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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김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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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은규 등록일 13.06.18 조회수 20

오늘도 일기를 쓸 거다. 오늘 있었던 일 중에 첫번째로 일어난 일은 통일 캐릭터그린 것이다. 오늘 시간표가 미술.미술.미술.체육.체육.영어.창체.영어.수학 이었는데 1~3교시는 서양미술사에서 바로크 시대랑 로코코 시대 좀 배우다가 마지막에는 통일 캐릭터 그리는 시간을 줬는데 나는 아수라 백작처럼 그리려고 남인애한테 대충 몸을 그려달라고 해서 틀을 잡아놨는데 보면 볼 수록 뭔가 이상해서 다 지우고 지금까지 하나도 안 그렸다.
4교시 체육시간에는 배드민턴을 쳤다. 오늘은 그냥 경기를 했는데 비가 와서 관절이 쑤시는게 컨디션이 영 별로였다. 그래서 가끔은 실수도 하고 그랬는데 체육선생님이 보시더니 대회에 단식 나가야 되는데 영 별로라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오기가 생겨서 평소에 하던 그대로 하려고 노력했다. 나한테는 징크스가 있는데 땅에서 크게 3번을 점프하면 잘 되는 것이다. 그 짓을 하고나면 뭔가 잘 되는 것 같아서 그렇게 쳤다. 하다가 체육선생님은 과학선생님이 오셔서 무슨 탁구좀 가르쳐드릴까요? 라고 하더니 평소에 체육시간에 하던 것 처럼 과학선생님을 가르쳐주셨다. 남인애랑 남정미 누나랑 팀하고 나랑 박재용이랑 하다가 박재용이 나가서 나혼자 치는데 남인애랑 남정미누나는 하다가 한 명씩 나가고 돌아가면서 쳤다. 하다가 계속 바꿔서 그냥 안 친다고 하고 배아파서 의자에 누워있는 우성제 쪽으로 가서 서있었다. 그러다가 체육선생님께서 과학선생님 다 가르쳐 주시고 오셔서 쳤다. 체육선생님께서 단식 나가야되면 자기는 이겨야 된다고 하시면서 했는데 초반에는 좋았다. 체육선생님은 스매쉬도 안하고 좀 봐주셨는데도 졌다. 스매쉬 안한 대신 좀 야비하게 하셨지만 그 정도야 인정한다. 15점 정도 점수를 내고 졌다. 중간에 시간이 다되서 그냥 끝났다. 어차피 졌을 거다. 인정하긴 싫지만 체육선생님께서는 참 잘 치시는 것 같다. 올해 졸업할 때 까지 어떻게든 이겨볼거다.
그리고 5교시는 뭐 그냥 재미없는 탁구좀 하다가 6교시 영어도 딱히 한 거 없이 끝났고, 7교시는 창체시간이었는데 통일 캐릭터를 그리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체육선생님께서 오셔서 방학때는 뭘 하고 뭘해서 언제까지 끝내고 뭐 이런 이야기만 하다가 시간이 다 갔다. 그래서 내가 통일 캐릭터를 하나도 안 그렸다.
8교시 영어 보충시간에도 교과서를 가지고 수업을 했는데 하다가보니 어느샌가 우성제가 자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영어선생님은 이왕이면 좀 봐주시려고 하는데 애들은 2년동안 참고 있다고 하면서 남인애가 지금 우성제 옆 자리에 앉는데 이제는 깨워줘도 계속 잔다면서 투덜거렸다. 이제 한달 해놓고는 생색은. 나는 1년 넘게 해왔는데 말이다. 영어선생님은 계속 논리적으로 반박하셨는데 마지막에는 한 수 접어주시는 분위기였다. 생각해보니까 우성제가 당하는 것이 꼭 중세시대 마녀사냥을 당하는 것 같았다. 지금 수업시간에 우성제가 자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꽤 있었던 것 같은데 그 때마다 번번히 마녀사냥을 당하는 것 같아서 참 불쌍했다. 나도 옛날에는 우성제가 자는 것을 가지고 트집을 좀 잡았겠는데 요즘에는 측은지심을 느껴서 잘 못 그러겠다. 하여튼 그래서 결과적으로 우성제는 잘 때 마다 벌점을 받게 되었으며 나는 우성제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자리가 -_- 이런 식으로 앉게 되는데 나랑 우성제가 뒷 자리이다. 그래서 애들이 수업에도 방해가 안되고 가끔 소리가 들려서 쳐다봤는데 우성제가 자고 있는 것을 보면 우성제가 바로 벌점을 받게 되는 형식이다. 내가 있는 이상 앞으로 우성제는 잠 다 잔 거다. 나는 쉬는 시간에 자도 깨울 거다. 뭐 그렇다. 오늘은 이런 저런 일들이 많이 있었다. 느낀점도 많았다. 하나는 배드민턴을 좀 열심히 쳐서 체육선생님을 이겨야 겠다고 느낀 것이고, 둘째는 우성제를 바른 길로 잘 인도해야 겠다는 것이다. 근묵자흑이란 말이 있는데 나는 그 반대가 보고 싶을 뿐이다. 맹자님이 하지 않아야 될 것을 하지 않고 욕망하지 말아야 될 것을 욕망하지 않아야 한다. 그것 뿐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우성제에게 그것을 잘 가르쳐 줄 것이다. 내가 우성제에게 측은지심을 느끼기 전까지 내가 잘했던 것이 우성제 괴롭히기였기 때문에 아마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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