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뭔가를 관찰하는 것이 재미있어진 것 같다. 아까도 U-Class에서 이상한 파리 한마리를 관찰했다. 내가 지금까지 본 파리는 손으로 잡으려고 하면 도망쳐서 파리채를 사용하지 않고는 잡을 수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어디선가 날라와서는 읽고 있던 책에 딱 붙더니 책을 흔들어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톡 치니까 우성제 의자 뒤에 붙어서 움직이질 않았다. 우성제한테도 이 이상한 파리에 대해서 알려줬는데 우성제는 보더니 어떤 하얀 거였는데 지우개인지 종이를 어디서 뜯어왔는지 그걸로 파리를 건드리면서 관찰했다. 나중에는 어디론가 날라갔는데 이 파리가 보통 말하는 돌연변이인가 보다. 생각해보니까 돌연변이에 대해서 뭔가 생각났는데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꼭 훌륭한 생각들은 잠깐 머릿속을 들렀다가 바로 나가버린다. 뭔가 굉장한 이론이었던 것 같았는데 말이다. 하여튼 파리 생각을 계속하다보니까 교실에 있던 개미생각도 났다. 과학선생님께서 뭔가를 주셨는데 그게 개미가 땅굴파듯이 이상한 젤리같은 것을 파고 들어가고 뭐 이런 거였는데 이름이 뭔지는 모른다. 하여튼 그걸로 개미가 무엇을 하는지 관찰한 적도 있었다. 개미가 한 4마리정도가 있었는데 이 개미들은 땅굴도 파긴 팠는데 대체로 그냥 위를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어느 날엔가 우성제가 그걸 밖에 들고 나가서 뚜껑을 열고 학교 화단 바위밑에 있는 개미굴에서 개미 몇마리 잡아다가 새로 집어넣어놨다. 보면 이것도 생명을 학대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생각해보니까 이런 것을 관찰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냅뒀다. 나는 자세히 못 봤는데 우성제가 보고 설명해준 것을 듣고보니 꼭 개미들은 콜로세움에서 싸우던 검투사이고 우성제는 그것을 구경하던 로마시민같았다. 한번 보니까 두 마리는 죽어있고 큰 개미 두마리랑 작은 개미 한 마리만 돌아다니고 있었다. 한마리는 우성제가 뚜껑 열 때 도망갔으니까 아마 원래 있던 개미들인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왜 개미들은 협력해서 살지 못하고 서로 죽여야 했는가 싶다. 원래 있던 개미를 입장에서 보면 새로 온 개미들은 죽여야 할 적군에 불과했던 것일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에도 내가 미리 결과를 예측했던 것 같기도 한데 그럼 내가 우성제를 막았어야 했나. 그래도 흥미로운 결과를 예측해냈으니까 된 건가? 어쨌든 관찰을 하면 참 재미있는 결과들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 같다. 만화에서 보던 탐정들도 어느 정도 관찰력이 바탕으로 깔리고 그것을 가지고 추리를 해서 범인은 맞추는 능력, 어쩌면 상상력일 지도 모르는 것들을 하는 것을 보면 나도 가끔 관찰력을 한번 키워보려고 노력해볼까 생각했었지만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진 못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관찰에 대해서 한 번 깊게 생각을 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관찰력은 어느정도 정신건강에도 이로울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예를 들면 누가 내 지갑을 훔쳐갔는데 패닉에 빠지기 보다는 추리를 통해서 맞출 수도 있을 것 같으니까 말이다. 어쨌거나 앞으로는 관찰을 많이 하고 관찰력을 기르도록 노력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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