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도 감동시킨 효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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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신은경 | 등록일 | 12.06.07 | 조회수 | 391 |
옛날, 어느 마을에 나무꾼 부부가 살았습니다. 만수라는 이름을 가진 이 나무꾼은 마음씨 착하고, 일 잘하고, 또 부모님께 효도하 는 훌륭한 나무꾼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을에서는 물론 온 고을에 이름이 나 있었습니다. 그러나 걱정이 있었습니다. 낮에는 산에 가 서 나무도 해 와야 하고, 농사철에는 농사도 지어야 하고 부모님께는 효도를 해야 하는 등, 너무나 힘든 생활이었습니다. 그러다 보 니 몸이 고단하고 힘이 들어 그만 병이 나고 말았습니다. 어느 날 밤, 달빛은 고요히 창가를 비추고 철없이 잠든 어린 자식들을 보니 한심스러웠습니다. 더구나, 늙으신 부모님과 착하고 예 쁜 아내를 이 세상에 남겨 두고 저 세상으로 간다고 생각하니 더욱더 걱정이 되어 근심 걱정이 태산 같았습니다. 그래서, 몸이 아픈 것도 참고 하나님께 빌었습니다. "하나님, 제 몸이 열이라도 제 구실을 못할 터인데 제가 죽어서 저승으로 간다면 어찌 하겠습니까? 하나님이 시키는 일이면 무슨 일 이든지 하겠사오니, 저를 이 세상에 더 살게 해 주십시오. 칠 년 만 더 살려 주신다면, 못 다한 효도도 더 하고 자식들도 장성하 여 나 없이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발 보살펴 주십시오." 그러나, 운명의 날이 왔습니다. 하나님은 저승사자 한 사람을 만수에게 보냈습니다. 만수네 집에 도착한 저승사자는 만수의 하는 일 을 이른 아침부터 온종일 살펴보았습니다. 아픈 몸을 일으켜 새벽 다섯 시면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부모님 방에 들어가 아침 문안 인사 를 올리고 보살펴 드리고, 소, 돼지 먹이를 주고, 닭장으로 가서 알을 꺼내고 모이를 주고 청소를 한 다음, 들에 나가 꼴 짐 을 한 짐 베어 가지고 돌아와서 울안의 동물들에게 신선한 풀을 먹이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에야 동쪽 산마루에 해가 떠오르고 날 이 밝았습니다. 아침을 먹은 만수는 얼른 지게를 지고 산에 가서 땔나무 한 짐을 집채만하게 지고 와서는 부엌에다 부렸습니다. 그리 고는 들로 농기구를 메고 나아가 일을 하였습니다. 닷새가 지나자 만수는 그 동안 산에서 해다 모아 두었던 땔감을 수레에다 싣고 읍 내 장거리에 가서 팔았습니다. 병드신 노부모님 약을 짓고 또, 아이들 옷과 부모님 잡수실 자반 생선 몇 마리를 지게꼬리에 매달 고 만수 자신은 돈을 아끼느라고 고구마 두 개를 사서 먹고는 부지런히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저녁이 되자 집에 돌아온 만수는 힘이 부치고 병은 더 심했으나, 부모님이 아시면 걱정하실까 걱정이 되어 속으로 꾹 참고는 부모님 방에 들어가 약을 드리고는 팔다리를 주물러 드리면서, 옛날 얘기책을 읽어 드리기도 하였습니다. 이 광경을 본 사자는 아무리 저승사자라 해도 만수의 목숨을 하늘나라로 데리고 갈 수는 없었습니다. '어찌한다?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만수를 데리고 가지 말까?' 그러나, 어찌 저승사자인들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빈손으로 하늘나라로 돌아간 저승사자는 하나님께 청을 하였습니다. "하나님, 제가 하늘나라 저승사자가 되기 전에는 이 세상에서 제일 이름났던 의원이었습니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허락만 하신다면 효자 만수 도령님 댁 강아지로 태어나서 칠 년만 만수도령을 도와 드렸으면 합니다." 이 말을 들은 하나님도 만수를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 하늘나라 왕이라 한들 만수도령과 같은 효자이자 부지런한 일꾼을 어찌할 수 있겠느냐? 네 말대로 하도록 하여라." 다른 사람들이 방해를 하지 못하도록 큰 소리로 명령을 내렸습니다. 저 세상에서 의원을 지냈다는 저승사자는 정말 기뻤습니다. 저승 에 있는 명부에서 죽을 사람으로 기록된 효자 만수의 이름을 지웠습니다. 그리고는 만수의 집 강아지로 다시 태어났습니 다. 그 후, 하나님도 걱정이 되어 만수의 꿈에 나타났습니다. "효자 만수 듣거라." 하나님의 목소리는 근엄하셨습니다. "효자라니요. 저는 효자가 아닙니다. 병든 나무꾼입니다." "아니다. 네 효성과 부지런하고 착한 마음씨에 감복하여 세 가지 선물을 주리라. 칠 년 간 더 살 수 있는 목숨과, 효자나 착한 백성들을 고칠 수 있는 의술과, 너를 보살필 강아지 한 마리를 보내노라." 깜짝 놀라 깨어보니 꿈이었습니다. 만수가 새로 태어난 강아지를 매우 정성껏 키운 것은 물론이었습니다. 더욱 이상한 일은 이웃 마을에 사는 의원 최주부였습니다. 난데없이 찾아와서는 의술을 가르치겠으니 밤에는 자기네 집으로 오라는 것이 었습니다. 그래서, 밤마다 최주부님 댁에 가서 효자 만수는 의서를 펴놓고 열심히 배웠습니다.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산에 나무를 하 러 가서는 희귀한 약초를 캐다가 집에서 말렸습니다. 그런데 더욱 신기한 일은 새로 태어난 강아지가 꼭 앞장을 서는 것이었습니 다. 또, 강아지가 앞장을 서서 가는 길을 따라서 가보면 꼭 희귀한 약초나 산삼이 즐비하게 있었습니다. 정말 희한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약속된 칠 년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의술을 배운 효자 만수는 배운 의술대로 부모님의 병도 고쳐 드리고 더욱 효자가 되었습니다. 그뿐이겠습니까? 용하고 인심 좋고 착한 의원이 있다는 소문이 나자 이 마을 저 마을에서 가난하고 병든 환자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었습 니다. 나중에는 고을 원님의 병도 고쳤습니다. 그러나, 만수는 저녁이면 부모님의 등을 두드려 드리고 팔다리를 주물러 드리고 진지 를 드시는 밥상을 보살펴 드리며 늦게까지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얘기책을 읽어 드리는 일을 계속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칠 년의 약속 된 저승 가는 날짜도 하나님께서 물리실 수밖에 없어 백 살이 넘도록 착한 의술을 펴고 효자로 살았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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