 이 글을 얼마나 오래쓰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30분은 넘은것 같고 그 동안 가사 다 외웠다. 아 이것만 봐도 오랫동안 쓴 듯. 이 노래에 나오는 이탈리아어까지 다 외웠다. 이 글을 다 쓰고나자마자 바로 노래 껐는데 가사가 자꾸 귀에 맴돈다. 태양이 붉게 타오르는 날 / 이 땅이 다시 내게로 온다 / 헐벗은 몸짓마저 / 이제 다시 일어난다 / 더는 용서하지 않겠다 / 하늘이 내게 열리고 / 내 맘에 이 땅에 / 우린 다시 일어난다. 이탈리아어는 영어쓰는게 어려워서 생략. 아나 진짜 다외워버렸어. 가사 내용이 일제강점기 시대하고 연관지어서 들으면 이해되는데 내 글보면서 하면 이해가 안된다. 그냥 부제는 부제로써 남겨둡시다. 궁금하면 진짜 들어보던지. 첨부파일로 각시탈 OST 심판의 날도 올려줌. 궁금한 사람은 해보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