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초등학교 로고이미지

RSS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길들인다는 것은 - 「어린왕자」를 읽고
작성자 박채니 등록일 15.03.22 조회수 132
첨부파일

길들인다는 것은 - 「어린왕자」를 읽고


어린왕자가 이렇게 어렵고도 심오하고도 철학적이면서 아름다웠는지 정말 몰랐다.

나는 어린왕자가 만난 여러 인물들 중에 여우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어린왕자’ 속 여우가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러 여우들처럼 간사하고 멍청하지 않고, 영특해서 반가웠다.


여우는 어린왕자에게 말한다.

<나는 네가 없어도 괜찮고, 역시 너도 내가 아쉽지 않을 거야.

  네게는 나라는 것이 몇 천 몇 만 마리의 여우와 같은 여우에 지나지 않을 테니까. 그렇지만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 아쉬워 질거야.

  내게는 네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이가 될 것이고, 네게는 내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것이 될거야...>

어린왕자는 여우를 길들였다. ‘길들인다’는 것은 사전적 의미로 익숙하다는 것이다.


내가 뭔가 길들이진 않았나 생각해보니 우리집 구피들을 길들였다고 생각한다. 구피어항을 두어번 정도 두드리면 구피들이 위로 올라온다. 밥을 주기전에 내가 항상 두드려서 자는 애들을 깨우고, 놀던 애들을 부르고, 싸우는 애들을 말린 후에 주는 신호이기 때문에 언제든 세 번이나 네 번이나 다섯 번은 절대 안되고 꼭 두 번 두드려야 하는데, 애들이 좀 멍청한 관계로 마구 두드려도 올라 온다. 어쨌든 올라오니 길들인건 마찬가지 이다.


사람들도 알게 모르게 사물에 길들여지는데 신호등의 신호에 따라 움직이고, 택배아저씨의 소리에 누구보다도 더 빠르게 반응하고, 치킨냄새나 피자냄새에 모두가 콧구멍을 벌름거린다. 등등. 우리는 모두가 알게모르게 길들여져 있는 것이다.


어쩌면 길들여져서 불편하고 짜증날 때도 있지만 길들여진다는 것을 거부한다면 외롭지 않을까?

이전글 상처에 후시딘보다 치유를 - 「용기는 파도를 넘어」를 읽고
다음글 진화된 책을 만나다 - 「랍토르」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