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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김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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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라고 있는 식목일이 아닐텐데요.
작성자 김은규 등록일 12.04.05 조회수 28
오늘 영어시간에 무슨 행성을 그리면서 거기 사는 사람을 그리고, 언어를 정하고, 국기를 그리는 것을 했는데 나는 그림을 잘 못그리는 관계로 뒤에서 국기 아이디어나 한 7-8가지 정도 내고, 애들이 사람 그리는 거 다 그리면 거기다가 색칠이나 좀 했다. 그러고 있는데 영어선생님이랑 원어민 도날 선생님께서 막 소리를 지르시면서 밖을 좀 보라고 하셨다. 보니까 막 나무를 자르고 있었다. 톱으로 자르다가 갑자기 도끼로 막 찍었다. 하여튼 그러다가 선생님이 빨리 행성 그리던 것을 마무리하라고 하셨다. 그런데 난 이미 할 것도 없어서 성제랑 같이 색연필 그 껍질까는 것을 돌돌말면서 놀고 있는데 이번엔 나무가 넘어지는 것이었다.
하여튼 넘어지고 나서 시간이 조금 지나자 다 잠잠해지고 제 할일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홀로 남은 소나무 위로 한 소방관 아저씨가 올라가셨다. 그 후로는 나도 내 할 일 하느라 못봤지만 하여튼 올라가서 가지에 줄을 묶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고 난 뒤, 얼마 후에는 마지막 남은 한 그루의 나무가 또 쓰러졌고, 몇 분 뒤에 종이 쳐서 U- Class 청소하다가 쓰레기통을 비우러 가는데 성훈이형네 할머니께서 갑자기 남학생들을 다 데리고 오라고 하셔서 다 데려갔다. 갔더니 목장갑을 하나씩 주시면서 나무를 체육관 뒤편에다가 옮겨놓으라고 하셨다. 그래서 옮기고 있는데 처음에는 다 잘하다가 나중에는 타락을 했는지 엄청 가벼운 나뭇가지 하나 들고 냅다 오는 것이었다. 결국 나도 물들어서 나도 그나마 가벼운 것만 들고 왔다. 그러다가 이제 문예창작 & 추구를 할 시간이 다 돼서 들어가라고 말씀하시기에 냅다 챙길 거 다 챙기고 학교로 들어갔다. 그러고 나서 방금 문예창작을 쓰기 전에 추구 구절에 오행, 오상이 나오기에 배웠는데 수요지심이라는게 나왔다. 쉽게 말하면 부끄러움 같은 건데 갑자기 아까 가벼운 나무만 옮겼던 것이 뭔가 찔렸다. 하지만 내가 전에도 말했다 싶이 후회는 아무리 빨리해도 이미 늦은 것이라고 했던가. 아까 일을 지금 생각해봤자 좋을 것도 없고 해서 문예창작 쓰려고 하니까 왠지 오늘이 식목일인데 왜 나무를 베냐고 하던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다. 게다가 나무까지 옮기는 노가다를 시키다니. 식목일에 심지를 못할망정 멀쩡하던 나무까지 베다니. 하지만 뭐 저것까지 바람불어서 쓰러져서 누군가 다칠까봐 하는 일이겠지만, 체육관앞에 소나무가 없으면 너무 썰렁할 것 같아서 뭔가 좀 그렇다.
여름에는 체육을 하고 어디선가 쉴 공간이 있어야 될텐데, 그런 그늘이라도 없으면 아예 쪄 죽을 것 같아서 참 걱정이다. 뭐 나랑은 큰 상관이 없을 것 같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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