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것이 없을 때는 일기가 甲이므로 일기를 쓰겠다. 아침엔 수학 오답노트였는데 문제만 풀어서 아침에 풀었던 문제들 열거할 것도 아니므로 쓸 것이 없으므로 패스. 1~2교시는 미술이었다. 전에 폐품을 이용한 방만들기할 때엔 많이 놀아서 재밌었다. 내가 그 때 사다리 만든다고 핑계대면서 2교시니까 쉬는 시간 포함 100분동안 버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페나키스토스코프 라고 설명을 못하겠는데 그냥 막 돌리면 움직이는 것 처럼 보이는 그것을 만들 때도 첫날에는 그냥 오리기만 하고 둘째날에는 그냥 막 그리고 색칠도 일찍 끝내서 많이 놀아서 좋았다. 그런데 오늘부터는 서양미술사를 배우는데 영 별로다. 안그래도 세계사는 잼병인데 미술까지 추가되었다.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도 내가 언제 문예창작에 쓴 것 같기도 한데 그게 이유가 그냥 사극에 전투가 많이 나오니까 그거 볼려고 드라마 보다가 좀 관심이 간 거다. 근데 한국 드라마에서 나폴레옹이라는 제목을 달고 한국사람이 노란머리로 염색해가지고 나오는 것도 아니고 해서 세계사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서양 미술사라니. 작년에 역사 시간에 배우긴 배웠는데 이렇게 자세하게 배우니까 재미가 더 없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대충 물어보실 때 대답이나 열심히 하고 말았다. 그러다가 끝나고 나서 3교시 창체 시간이었는데 창체시간에는 일송가든 앞에서 뭘 했는데 현충일날 거기서 풀 뽑았다는 것 말고는 뭘 아는게 있어야지. 그냥 계속 쭉 서서 앞에 서있던 박재용이나 괴롭히고 왔다. 4교시는 사회였는데 오늘따라 잠이 와서 철면피 우성제처럼 편하게 잘 수도 없고 정신은 계속 차리고 있었는데 고문받는 느낌이었다. 계속 참으면서 우성제를 쳐다봤는데 수업시간에 그렇게 잘 자는 모습을 보고 이 세상에 못 자를 것이 없다는 장미칼로 우성제의 무개념도 잘라내고 싶었다. 그러다가 끝날 때 쯤에 잠이 깨서 좀 듣다가 점심먹고 배드민턴 치다가 5교시에는 국어였는데 오늘은 교과서 읽기만 했고, 6교시는 영어였는데 영어는 오늘 그냥 본문 읽고 해석한 것 밖에 없다. 청소시간에는 놀다가 추구하고 영어번역하고 올라와서 7교시에 미술하고 8교시에 영어하고 야자 1교시에 수학했는데 종이 안 쳐서 쉬는 시간에 쉬지도 못했고, 독서시간에는 맹자를 조금 밖에 못 읽었다. 이거는 소설읽듯이 속독을 못하고 왠지 천천히 정독을 해야할 것만 같아서 말이다. 독서 시간이 끝나고 가방 챙기고 지금 내려와서 글을 쓰고 있다. 쓸 게 없었는데 써보니까 좀 많은 것 같기도 한데. 어쨌거나 오늘은 이런 일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나름 지루하지는 않았던 하루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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