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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김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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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구는 멸망했다.
작성자 김은규 등록일 12.05.08 조회수 36

우리 학교는 매일매일 시험보는 전날에는 조금씩 쉬게 해준다. 역시 시험 전 날은 주말이었다. 주말에 편히 놀고 와서 그 다음날 시험을 보라고 한다. 금요일날 책만 잔뜩 가져가서 하나도 안 본 것 같다. 초등학생 때야 시험은 원래 실력대로 보는 것이라며 책 자체를 가져가지도 않았겠지만 이미 나는 1학년때 공부안하다가 한차례 소나기를 맞은 적이 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리 그렇게 생각해도 올해에는 컴퓨터실 한번 안가고 작년에 비해서 열심히 공부했기에 조금만 있다가 하자 하다가 그만 해는 지나가고 말았다.
어제가 시험 첫날이었다. 영어, 기가, 국어 순으로 시험을 봤다. 시험볼때는 뭔가 편안하다. 뭔가 될 Feel이다. 영어는 아침 시간 내내 쳐다봐서 이제 대강 알것만 같았다. 난 그때까지만 해도 정말 안 줄 알았다. 그렇게 영어가 끝나고 기가를 봤다. 쉬웠다. 25문제였나 다 푸는데 10분정도 걸린 것 같다. 많이 놀았다. 정말 많이 놀았다. 그러다가 종이 치고 놀다가 또 종이 쳐서 국어 시험을 봤다. 국어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3번부터 문제가 이상하더라. 어떤 시에서 함박눈은 부정적인 의미가 확실해서 그게 답같은데, 5번에 전에 국어선생님께서 생활국어 푸시다가 화자가 매정한 '나'에게 화를 내는 것은 아니라면서 강조를 하셨다. 문득 그 생각이 들자 나는 당당하게 5번을 찍고 넘어갔다. 그렇게 풀다보니 딱 풀고나서 몇초뒤에 종이 쳤다. 나는야 럭키가이.
그렇게 끝나고 점심먹을 때까지 남는 시간에 채점을 했다. 스타트는 기가가 끊었다. 동그라미, 또 동그라미 동그라미. 오오미 이것은 중학교와서 구경도 못해본 백점이 아닌가. 하하하 앞으로 기가선생님을 존경할테야. 말도 잘들어야지.
그다음은 영어를 채점했다. 스타트가 좋아서 난 기분이 좋았다. 그때까지는. 오오미 이번에도 동그라미인가 하다가 빗금, 계속 동그라미로 가다가 또 빗금. 아나 이런... 지금 뭐하자는 시츄에이션이지? 주관식은 아주 기초적인 문장 하나를... 그냥 위에 거랑 똑같이 쓰면 되는것을 빼먹다니... 이런 내 뇌는 씹다뱉은 껌으로 되있나보다. 그렇게 하다보니 이런 된장 쌈장 고추장같은 경우를 봤나 90점을 못넘었다. 80대라니... 아 내가 중학교 올라와서 80점대를 뭐이리 많이 구경하는 거지... 이러다가 70점대도 나오겠구만. 말이 씨가 됐다. 3번에서 당당하게 찍었던 5번은 빗금. 좀 가다가 또 빗금. 안구에 습기가 찬다. 그래도 서술형은 다 맞은듯 하다. 뭐 내가 채점하는 것이 아니라서 확신하기는 힘들지만 말이다. 그렇게 오늘은 공부해야지 했다. 그것은 사실이다. 진짜 내일 볼 과목들 다 들고 집에 갔다. 오늘은 엄마가 어디 가셨으니 할머니는 어디 계신지 모르고 열쇠로 집문이나 따야지. 땄다. 들어갔다. 그리고 내몸은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키고 있었다. 어머 이러면 안되는데... 그 후로 정신을 차려보니 11시다. 아 큰일났네? 허허 이것 참. 에라 모르겠다. 이판사판이다. 자야지.
