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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김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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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body put your hands up
작성자 김은규 등록일 13.06.12 조회수 23

오늘 4교시 영어시간에 영어선생님께서 우성제한테 점심시간이 되면 급식실에 문을 쾅 하고 열고 들어가서 두 손을 들고 Everybody Put Your Hands Up 이라고 크게 외치면 피자 한 판을 사주신다고 한 일이 있었다. 보나마나 우성제가 못 할 것을 알고 하셨을 거다. 우성제가 그것을 안 한 것은 참 어리석은 일이다. 눈 한번만 딱 감고 했으면 언젠가는 피자를 얻어먹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우성제는 하지도 못하면서 애들이 계속 하라고 하니까 다른 애들 한 명만 더 하면 자기도 하겠다고 한다. 본인들 일이 아니라고 닦달하는 애들(근데 나도 한 것 같기도 한데...)도 나빴지만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타인에게 넘기려고 하던 우성제도 나쁜 것 같다. 어쨌거나 결국엔 그렇게 해서 피자는 못 먹게 생겼다.
살아가면서 하고싶은 일만 하면서 참 좋겠지만 하고 싶지 않은데 해야하는 일도 있는거다. 우성제가 그것을 했으면 피자를 먹을 수도 있었을 거다. 한 조각이 남으면 그걸 기꺼이 우성제에게 줄 수도 있었겠지. 나같으면 했다. 나는 아무거나 다 할 수 있기는 한데 안 하는 이유는 딱 두가지밖에 없다. 하는 일에 자신이 없거나, 엄청 못하거나. 버스기다리는 시간이 아깝다고 학기 초에 우리집까지 10km가 넘는 길을 뛰어가는 만용을 부렸던 사람이 나다.
내가 보니까 모든 일에는 자신감,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예를 들면 면접이라던가 군대말이다. 대학교나 회사에 취직할 때 시험은 그렇다치고 면접을 보는데 내가 사장이라면 우물쭈물하는 사람은 안 뽑을 것 같다. 못하더라도 당당한 사람을 뽑을거다. 내가 작년에 사촌동생 돌잔치때문에 경기도에 갔다가 사촌형네 집에서 하루 잔 적이 있다. 그 때가 사촌누나가 대학교에 들어가기 직전이었는데 면접본다고 집에서 혼자서 뭐라고 하면서 연습하고 이모한테 가서 한번 봐달라면서 하는데 생각해보니까 사촌누나가 용기가 대단한 것 같았다. 사촌누나에 대한 기억이 6살 때 부터 시작되는데 나는 그때부터 그 누나가 우물쭈물하는 것은 한번도 못 본 것 같다. 가끔 시끄럽다고 느낄때도 있는데 하여튼 그런 적은 없었다. 나중에 보니까 사촌누나는 그 대학에 붙었다. 공부는 사촌형보다 못했다고 하던데 하여튼 면접에 붙은 것보면 가서 우물쭈물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군대가서도 마찬가지다. TV에서 군대에 관한 것을 보면 모두 패기가 넘친다. 말년병장쯤 되지 않는한 군기가 바짝 들어가지고 목소리가 쩌렁쩌렁했다. 군대에서 목소리가 작았다가는 선임한테 한대 맞겠지?
나는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용기가 중요한 거구나 느꼈다. 내가 아까 문예창작 쓰러 들어오다가 갑자기 아까 우성제가 못했던 일이 생각나면서 한번 해봤다. 엄청 크게. 근데 해보니까 별거 아니더만. 이것도 못하면 커서는 어떻게 하려고 우성제가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패기가 넘치는 데 말이다. 오늘은 용기에 대해서 글을 한번 써봤다. 원래는 일기를 쓰려고 했는데 하다보니까 수필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은 가끔만 그렇지만 앞으로도 좀 용기있고 씩씩하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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