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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팡팡 11월 4 주 이야기
작성자 옥동초 등록일 09.04.27 조회수 230
2008. 11. 17 월요일
날씨가 갑자기 춥다. 살얼음이 언다. 그래서 더욱 밖으로 나간다. 칼바람이 귀를 때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린 뛰어간다. 그냥 마구 달린다. 볼이 빨개지도록 숨차게 한바탕 운동장을 돌고나니 몸과 마음이 가쁜하다. 가쁜 숨을 몰아쉬고 나서 모과차를 만든다. 향긋한 모과냄새와 노오란 색이 마음을 따듯하게 한다. 설탕을 뿌리다가 몰래 찍어 먹으며 맛난 겨울준비를 한다. 그렇게 달콤한 겨울을 맞이한다...

2008. 11. 18 화요일
드디어 동장군이 오셨나 연신 춥다..하긴 소설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그럴만 하다. 추워야 겨울이니 즐겁게 맞이해야지, 시린 손을 비비면서도 철봉에 매달리고 사다리 타기에 열심이다. 그러다 축구한판 벌인다. 골키퍼가 세명, 달리는 사람은 시도 때도 없이 바뀐다. 그냥 공가지고 노는 거다. 규칙도 제멋대로고 아무튼 신나게 뛸 뿐이다. 나는 깍두기로 이 모둠, 저 모둠에 부르는대로 숨가쁘게 움직인다. 이젠 몸에 땀이 나고 마음도 덥다. 훈훈해진 채 모래밭으로 가 눕는다. 더 투명해진 하늘이 머릿속까지 시원하다. 경쾌하다. 겨울을 즐기자...

2008. 11. 19 수요일
동물들이 나오는 그림책들을 보고 종이로 동물인형접기를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로 만드는데 뱀, 개구리, 공룡들이 되어 위아래로 손가락을 넣어 움직인다. 내가 숲속 요정과 햇님을 만들어 이름붙이니 저마다 이름들을 붙인다. 그리고 서로 이야기한다. 나는 숲에서 왔어 너는 어디에서 왔니... 그러다 이야기가 한편의 동화처럼 이어진다.. 햇님의 역할도 들려주고 고마움도 느끼고 인형들의 말잔치가 벌어진다.. 그러다 저마다 캐릭터그리기에 바쁘다. 한쪽에선 한자동아리가 생긴다. 우리네 말의 70% 이상이 한자니 생활에서 찾아본다. 요일을 물으니 다들 잘 알고 있고 흥미가 많으니 점점 더 넓히려 한다. 말은 세계를 여는 첫 관문이니 새로운 영역을 가보려한다. 우리 말부터 다른 나라 말도 관심가는대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탐험해보련다. 재미팡팡하게 즐거운 여행이다...

2008. 11.20 목요일
그림책 ‘여우의 지혜’를 함께 읽고 흉내내기 해본다. 다람쥐집에 불이 나서 숲속동물들이 여우의 말을 듣고 시냇물을 함께 퍼다 날라 끄는 이야기다. 돌아가면서 여우가 되었다가 여러 동물들이 되었다가 한다. 겨울이라 물보다는 양동이에 모래를 나른다. 낑낑대며 다람쥐 집의 불난 것을 열심히 끈다. 마침내 불은 꺼지고 모두 기뻐한다. 서로 도우며 어려운 일을 해결하는 멋진 모습이다...역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때 기쁨이 더 큰 듯싶다.
영어 그림책 ‘메이지의 농장’을 읽고서 자기만의 농장을 만든다. 알록달록 문들을 달고 좋아하고 기르고 싶은 동물들을 그려넣는다. 홍석인 사람 집도 만든다. 낱장으로 시작했는데 점점 더 넓어진다..동물들도 더 많아지고 나무도 풀들도 구름도 꽃들도 더 많이 담는다...풍성해지는 농장덕분에 자연도감책을 더 보고 알게 되어서 좋다...농장에 놀러오세요..

2008. 11. 21 금요일
겨울은 겨울이다. 바람이 얼굴을 차갑게 스치고 하늘은 검다.. 그래서 이런 날 우리 아늑한 도서관에서 영화를 본다. 되도록이면 우리 애니메이션을 보려주려 하다 찾은 영화 “망치‘다.
얼마 안되는 우리 영화인데 어린 소년인 망치가 섬을 지키려는 모험이야기라서 아이들의 눈이 반짝반짝이다. 자기 또래가 주인공인데다 이름도 우리이름인 망치라 더 친근히 느끼는 듯 하다..신나게 영화를 보고나서 가볍게 현미쌀과자를 만들어 먹는다. 가끔가다 입이 궁금해 과자를 먹고 싶어하는 걸 이렇게 충족시킨다. 먹고 싶은 걸 참기보다 몸에 좋은 걸로 해서 만들어먹으면 된다. 스스로 만드니 애정이 생겨 잘 먹고 시판 되는 과자보다 하나도 안 달지만 구수한 맛에 나름대로 입을 길들일 수 있어 좋다. 과자잔치에 즐거운 한 주 마무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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