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내가 학교에서 가위바위보를 좀 많이 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체육관에 갔는데 문이 잠겨있을 때 가위바위보로 한 명을 뽑아서 열쇠를 들고 오게 한다거나 말이다. 가위바위보가 생각해보면 상당히 쉽고 상당히 재밌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최소한의 조건으로 유추가 엇갈리는 미래를 예측하는, 인간이 만들어 낸 언어예술의 극치가 내기라고 내가 어디서 들었는데 가위바위보는 그에 맞먹는 최소한의 행동으로 최대한의 재미를 끌어내는 행위랄까. 학교에서는 딱히 재미있는 일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그런 문제점을 가위바위보라는 소소한 행동을 통해 조금이나마 극복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에 더 가위바위보를 많이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냥 가위바위보도 재미있는데 뭔가가 걸려있으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밥먹다가 물이 마시고 싶은데 가기 귀찮을 때 우성제랑 가위바위보를 통해서 물떠오기 내기를 할 때라거나 비 오는 날에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사람은 비 몇 초동안 맞고 오기 말이다. 내가 전에는 우성제랑 물떠오기 가위바위보 많이 했는데 내가 계속 이겨가지고 재미없어서 우성제보고 거울이랑 가위바위보해서 이기면 나한테 다시 도전하라고 했는데 그 이후로는 우성제랑도 가위바위보를 잘 안한다. 설마 진짜로 거울이랑 가위바위보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테지? 뭐 그렇다. 오늘은 정말 쓸 것이 없어서 가위바위보에 대해서 헛소리를 쭉 써봤다. 아니 뭐 그냥 재미있다는 말이다. 재밌나? 재밌겠지? 아마도? 뭐 어쨌거나 태어나서 가위바위보 한 번 쯤은 다 해봤을 테니 나랑 같은 생각을 한 사람도 한 명 쯤은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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