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프(vamf) |
|||||
---|---|---|---|---|---|
작성자 | 박예슬 | 등록일 | 13.06.18 | 조회수 | 26 |
D-13 다들 알 것이다. 오늘은 불타는 금요일이란 것을. 오늘은 야간 자율 학습도 하지 않고 집에 일찍 가니 벌써 부터 하교 시간이 기다려진다. 지금은 대략의 전교생들이 급식실에 옹기 종기 앉아서 점심을 먹고 있다. 나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 많은 전교생들의 눈빛이 하나같이 다 똑같았다. '집에 가면 뭐하지...'라는 생각으로. 나는 내 옆을 보았다. 내 옆에는 제니가 앉아서 밥을 먹고 있었다. 도저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예측할 수 없는 눈빛을 하고서. "야, 제니야.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된 것 같은데 난 항상 너만 보면 미스터리야." "뭐가?" 제니의 검은 눈동자가 초점 없이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등에서 소름이 끼쳤다. 참고로 말하는 것이지만 그 아이와 대화를 나눌 때 나는 그 아이를 똑바로 쳐다보지 않는다. 오직 제니의 미간을 보고 얘기를 할 뿐이었다.(꼭 연예인의 누구들 처럼) 그 아이의 눈동자만 보면 나도 모르게 닭살이 돋고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니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내가 실수로 그 아이의 눈동자를 정면으로 본 것이었다. 역시... 처음 그때처럼 뭔가가 오싹했다. "아... 아... 아니... 너... 너... 넌 얼굴 표정이... 무슨 생각...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어서..." "그래? 근데 넌 왜 갑자기 말을 더듬어?" "응...? 아... 앞으로 너 나랑 얘기할 때 나 똑바로 쳐다보지마." "왜?" "너 눈동자 보면 막 등이 오싹해지고 그래서 무서워." "뭐~? 푸하하하!! 너 웃긴다. 큭큭큭... 무섭긴 뭐가 무서워?" "정말 무서워, 너. 특히 눈동자 말이야. 앞으로 나 똑바로 보지 말아줘." "음... 뭐... 그렇긴 그렇겠다... 어렸을 때부터 내 눈동자가 무섭다는 많이 듣기는 했으니까." "고마워~" "고맙긴~~" 제니는 능청스럽게 나에게 대답을 하며 나를 똑바로 응시했다. "야! 내가 똑바로 보지 말라고 했잖아!" "왜~ 재미있잖아~ 큭큭..." "너, 진짜!! 내가 하지 말라..." "너 밥 다 먹었어?" "나? 다 먹기는 했는데..." "같이 가자." '이게 무슨 상황인지... 자기 말만 하고... 거기다 나한테 명령... 기분이 조금 안좋네. 역시 이게 문화 차이인가?' 나는 기분 나빠하면서도 제니를 쪼르르 뒤따라간다. 역시... 친구는 제니 밖에 없는 것 같다. 정아가 며칠 전부터 아파서 병원에 입원함으로써 제니와 함께 해야하는 시간이 많아졌으니까. 제니와 나는 손을 잡고 같이 교실로 갔다. 그런데 애들이 웅성거리면서 무언가 불만을 가득 담고있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반장에게 물어보았다. "야, 반장. 애들 다 왜 저러냐?" 반장 또한 다른 애들처럼 황당하고 불만이 가득 찬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내 물음에 이성을 찾고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어... 선생님이 방금 교실에 들어왔다 가셨거든? 근데 선생님이 완전 어이없는 과제를 내주신거 있지? 이거야." "응? 이게 뭔데?" "뭐... 뱀파이어에 대해서 알아 오라나 뭐라나..." "엥? 뱀파이어? 풉...! 푸하하하하!!! 뱀.. 뱀.. 뱀파이어...! 아이고, 배꼽 빠지겠네. 풉... 무슨 우리가 초딩이나 유딩도 아니고 뱀파이어에 대해서 알아오라니?! 풉..." 나는 배를 부여잡고 깔깔거리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러니까... 아무튼 이 학교 선생님들은 이해가 안된다니까... 특히 우리 담임 쌤. 아니... 어떻게 뱀파이어에 대해서 알아오라는거냐? 우리도 곧 있으면 성인인데. 우리가 한, 두 살 먹은 아기도 아니고 이건 좀 심하지..." "그럼 반장 네가 쌤한테 반론 제기하지 그랬어?" "야, 네가 안했겠냐? 했지. 완전 어이없다고." "그래서 쌤이 뭐라고 했는데?" "뭐... 요즘 애들이 상상력을 잃어가고 있는게 현실인데 우리들의 창의력을 지켜주기 위해서라나 뭐라나..." "뭐?? 야... 대박이다... 하긴... 뱀파이어 조사 하다보면 상상력은 엄청 많아지겠네..." "하... 진짜 답답하다..." "응..." 나는 제니와 함께 내 자리에 가서 앉았다. 뱀파이어라... 이거 너무 심하게 유치한 과제 아닌가? 근데 어쩌겠는가? 우리 학교에서 제일 무섭다고 소문난게 우리 담임 선생님인데... 괜히 어이없다고 안 했다가는 안 한것의 몇 만배로 맞을수도 있지... 어쩔 수 없다... 그냥 해보자... |
이전글 | 인조꽃 |
---|---|
다음글 | 분량 줄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