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세균과 건강
이덕철 연세대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장내 세균과 건강
최근 장의 기능에 대한 새롭고 다양한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 장은 체내로 들어온 음식물에서 영양분을 흡수하고 배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신체 면역 기능의 발달과 조절, 그리고 건강 유지와 질병예방에 도움을 주는 장내 세균의 거주 환경 제공 등 다양한 기능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먹는 음식에는 수많은 세균과 바이러스, 곰팡이 그리고 건강에 해로운 독소들이 다량 함유되어있다. 따라서 장관에서는 이러한 유해 물질들을 처리하기 위해 면역조직이 잘발달되어 있고 각종 면역 세포와 면역관련 물질 등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사람의 장은 총 8~9미터 정도의 길이이고 장 점막은 윤상 주름과 융모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들에 의해 표면적이 급격히 증가하여 평면으로 폈을 때 약200㎡에이른다.
인체의 장에는 약 400여 종의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그 무게가 약 1~2kg에 달한다. 그 속에는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유해균과소화를촉진하고, 영양소를 생성하며, 면역강화와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유익균이 함께 공존하며 균형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건강하지 못한 식생활 습관이나 무분별한 약물 복용 등으로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깨지면 유해균이 과다 증식하게 되고 각종 자동면역질환, 알러지, 염증성 질환, 동맥경화와 심지어 암 발생도높아지는것으로알려져있다.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
장점막의 세포들은 건강한 상태에서는 서로 단단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장내의 음식물이나 독소들이 체내로 유입되지 못하지만 장내 환경이 건강치 못하면 장세포 사이의 틈새가 생겨 장내의 유해
균이나 독소들이 쉽게 유입될 수 있다.
이로 인해 만성적인 피로감이나 면역기능 저하, 아토피나 비염, 알레르기 등이 발생하고 장 기능의 저하로 설사와 변비, 복부 불편감이나 팽만감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된다. 장내 유해균 증식과 관련된 요인은 과도한 음주와 흡연, 스트레스, 항생제와 부신 피질 호르몬의 오남용, 육류 중심의 식단과 과식, 폭식 등의나쁜 식생활 습관이다.
과도한음주와흡연, 그리고 스트레스는 지속적으로 수많은 유해물질이 체내로 유입되고 이를 중화시키기 위해 해독과 면역기능이 고갈되어 장내 유해균이 증식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무분별한 항생제 복용은 장내 유해균뿐아니라 유익균도 함께 죽일 수 있는데, 특정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유해균은 죽지 않고 살아남게 된다. 이때 이들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익균이 부족하기 때문에
유해균이 지나치게 증식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육류 중심의 식사나 폭식 등 나쁜 식생활 습관도 유해균의 증식을 촉진시킬수있다.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비만, 대사증후군, 지방간,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자가면역질환과 궤양성대장염, 대장암 등이 장내 세균총의 균형과 관련이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유산균 등의 유익균을 증가시키는 식생활 습관이 질병예방과 건강 증진에 중요하다.
우리 몸에 유익한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에서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있는 세균을 의미하며 유산균이 대표적이다.
유산균은 우리 몸에 이로운 세균으로 당을 분해하여 젖산으로 만들 수 있는 세균인데, 그 종류는 12종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발효 음식들에 많이 들어 있는데, 장내 유해균을 없애고 점막기능을 좋게 하는 정장작용, 영양소 소화 및 흡수 증강, 면역증강, 그리고 장내에서 비타민과 영양소 생성,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 등 신체건강과 질병예방에 도움을준다.
우리들 주변에 있는 식품들 중 잘 익은김치, 요구르트, 청국장, 생 막걸리, 고추장, 치즈등에많이들어있다.
미역, 다시마와 같은 식이 섬유는 인체의 소화효소로 분해되지 않는 물질인데 장내 유익균은 이들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얻고 증식에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식이 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유산
균의증식에도움이된다.
장내 유익균 특히 유산균을 많게 하여 건강 증진과 질병예방을 이루려면 우선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그리고 스트레스 경감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발효식품과 식이 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평소 복부 불편감이나 팽만감, 소화 불량, 반복되는 변비와 설사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유산균이 함유된 건강 보조식품을 복용해 보는 것도 도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