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24 월요일
새로운 한 주니 역시 지난 주말 이야기들로 바쁘다. 목요탕 갔다 온 것, 결혼식 다녀온 것, 김장한 것들이다. 특히 정미네는
김장하면서 엄마친구들인 필리핀 아줌마들과 아이들이 와서 신나게 놀았던 것으로 목소리가 크다. 한국아빠와 한국아이들이라 해서
엄마쪽도 반이니 반은 한국사람, 반은 필리핀사람이라 다시 이야기해준다. 양쪽이 다 자기네 고향이니 더 좋을 거라고 은근히 부러운
듯 이야기하니 흐믓해한다.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몇몇 되는데 엄마들의 성향따라 위축되기도 한다. 자기긍정이 없는 엄마들의
아이들은 같이 소극적이 된다. 그러니 엄마나라 말은 물론 배우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편 모든 말들은 다 나름대로 아름답고
가치있기에 여기서 조금씩 노력해본다. 다름이 벽이 아니라 그 독특함으로 충분히 존재가치가 있기에 열심히 자기 긍정심을 기르려
한다. 무엇보다 소중한 자기를 인정함으로써 다른 사람과의 소통도 원활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세상에 하나뿐인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일부터 우린 함께 애쓰고자 한다...
2008. 11. 25 화요일
영진이가 감기걸려 안왔다, 하긴 온 아이들도 감기약들을 들고오니 별 차이는 없다. 그래서 집에 가는 버스정류장에서 배웅하면서
홍석이편으로 빨리 나으라는 위문편지를 보낸다. 내일이면 얼굴 볼 수 있겠지... 날이 으슬하니 안에서 물감을 풀어 손도장찍기를
한다. 먼저 휴지에 물감들을 곱게 물들려 종이스탬프를 만든다. 저마다 다른 색깔들을 맡아서 부지런히 손을 놀린다. 거기에
손가락으로 꼭꼭 눌러서 나름대로 모양을 낸다. 동물부터 나무, 구름, 산, 하트 .. 그러다가 나무로 찍어서 가장자리를 꾸미기도
한다. 다들 멋진 미술가다.
2008.11. 26 수요일
우정이는 늘 재형이 형의 태권도가 끝나면 학교에 들러 태권도차를 같이 타고 집에 간다. 내가 차 태우러 날마다 데려다주는데
아이들이 같이 따라 온다. 은미가 특별히 우정이 손을 잡고 데려다준다고 한다. 그래서 같이 가면서 맡기고 옆에서 지켜보니 정말
잘 데려준다. 그래서 다음에 기회 되는대로 해보라 한다. 동생이 없는 은미니 누나노릇하고 싶은가 보다. 5살부터 13살까지 있는
재미팡팡 아이들이 서로들 가족처럼 챙겨주는 모습이 너무 이쁘다. 요즘 하나 둘인 아이들은 집밖에서 이렇게 어울리면서 새롭게
관계맺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이다. 핏줄이 아니라도 형제남매가 될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2008. 11. 27 목요일
날씨가 추우니 따뜻한 차가 그리운 때다. 그래서 수정과를 끓인다. 감기에도 좋고 향도 그윽하다. 냄새는 싫다 하지만 맛이 좋으니
그래도 잘 마신다. 요리의 날이니 양파구이를 한다. 처음하는 거라 어떤 아이들은 매워서 안먹는다는 등 했지만 구우면 매운맛은
사라지고 단맛만 난다. 그러니 오히려 서로 먹기 바쁘다. 다행이다. 새참하는데 아이들이 집에서도 혼자 해먹을 수 있도록 간단하게
하려 한다. 먹을거리를 스스로 만드는게 자립의 바탕이 아닐까 싶다. 즐겁게 요리하면서 건강챙기는 거도 같이 한다. 무엇보다 몸
건강이 우선이니 말이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라 하지 않는가...
2008. 11. 28 금요일
어제 영어그림책 ‘메이지의 장난감상자‘를 읽고서 나만의 장난감상자를 만들다가 이어 오늘도 만든다. 여러 가지 자기가 갖고 싶은
것들을 그린다음에 색칠해서 담는다. 나도 인형이며, 배며 그려넣고 아이들도 이것저것 그리는데 ’보물상자‘라 붙이기도 한다.
상자를 나름대로 개성껏 꾸미고 홍석인 줄도 매단다. 거기다 컴퓨터도 매달고 몇 개나 더 종이상자들을 덧붙여 단다. 주렁주렁 여러
상자들을 자랑스럽게 보여준다. 영진인 앞장을 열심히 꾸미고, 은선, 다현인 종이인형들을 그려 담고 대현인 여러 자동차들을
담는다. 나만의 장난감, 보물상자들이 가득찬다. 종이 하나로도 이렇게 행복하다. 보물은 늘 여기 가까이에 있다. 그걸 느끼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이 만족감,, 아주 작은 것으로도 우린 충분히 행복하다.. 행복은 지금 여기에 있다..그래 우리 모두가
또 서로에게 보물이다. 아름다운 인연으로 가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