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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 사냥
작성자 박예슬 등록일 13.08.22 조회수 12

내가 지금 쓸 이야기는 불과 며칠 전에 본 인터넷 기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전에 내가 그 기사보다 좀 더 오래 전에 봤던 TV프로그램에 나온 이야기에 대해서 먼저 말하도록 하겠다.

 

요즘에는 유독 예전보다 멧돼지가 도심 한가운데에 출몰을 한다는 소식이 많은 것 같다. 나는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그 날 아침에도 멧돼지에 대한 소식을 TV를 통해 보고 듣게 되었다. 그 소식의 내용은 요즘 들어 먹이가 부족해진 도시에 멧돼지가 산에서 자주 내려오고 그로인해 인간과 농작물에도 피해를 주고 있고, 그럼으로써 멧돼지를 총으로 쏴 내려오는 멧돼지를 막는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거기까지는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인간에게 피해를 준다니까 당연히 쏴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억지스러운 면이 없잖아 있었지만 어느 정도 인간의 피해를 생각하면 나름 그 심정을 알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다음의 자료 화면이 문제였다. 자료 속에서는 어느 깊은 밤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총을 쏘는 사람이(다음부터는 간단하게 사냥꾼이라고 하겠다.) 풀숲을 향해 총부리를 겨냥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탕!" 하고 총을 쐈다. 알고 봤더니 그 풀숲에서는 고라니(노루일 수도 있다.)가 그 사람을 쳐다보고 있었고 그 사람은 그 동물을 보고 총을 쏜 것이었다. 나는 어이가 없었다. 아니... 잡으라는 멧돼지는 안잡고 왠 고라니를... 단순히 겁만 주어도 도망갈 동물을... 그 약한 초식 동물을... 하지만 나를 더 어이없게 만든 것은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넘긴 사람들이었다. 그 잡은 사람이야 어떤 생각을 하는지 뻔히 알지만 방송을 하는 방송인들도 "아... 그렇지 농작물에 피해를 주니까 당연히 잡아야지..." 하듯이 그 장면을 넘겨 버렸다. 나는 그 장면을 보고 이것은 분명 언젠가는 논란 거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며칠 전, 나는 인터넷에서 기사 하나를 보았다. 전체적인 내용은 제주도에 있는 노루가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면서 다 죽인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그 노루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멸종 위기에 처해서 개체 수를 늘린 것이라는 것이다. 그 기사를 쓴 기자는 이 부분을 논란으로 삼았다. 아니... 부족하면 보호 하자면서 늘리고, 많으면 많다고 줄이고... 이게 왠 노루가 애국가 부를 상황이란 말인가. 이것으로 인해 2만여 마리의 노루 중에서 2백여 마리의 노루죽었다고 하였다. 거기다 농장 주인과 도의회 측에서는 이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으니... 노루가 무슨 죄가 있다고... 그것도 제주도의 상징인데... 진짜 나도 인간이지만 죽어야 할 것은 노루가 아니라 인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에게 필요하면 막 늘리고, 필요 없으면 죽이고... 거기다 그걸 또 당연하게 여기고... 양심도 없기도 하지... 거기다 잡으면 한 마리당 9만원? 지금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사냥꾼들은 좋다고 밤마다 노루 고기 먹으면서 파티를 열겠네... 잘 돌아가고 있는 먹이사슬을 깨뜨린 것은 인간이다. 우리가 위험하다고 곰이며 멧돼지며 호랑이며 다 죽여 놓으니까 당연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닌가? 인간이 먹이사슬을 깨뜨리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해발 400m 노루 포획 허용이라... 노루가 뭘 안다고 내려온 노루를 다 쏴죽이는 것인지 모르겠다. 참 나... 일처리를 왜 이렇게 하는지... 또한 그 귀하고 예쁜 노루가 천덕 꾸러기로 몰락해 버렸다. 천덕 꾸러기... 누가 누구보고 천덕 꾸러기라고 하는건지... 인간이 골프장이나 그런 것 만들지만 않았어도 노루가 먹이와 집터를 잃어버리지는 않았을텐데... 여기서 어떤 네티즌은 그 기사를 보고 이렇게 댓글을 써놓았었다.

