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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되어라 - 덕풍교육 7
작성자 형석고 등록일 24.07.16 조회수 11

밥이 되어라

- 덕풍교육 7

 

 

죽음이 나를 살린다는 걸 안다.

말씀으로 영혼을 살리는 것과

밥으로 온 죽음이 몸을 살리는 것을.

 

말과 몸가짐은 몸을 떠나면 죽는다.

그 말을 눈귀로 받아 쟁이면 내가 되어

옳고 그름의 길을 만들며 산다.

 

밥도 뿌리를 떠나면 죽는다.

여러 손길로 온 정성을 모시면 내가 되어

피, 살, 뼈, 털이 되어 내 몸이 된다.

 

밥은 말씀이나 몸가짐이라서 잘 받아 먹으면 내 삶이 아름답고

밥은 숨 떠난 몸이지만 잘 모시고 내 몸 잘 섬기면 튼튼하다.

 

그러니 내 몸과 맘이 되는 덕(悳)을 아는 게 밥을 먹는 이치다.

그래서 밥 한 그릇에 하늘과 땅과 사람이 깃들어 살림의 샘이 된다.

 

학교나 사회나 밥을 가르쳐야 한다.

죽음으로 부활하는 나를 깨달아 

나를 다시 남에게 생명이 되도록 

'잘 먹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를 알려 주어야 한다.

 

내 영혼의 밥이나 내가 이룬 밥을 다른 이가 받지 않고 버리면 좋겠는가?

그렇지만 주고도 바라지 않으면 그 또한 그윽한 덕(현덕 玄悳)이다.

그러니 모든 밥 먹을 때 겸손의 밥그릇으로 받아 잘 삼켜야 한다.

 

밥이 되어라.

이것이 선생이 몸으로 보여주는 가르침이다.

빈 그릇 하면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비워라.

내가 받은 게 덕분의 희생이나 거룩함이니,

잘 받아서 잘 누리고 다시 나누는 게 흐름이다.

 

밥이 되어라.

죽음은 죽지 않고 도는 생명이니

작은 일도 살림의 씨앗이니 나를 살피고 남을 기억하라.

선행은 내가 남을 담아 잘 살고 그걸 그대로 넘겨 주는 거다.

그러면 내가 밥이 되어 세상을 먹여주는 하느님이 된다.

 

밥 먹는 일(食事)이 모든 일(萬事)이니 

밥을 알면, 하늘의 이치와 땅의 생성과 사람의 도리가 선다.

빈 그릇을 실천하며 큰 누리에 사는 배움이에게 알음앓이를 가르치는 게 교육의 도(道)이다.

 

또 다시 밥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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