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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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남인애 | 등록일 | 13.12.13 | 조회수 | 29 |
슬픔으로 만든 비누가 있었다. 그 비누의 모양은 가시가 뾰족뾰족한 고슴도치 같았다. 건드리면 따갑고 아팠다. 하지만 비누의 주인은 시간이 조금 지나서 용기가 생긴 것이다. 그 무섭고 두려운 비누를 사용해보자! 처음 그 비누에 손을 가져다 덴 후, 비누를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손은 아팠지만, 거품이 나기 시작했다. 거품에서는 추억의 향기가 났고, 그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그 향기는 행복하기도 했고, 재밌기도 했다. 비누의 주인은 그러한 향기에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비누의 주인은 향기에 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행복한추억의 향기들이 사라지고 슬픈추억의 향기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비누의 주인은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그 눈물이 많아지고, 흐르고 흘러 손에 묻은 거품에 다다랐다. 그 많던 거품들은, 비누의 주인이 흘린 눈물들로 인해 씻겨져 내려갔다. 비누의 주인은 같은 방법으로 늘 손을 씻기 시작했다.
그 후
고슴도치처럼 뽀족했던 비누는 둥근 모양이 되었고, 크기는 작아지기 시작했다. 큰 손에 비해 작은 비누는, 이젠 거품도 잘 나지않고, 향기도 잘 나지않았다. 비누의 주인은 아쉬웠다. 슬픈향기 때문에 슬프고, 눈물이 났지만 이젠 동시에 추억의 향기로 인해 웃을수도, 기뻐할 수도 없으니까. 얼마전까지만 해도 생생했던 기억이 차츰 사라져가고, 행복했던 기억도, 슬펐던 기억도, 모두 잊혀졌다. . . . 그렇게 비누의 주인은 비누를 다 써버렸다. 비누의 주인은 비누가 없기 때문에, 추억을 맞고 싶을 땐 손에서 나는 향기를 맡았다. . . . 어느 날 비누의 주인은 문득 생각했다. '손을 씻고 싶다' 라고. 그래서 비누의 주인은 또 다시 비누를 만들기 시작했다. 작고 동그란게 생기더니, 그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랜시간이 흘러, 그 비누도 점점 모양이 변하고 가시가 돋아나기 시작했다. . . . 비누의 주인은 그렇게 또 망설이다가. 손을 씻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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