"그러니까 골프장 작작 좀 만들어라. 걔들 살 곳을 그렇게 만드니까 내려오는 것 아냐."

와...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는데... 아무튼 요즘 이런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과연 이 일로 인간에게 어떤 피해가 와야 중단이 될까? 인간은 항상 그렇다. 자기들에게 피해가 오면 나쁜 일이라고 즉시 중단하고. 그것도 바로 자신에게 피해가 와야 또 시위하고 그러지... 솔직히 말해서 지금 해결해야 할 일들이 노루 포획말고도 많이 있다. 뭐 예를 들면 어떤 마을을 개발 지역으로 만들고 도로를 내고 건물을 짓는데 건물과 도로가 허술하다던지, 여기 저기 파헤쳐 놓기만 하고 공사를 자꾸 늦춰서 주민들이 불편함을 겪어야 한다던지 하는 문제들 말이다. 아무튼 여기 저기 문제점은 많다. 다만 그것을 고위직에게 말하는 과정이 어려워서 그렇지... 아... 얘기가 다른 길로 이탈을 해버렸네... 어쨌든 해발 400m 노루 포획 허용에 대해서는 분명히 허용한 것을 취소해야 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 앞에서 내가 말한 것 외에도 공포탄(이 방법을 써보고 최후의 방법으로 사살을 했다지만 뭘 제대로 하기나 했겠냐고요...)만으로도 노루 몇 마리 쯤은 다시 산으로 올려 보낼 수 있다. 좀 번거로운 일이 없잖아 있기는 하지만 노루는 그냥 사람만 보고도 알아서 뒤돌아 가기 때문에(이건 내 경험담이다. 예전에 내가 산책을 하다가 노루는 아니지만 고라니를 본 적이 있었는데 나는 아무 짓도 안했는데 알아서 자기가 왔던 길로 되돌아간 허무한 일이 있었다. 뭐... 고라니와 눈이 마주친 그 몇 분의 순간이 나한테는 몇 년이긴 했지만... 순간 죽은 척 해야되나 하는 생각도 했었다. 아마 고라니가 이런 생각을 했을 듯 하다. '내가 곰이냐?') 정말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생명은 우스운게 아니니까... 시시한게 아니니까... 아무리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해도 인간이 동물의 생명을 쥐었다 폈다 할 권리는 없으니까...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 사살은 제외하고...

 

마지막으로 내가 인터넷에서 본 어떤 질문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나는 예전에 인터넷을 하다가 이런 질문을 본 적이 있었다. 네이버 지식인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그 글이 없던데... 아무튼 이런 질문이었다.

"인간이 자연에게 한 이로운 일은 무엇인가요?"

아... 순간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자연이 인간에게 해준 이로운 일이 무엇이냐고 하면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얘기할 수 있었을텐데... 도움을 주는 대상이 바뀌어 버리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전화기와 TV를 개발한 것도, 고층 건물을 짓는 것도, 골프장을 짓는 것도,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도, 아이를 많이 낳는 것도, 여행을 하는 것도, 염전에서 소금을 만드는 것도, 우리가 열심히 일을 하는 것도... 다 자신과 인간을 위한 일일 뿐이지 자연을 위한 일은 아니니까... 그리고 난 인간이 정말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자연은 우리에게 베푸는데 우리는 그것을 보답조차 하지 않으니까...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도 한 번쯤은 생각해보면 좋겠다. 도대체 인간이 자연에게 한 이로운 일은 무엇인지... 그리고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답글을 달아주길 바란다. 그 일이 무엇인지 나조차도 궁금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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