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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팡팡(보육실) 7월 1주 이야기
작성자 옥동초 등록일 09.04.27 조회수 217

2007. 7.2 월요일
“가족앨범”을 읽어주다. 연이어 몸과 성에 관한 이야기다. 가족내 아동 성폭력을 다룬 이야기다. 성폭력상담소에 나온 통계를 보면 아동성폭력은 대부분 아는 사람들로부터 이뤄진다. 일상속에서 아동성폭력주제를 다룬 그림책이 별로 많지않은데 그래서 이 책은 탁월하다. 위급한 상황에서 무기력한 아이들이 어떻게 그 상황을 대처해야하는지 잘 알려준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자신의 느낌에 대해 잘 알아야하고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하고 표현을 해야한다. 그러려면 평소에 자기 이야기를 잘 할 수있어야한다. 그동안 어른 앞에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자라왔던 나의 어린 시절에 비하면 지금이야 너무나 말을 잘하는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감정표현에 서툴다. 나도 아이들도 같이 제대로 감정을 드러내는 과정을
여기서 날마다 같이 겪고 있다. 조금씩 성숙해지길 바라면서...

2007.7.3 화요일
봉숭아물을 들인다. 지난 달에 아이들이 심은 것과 집에서 뜯어 온 것으로 한다. 운동장 등나무아래 의자에 모여 각자 돌멩이를 주워와서 찧는다. 홍준이도 어찌나 야무지게 찧는지 그 모습이 너무 귀엽다. 다 찧는대로 봉숭아 큰 잎으로 감싸서 무명실로 칭칭 감아 묶어주었다. 손가락이 아프지않게 묶으면 꽉 묶어달라해 묶어주면 또 언제 풀러요한다. 연희는 매니큐어 때문에 못한다며 너무나 아쉬어한다. 내일은 꼭 지우고 와서 한단다. 남자 아이들은 다 물들이고 조심히 놀아라했지만 얼마못가 이내 다 어디론가 풀려나가버렸다. 두근두근거린다면서도 그게 재밌다는 종석이.. 화끈거리는 그 느낌이 이상하기도 재밌기도 하나보다.
아이들 물들여주는라 난 맨 손톱이지만 손가락마디마다 곱게 물들었다. 머리맞대면서 서로 이렇게 찧어야 돼 하면서 가르쳐주고 하는 모습이 흥부네 아이들 같다. 어느새 후덥지근한무더위는 가버린 하루였다.

2007.7.4 수요일
홍석, 홍준, 용준과 “내가 누군지 아무도 모를거야”라는 책을 보고 탈을 만들다. 잘못한 아이가 혼날까봐 자기 얼굴 못알아보게 탈을 쓰고 노는 이야기다. 연극하는 형아,누나들 탈들을 써보기도해서- 재우는 그대로 흉내내서 만들어 쓰곤 했다.- 익숙한 탈이다. 용준이는 눈 이 많은 파란 도깨비를, 홍석인 뿔이 두개 달린, 홍준인 자기처럼 귀여운 도깨비를 그린다. 탈쓰고 서로 놀이를 하다. 비오는 날이라 “오늘은 햇님안떠요”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노랫말로 몸짓을 했는데 지렁이가 돼서 기어다니는 아이들.. 다들 오통통한 지렁이들이다.
어제이어 못들인 아이들이 봉숭아물을 들인다. 밖에 비가 와서 실내에서 돌멩이들을 주워와서 찧는다. 오늘은 다들 몇 개씩 들인다고 한다. 백반도 곱게 갈아주고 나니 알아서 척척 꽃잎 하나 이파리 하나, 백반알갱이 하나 놓고서 잘 찧는다. 다 들이고나서 연극연습하다. 다음 주로 다시 정해지다. 그런데 종석이가 홍보지에 자기얼굴없다며 삐져서 자긴 안한단다. 그림그린 아이들이 실수로 빠뜨린 모양인데 마음이 상했나보다. 그래 아이들이 사과하고 달래보기도 했건만 그냥 어슬렁거리기만 했다. 아무튼 되는대로 연습하고 노래도 불렀다. 공연뒤 부를 노래인데 남자아이들과 여자 아이들이 부르고싶은 노래가 달라서 따로 부르기로 했다. 마음 한데 모으기가 쉽지 않다. 종석이도 마음이 풀어져야 할텐데..

2007..7.5 목요일
계속 봉숭아 물들이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있어서 집에서 되는대로 따왔다. 연희는 엄마가 이쁘다며 다 물들이라 해서 한쪽 손가락을 다 들인다. 물들이고싶은 아이들은 스스로 물들이고 한쪽에선 동아리 활동이 열심이다 4학년의 혜빈, 혜림, 소연이가 책을 만든다. 민영이와 은선인 지난 주에 못그린 친구얼굴 그리기를 한다. 조금씩 재미팡팡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숙제하고 책보고 활동들을 해나간다. 자기 할일-숙제 및 학습지- 하고 하루에 책 한권씩 읽고 함께 하는 활동-만들기, 노래, 연극. 회의, 동아리.등에 참여해야 간식도 먹을 수있다고 저희들끼리 강제도 하면서 말이다. 스스로 자기 리듬을 짜면서 공부도 하고 논다면 더할 나위없다. 자기 관리라는게 하루 아침에 되지 않지만 조금씩 연습해나가고자 한다. 여럿이서 하다보니 분위기가 중요하다. 거기서 같이 만들어가는 거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노는 재미팡팡 친구들... 무엇이든 열정과 노력으로 이 공간이 이뤄지길 바란다.

.2007 .7 .6 금요일
홍석, 홍준, 용준이랑 “신나는 텐트치기”와 “입안에서 사라락, 사라락,” “똥떡”을 읽다.
홍준이가 졸렵다해서 이불깔아주니 다들 같이 눕는다. 그래서 누은 채 우리도 야영한다며 책을 보다. 여럿이 누으니 잠이 올 리 없고 장난한다. 자는 시늉도 하다가 뒹굴뒹굴거리다 다시 다 일어나 무슨 슈퍼맨 놀이를 한다. 홍준인 지난 번에 만든 탈이 마음에 안드는지 다시 그리고 용준이도 다시 그린다. 그러다 1,2학년이 와서 과제인 쓰기를 하고 진흙놀이하러 나갔다. 비온 뒤라
땅이 질어 흙놀이하기엔 딱 좋다. 지난 번에 만들어 숨겨놓은 흙공이며 세모네모가 있는 의자로 모였다. 혜빈이가 주먹밥을 만들고, 연희는 재우한테 좁다고 투덜거리면서 다른 데로 옮겨간다. 3학년도 오고 4학년 명길이도 와서 흙공으로 멀리, 높이 던지기를 하다. 1학년은 철봉의 낮은데서부터 큰 아이들은 정글짐너머 미끄럼틀까지 다들 자기 힘껏 던진다 . 그러다 혜빈이가 정글짐으로 흙공을 던지면서 높이 못가서 철대에 붙었는데 재미있는지 붙이기 시합이 벌어졌다. 철대에 붙이기란 쉽지않아서 어쩌다 붙으면 환호성을 지른다. 흙가지고 놀면서 손에 흙물도 벌겋게 들고 말라가는 자국을 손씻느니라 떼어내는것도 재밌다. 오랜만에 흙속에서 마음껏 노니 마음도 즐거운지 아이들의 얼굴에도 흙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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