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로 있던 1940년, 경상북도 안동의 어느 집에서 오래 된 책 한 권이 발견되었다. 이 책은 바로 <훈민정음> '해례본'이었다. 한글을 왜 만들었으며 어떤 원리로 만들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놓은 책이었다.

<훈민정음> 해례본에는 당시 예조판서였던 정인지가 쓴 글이 실려 있는데, 그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이러하다.

'한글은 백성들의 편리를 위해 만든 동시에 유교의 가르침을 배우게 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 다.' 

백성들에게 유교의 가르침을 배우게 하기 위해 만든 글자라는 점부터 살펴보자면 조선은 고려와 달리 유교를 나라의 근본 사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백성들은 유교를 잘 모르고 여전히 예전처럼 불교를 믿으면서 불교문화에 익숙한 채로 살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나라는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뀌었는데 백성들은 여전히 고려의 백성이나 다름없으니 조선의 백성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상과 문화를 심어 줄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세종의 한글 창제가 이렇게 깊은 뜻이 있었는지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