그리고 오늘 시험을 또 봤다. 1교시는 과학이다. 아 이놈의 과학. 내가 원소기호랑 화학식까지 다 외웠는데 틀릴라구? 그럴 순 없지 이놈아 하하하. 잠시후 나는 일시적으로 뇌가 정지하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 과학선생님은 문제를 이런 식으로 내다니... 문제집 출제하시면 앞에 '상위 1%를 위한'이라고 딱 붙을 것 같다. 하여튼 몇몇개를 제외하면 그럭저럭이었다. 다음은 역사. 내가 진짜 역사만큼은 백점맞는다. 몇살때부터 역사책(만화책...)만 읽었는데 틀릴라구? 문제를 보는 순간 답이 헷갈렸다. 아 아는 건데 라고 생각해도 소용없다.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다음에 호모 에렉투스, 호모 사피엔스,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순인 것은 알겠는데 자와인은 뭐야... 그냥 풀네임으로 갑시다... 역시 나의 전공은 삼국시대가 틀림없어. 소수림왕 고이왕 법흥왕의 공통적인 업적으로 옳은것은? 하하핳하하하핳ㅎ하하. 답은 뭐이리 애매한거야. 객관식 주제에 이렇게 어려워도 되나? 1번이랑 2번은 확실히 아니야. 4번 불교를 수용했다도 아닐테지. 왜냐면 백제는 침류왕이 했으니까. 그럼 3번 율령 반포와 5번 중앙 집권 체제 중에 뭐지? 뭐지? 뭐지? 오오미 5번일거야. 소수림왕은 분명 중앙 집권 체제의 기초를 마련했고, 고이왕은 22 담로를 세우는 등 했으니까 맞겠지? 그렇게 기분좋게 넘어갔다. 그리고 나는 지도를 보았다. 답은 안다. 평양. 고려시대때에는 서경으로 불리던 곳이 맞다. 확실하다. 근데 지도에서 어디냐... 아 이런거는 내 시나리오에 없던 것이었어. 평양을 평양평양 찾고, 서경을 서경서경 찾으면 나올 줄 알았다. 젠장 이게 될리가 없지. 근데 왠지 고구려 땅이었으니까 위에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지도상 맨 위에 있던 1번이 답일거야. 그렇게 역사도 쉽게쉽게 넘어갔다. 다음은 수학이었다.
하하 수학따위 올해는 문제를 작년에 비해 몇백문제는 더풀었겠다. 작년엔 아예 안풀었지만. 아 역시 쉬워 쉽다구. 4번 고비. 아 몰라 나중에 풀어야지. 그렇게 넘어갔다. 계속 풀었다. 주관식 까지 쭉쭉. 그리고 다풀었다. 5분이 남았다. 이제 놀 시간만 남은건가? 하하하. 종이 쳤다. 냈다. 그때서야 기억났다. 안푼 4번... 하하핳하하하핳ㅎ하하. 젠장 4.5점 짜리란 말야!!! 그렇게 끝나고 4교시는 정규수업. 역사였다. 채점을 한다. 오오 다 맞아 간다. 그러다가 나는 아까 나를 애먹였떤 소수림왕 고이왕 법흥왕 문제를 틀렸다. 아 3번이래. 아흑흑... 그래도 한문제 틀려서 96.5다. 좋아 나름 괜찮군. 결국 나는 역사를 한문제 틀려버렸다. 그리고 지구는 멸망했다. 는 훼이크고 아마 이렇게 글이 끝난다면 나는 영원히 이 글을 완성시키지 못한채 나는 평생을 모든 일을 끝을 내지 못한채 살다가 죽을 게 분명해. 응, 내가 원한건 이런 결말이 아닌데? 하여튼 역사가 끝나고 점심을 먹고 족구를 했다. 종이 친다. 안 그래도 덥고 다리 아픈데 수업까지 하라고? 그런데 5-6교시 성교육이란다. 성제가 좋아하는 성교육, 성제 Like 성교육. 성제 Sorry. 시험보니까 나의 썰렁한 개그 본능이 발동된다요. 하여튼 컴퓨터실에서 한다기에 갔다. 그리고 잠깐 눈을 감았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샌가 눈을 뜨고 있다. 아마 나는 존 것이 아닐테야, 그저 눈을 감았다 뜬 것 뿐이라고. 그런데 주영이형이 말하길 그 성교육 선생님께서 날 깨웠단다. 뭐 거기 학생 뭐 어쩌고 했단다. 아... 괜찮아 그 선생님이랑은 다시 만날 일이 없을테지? 