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8번째 도전…‘65점 합격’에 환호 터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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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을석 | 등록일 | 11.11.09 | 조회수 | 121 |
이런 분들이 진정으로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한 번 읽어보세요. ------------------------------------------------------------------------------------ 458번째 도전…‘65점 합격’에 환호 터지다 [뇌병변·지적장애 딛고 ‘운전면허’ 딴 경상선씨]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다시 운전면허 시험장에 들어섰다. 8년째 그의 도전을 지켜본 면허
시험장 직원들도 숨을 죽였다. 그가 시험 50분 만에 종료 단추를 누른 뒤 ‘65점 합격’ 화면이 뜨자 모두가 환호했다. 필기시험 458차례, 인지 값 237만8000원을 들인 끝이었다. 그 뒤 기능·주행 시험은 각각 2차례 만에 합격했다.
8년 동안 무려 462차례 도전한 끝에 지난달 12일 운전면허증 을 딴 의지의 사나이 경상선(32·중복장애 1급·충북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씨는 7일 오후 자신의 얼굴이 담긴 ‘2종 보통 자동차운전면허증’을 받아들고 누구보다 밝게 웃었다. “나는 나를 믿었습니다. 이제 어디든 갈 수 있으니 꿈을 따라 갈 겁니다.” 뇌병변(3급)과 지적장애(2급)를 함께 지니고 태어난 그는 지적장애 특수학교인 청주 혜원학교를 다녔다. 고교 과정까지 졸업했지만 뚜렷한 직업 없이 지내던 그는 2004년 운전면허 취득에 도전했다. “집에만 있으니 답답해서 드넓은 세상을 맘껏 돌아다니고 싶었죠. 대중교통 이 있지만 내 맘대로 가려면 면허증이 필요하다고 여겼습니다.” 쉽지 않았다. 그해 5월21일 처음으로 시험을 봤지만 참담했다. 20점도 안 됐다. 그해만 53차례 시험을 봤다. 30~40점대에 머물렀다. 꾸준한 독학으로 꽤 이해는 했지만 문제를 읽는 속도와 답을 표기하는 것이 문제였다. 장애 때문이었다. 2008년 92차례, 2009년 85차례나 시험을 봤다. 400차례 넘게 시험에 떨어지자 어머니 이은정(58)씨도 만류했다. 이씨는 “성치 않은 몸으로 버스 를 갈아타고 1시간 넘게 가야 청원군 가덕면에 있는 면허시험장에 이르는 게 안쓰러워 몇 번이나 그만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시험 때마다 6000원어치를 붙여야 하는 인지 값만 200만원이 넘었다. 노동으로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는 아버지(63)에게 인지 값은 물론 버스비 를 타기도 눈치가 보였다. 고비였다. 고심하던 그에게 ‘구세주’가 나타났다. ‘면허시험계의 전설’인 차사순(70) 할머니의 합격 소식이었다. 차 할머니는 2005년 4월부터 959차례 도전해 실패한 뒤 지난해 5월 960차례 만에 운전면허증을 땄다. 광고에까지 등장해 차를 운전하는 할머니가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할머니도 합격하는데 나라고 못할 것 없다는 마음에 다시 힘을 냈죠.” 하지만 그는 올해 12차례를 포함해 2010년 이후에도 50차례 더 낙방했다. 합격선(60점) 언저리를 맴돌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장만수(46) 청주면허시험장 선임과장은 “경씨는 1987년 청주 운전면허시험장 이 생긴 이래 최다 응시자”라며 “장애에 굴하지 않는 경씨의 도전은 감동 그 자체”라고 말했다. 경씨는 “면허증은 내 꿈의 끝이 아니라 출발점”이라며 “차나 직업이 생겨 운전할 수 있으면 좋은 사람, 좋은 곳을 찾아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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