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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김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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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족구일기
작성자 김은규 등록일 12.03.27 조회수 27

작년에도 일기를 썼다하면 족구 이야기였는데 올해도 마찬가지일 듯 싶다. 대체 왜 매일매일 하루는 똑같이 흘러만 가는지...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다르면 어디 덧나나. 학교 와서 아침에 뭔가 하고, 수업 4교시하다가 점심먹고 족구하고, 수업 2교시하다가 청소하고, 문예창작 쓰고, 또 2교시하고 저녁먹고 족구하는 것이 무한 반복. 이런 것이 하루란 말인가.
어쨌거나 오늘도 역시 점심시간에는 족구를 했지요. 우섭이형이 급식실에서 나를 놀리고 도망가기에 빨리 먹고 급히 뒤쫓아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편은 약간 다르지만. 나가서 족구하고 있는 애들한테 거짓말도 좀 치다가 역사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사이버가정학습에 대해서 생각이 나서 바로 수강신청을 하러 잠시 교실로 올라갔다왔다. 컴퓨터 부팅하는데는 시간이 별로 들지 않았는데 인터넷이 미쳤나, 잘 들어가지지 않았다. 이거 고친건지 안고친건지. 거기서 거기인거 같다. 뭐 원래 안되던거 고쳐놨으니 고친거는 맞는 거 같고.
한 2분정도의 수강신청을 다 끝내고 즉시 신발을 신고 족구하러 갔다. 가서 하다가 교장선생님께서 몇분 남았는지 물어보시고는 만원내기 족구를 하라고 하셨다. 근데 팀이 3팀인지라 어디가 먼저 해야할지 갈팡질팡하다가 일단 대충 어느 한 팀 빼고 나머지 팀이 나가서 하기로 하였다. 우리팀은 나를 제외하고 병찬이형, 조규상, 남인화가 있었는데 하다보니 남인화한테 공이 가는게 별로 없기에 나는 5점을 먼저 내고 서브를 시켜준다고 하였다. 그렇게 하다보니 어느샌가 역전이 될 수도 있었지만 내가 수비인지라 다시 공격을 재개하였고 5점을 내자 나는 약속대로 남인화에게 서브할 기회를 줬다. 성공했는데 자꾸 남인화는 운이 좋아서 그랬다면서 사실을 회피하고 있었다. 족구는 많이 해야 느는데. 족구도 많이 해야 늘텐데 기회를 줘도 마다하니 참 큰일인 것 같다. 어쨌거나 상대팀을 가뿐히(?)이기고 다음 팀이 왔는데 이거 또 만원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되는지를 주제로 한판 언쟁이 벌어졌다. 진 팀하고 안 한팀하고 해서 이긴 팀이 우리 팀이랑 붙는다 어쩐다 말이 많았는데 교장선생님께서 이긴 팀은 그대로 남고 진팀 나가고 다른 한팀이 들어와서 우리 팀이 이기면 만원 받는거고 지면 아까 진팀이 와서 또 붙는다는 그런 방식으로 하라고 하셔서 결국 그런 방식으로 결정이 되었다. 하는데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느낌이 좋았다. 평소에라면 나는 서브를 제대로 중앙에 차줬겠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냅다 모서리쪽으로 뻥뻥차댔다. 그 결과 오늘 서브로만 적어도 5점이상은 따낸 것 같다. 나는 하면서도 좀 점수차이가 4점이상 나면은 남인화에게 서브할 기회를 주려고 했지만 남인화는 계속 거부했다. 작년에 내가 그랬던 거 처럼 못해도 얼굴에 철판깔고 막 나대면서 족구를 해야 실력이 느는데 말이다. 나도 원래는 헤딩만 했지만 욕먹을 것을 감수하고 발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요즘에는 발만 쓰고 있다. 어쨌거나 나의 그 뛰어난 수비실력덕에 우리팀은 이겼고 병찬이형이 1만원을 받았다. 팀이 4명이니까 2500원씩 나누기로 하고. 그리고 나서 내기없이 족구를 계속 하자고 하는데 누군가가 팀을 막 바꾸자고 하면서 그랬다. 그래서 팀을 막 바꿨는데 1학년 따로, 2학년에 우섭이형, 3학년에서 우섭이형빼는 식으로 팀이 되었다. 나야 아무팀에 들어가도 상관없다 생각하고 수수방관하고 있다가 성제가 우리팀에 오니 정색을 했다. 이건 아무리봐도 아닌 것이다. 내가 믿을 것은 오직 수비뿐인데 성제는 수비도 공격도 돈내기아니면 젬병일 뿐이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우섭이형이랑 성훈이형이랑 바꿨다. 성훈이형은 나대지만 않으면 잘하니까 나는 상관없었다. 돈내기 걸릴때쯤이면 잘하겠지.
그렇게 하니까 왠지 성제의 존재감이 느껴졌다. 그저 공이 잘못가면 툭툭 건드리는 정도라서 갑자기 나는 성제가 측은하게 생각되었다. 그래서 성제한테 서브나 할래? 그랬더니 성제가 서브? 라고 하고는 말이 없었다. 그 이후로도 성제는 공을 많이 못받았다. 앞으로 성제 수비 시키고 내가 공격에서 좀 나대야 겠다. 그런데 팀을 바꾸고나서 생각난게 있었는데 성제는 뭔가 부족한 팀에서 수비를 해야 능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하여튼 이걸로 일기 끝?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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