하여튼 생략하고 성교육 뒤에는 고기를 먹는다고 했다. 아마 삼겹살일테지? 역시 삼겹살. 벌써부터 속은 느글느글. 그래서 몇점 집어먹다가 고기나 구웠다. 우섭이형이 내쪽 테이블에 와서 고기를 쳐묵쳐묵 했어야 됐는데 참 안타깝다. 하여튼 성제는 고기를 올리고 나는 뒤집었다. 그렇게 시간을 흘렀다. 그리고 지구는 멸망했다. 미안해요, 다시 안할게요. 하여튼 고기를 냠냠쩝쩝 드시다가 슬슬 나가려고 손을 봤다. 그런데 내 손위에 있는 이 조그마한 물방울들의 정체는 뭐냐? 미끌미끌한게 이것은 필시 기름이 분명하다. 젠장 이런거는 씻어도 느낌이 안좋은데.. 하여튼 씻었다. 계속 씻었다. 또 씻었다. 잠깐 기다리다가 또 씻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씻었다. 그리고 성제가 모아놓은 고기 몇점집어먹다가 나오려는데 수박 등장 한 조각 먹는다. 그리고 나갔다. 수박 따위 물이 흘러서 싫더라니... 하여튼 먹고 족구하러 나갔다. 나가니까 10000만원이 걸려있다. YES! 그런데 우섭이형이 안나왔다. 일단 우섭이형네 팀을 빼고 먼저 했다. 2판 이기는 팀이 가지기로 했다. 우리팀은 병찬이형이랑 주영이형이랑 나랑 또 누구였더라... 하여튼 4명이었다. 이겼다. 이겼다. 우섭이형은 고기를 위에 고기를 많이 축적해서 그런가 더 못해진 것 같다. 병찬이형이 그러길 삼겹살 안에 삼겹살이라 했다. 공감이 된다. 그렇게 나 님은(는) 2500 원을(를) 득템하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마트에서 빵 3개사먹는데 써먹었다. 그렇게 2500원은 나에게 살며시 왔다가 살며시 사라졌다.  마트에 원피스 빵이 새로운 종류가 또 나왔다. 브룩의 ???빵 요호호이~라는데 맛은 별로다. 대신 양이 많다. 뭐 어쩌라고? 지금 자네 나보고 이런 빵을 다 먹으라는 것인가? 그런데 먹다보니 은근 중독성있는 이 맛. 그래서 다 먹음. 마지막에 주영이형하나주고 쓰레기까지 줬다. 나는 기부천사인 것 같다. 한아름마트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지쳐있는데 주영이형이 초등학교로 가자고했다. 갔다. 아무도 없다. 일성상회 복귀. 약간의 대기시간. 버스 옴. 탐. 버스 요금 정확히 4만원 남음. 버스에서 앉아서 대기. 20분 후 집에 도착. 버스 기사아저씨가 주차장까지 안들어가심. 원래 갈 생각도 없었음. 그 약간의 거리를 걸어감. 도착. 엄마가 아저씨 일하시는데에서 손님오셨다고 오늘은 닭도리탕이라고 그럼. 닭도리탕 일본어라고 닭볶음탕이라고 그러랬는데 만화책에서.... 그런데 이미 학교에서 삼겹살 먹음. 삼겹살에 오염된 내 위가 닭도리탕을 거부함. 먹기 싫어서 엄마한테 안 먹는다고함. 엄마 못 들음. 나를 다시 한번 소환. 내가 사정을 설명함. 엄마 승락. 대신 삼겹살 먹는 다고 잘못알아서 오늘 싸간 도시락 지금 안먹으면 버려야된다고 협박. 나는 Cool 하게 넘어가줌. 그리고 방에 박혀서 놀음. 그러다가 11시. 나는 지금 당장 잘 수 있는 능력을 가졌지. 그래서 씻고 잠. 그렇게 하루가 끝남. 끝. 후반에 갑자기 귀차니즘이 돋는 바람에 말이 좀 짧아졌다. 오랜만에 색다른 하루였나? 아니였나? 그건 내가 판단할 일이 아닌 듯 하오. 일기 끝. The End. 나는 이 글을 끝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그래서 끝냄. 그리고 지구는 멸망했다. 지구는 멸망했다는 내가 안한다고 했는데 지금 보이는 것은 내가 만든 착시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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