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 비대칭의 반신 비대 이덕철. 연세대외과대학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우리 몸은 대부분 한 쌍의 기관을 가지고 양쪽 대칭적으로 분포하지만 거울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완벽한 대칭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눈이 서로 다르고, 또 어떤 사람은 턱이 비대칭이며,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양손이나 양 발의 크기가 달라 장갑이나 신발을 살 때 당황스러운 경험을 겪기도 한다. 이렇게 신체의 양측의 크기가 꼭 같지 않은 건 정상 신체에서도 흔하지만, 그 차이가 일정 범위를 넘어서면 반신 비대라는 의학적 질환으로 분류한다.
반신 비대란? 의학적으로 반신 비대는 신체의 양측이 정상 변이 범위를 넘어 비대칭으로 보이는 것으로, 양측 성장 불균형이 5% 이상일 때로 정의한다. 이러한 반신비대는 신체에 전체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팔 다리나 손발 등 신체의 일부분에서만 성장이 달라 크기가 다를 수 있다. 여성에서 남성보다 1.5배 많으며 우측에 더 흔하고, 인구 만명에서 10만명 당 한명이 발생하여 비교적 드문 질환이다.
원인 선천성 반신비대의 경우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발생기 세포 분열의 불균형이나 성장과다 등으로 추정하며, 출생시부터 차이를 보이기 시작하며, 연골조직, 근골격 구조의 발육이 좌우가 달라 비대칭을 보인다. 뼈의 발육은 대개의 경우 자신의 나이에 맞게 정상적인데, 반신 비대를 보이는 쪽의 내부 장기 역시 크기가 증가 되기도 한다. 가족성 반신비대는 우성 유전을 보여 갖고 모두에게 나타난다. 하지만 반신 비대는 암이나 관절염, 골수염, 활막염, 골절 등에 의한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질병을 감별하기 위하여 철저하나 검사가 필요하다. 신경섬유종증에서 중배엽의 이형성으로 사지의 발육이 달라 질 수 있고, 림프종, 혈관종, 지방종증, 골 이형성증 등에서 림프나, 혈액의 흐름이 달라져 사지의 발육이 비대칭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진단 정상 범주를 벗어나는 의학적 반신비대가 있는 사람들은 암의 발생이 증가 할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특히 윌름종양, 부신암, 간모세포종, 부신피질 선종, 신경모세포종, 갈색세포종, 신세포종과 같은 암의 발생이 증가 할 수 있다. 따라서 소아기의 7세까지는 매 3개월 마다 진찰과 초음파 검사 등을 받아야 하고, 그 이후 성장기가 끝날 때까지 6개월 마다 신체검사와 진찰을 받는 것이 추천된다. 그 외 진단시 의심 증상에 따라 엑스레이, 림프 조영술, 복부초음파, 간기능, 신기능검사, 간암표지자 등을 시행할 수 있고 유전성 질환이 의심될 때는 염색체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반신비대 환자들은 이로 인하여 자존감 저하,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 사회학적으로 고통과 당혹감을 느낄 수 있고, 양쪽 하지 길이 차이로 인한 보행이상, 척추 측만, 통증 등이 유발될 수 있으며 의복이나 신발을 신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치료 이에 대한 치료는 정신 심리학적인 지지와 더불어 보조신발, 보조기착용이나 기능적 또는 미용적목적의 외과적 수술까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러한 신체적 특성을 잘 받아드리고 오히려 장점으로 만들려고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국내의 한 유명한 마라토너는 양쪽발의 차이가 4cm이나 났고 평발임에도 이를 극복하고 금메달리스트가 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나는 솔직히 마라토너로서 갖춰야 될 것들이 많이 부족했다. 스피드도 일반 사람들 정도 수준이었고 특히나 평발에 짝발이라는 점은 마라토너로서 가장 취약점이었다. 이런 것들을 뛰어넘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고 어떻게 보면 그런 부족한 점들이 나에게 큰 약이 된 셈이다” 라고 그의 겸손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보여준 바 있다. 누구에게나 한 두가지 단점이나 신체적 약점들이 있지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면서 그 단점까지 극복하고자 더 열심히 노력한다면 삶이 조금 더 풍성하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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