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그간 평안하셨습니까. 올해들어서 편지를 쓰는 것도 처음이고, 문예창작 3년 역사 중에 엄마께 편지를 쓴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어떻게 써야될 지는 잘 모르겠는데 하여튼 어버이날을 기념해서 한번 써보겠습니다. 음... 어버이날을 맞아서 그냥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해야되나. 카네이션을 못 드리는 건 아쉬운데, 오늘도 교장선생님이랑 배드민턴 내기가 있어가지고 사러 못갔어요. 뭐 마음이 중요한 거니깐. 죄송함돠. 뭐 딱히 쓸 말도 없네. 초등학생 때 같으면 게임을 안 하겠습니다 라던가 편식을 안 하겠습니다 같은 거라도 쓸 텐데 지금은 뭐 딱히 쓸 것도 없네요. 평소에 존댓말 안하다가 하니까 좀 어색하긴 한데 그렇다고 편지에 애들한테 쓰듯이 쓸 수도 없고 해서 이렇게 하는 점 이해좀 해주세요. 음... 앞으로는 말도 잘 들을게요. 편지쓸 때마다 하는 말인데 이것말고는 쓸 게 없는 것 같아서 말이죠. 음...??? 뭐 그렇습니다. 그럼 여기까지 쓸게요. 앞으로도 기분 좋은 나날 계속 되시길 바라고, 오래오래 사세요. 엄마 사랑해요.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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