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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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학성초 | 등록일 | 09.04.25 | 조회수 | 325 |
350. 이욕에 빠져 사느니 깨끗한 마음으로 죽는 게 낫다 산 속에 사는 선비는 청빈하여 뛰어난 취미가 저절로 풍족하고, 농부는 거칠고 속되지만 천진스러움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만약 잘못해서 몸을 한 번 저잣거리 거간꾼으로 전락시킨다면, 이것은 구렁텅이에 빠져 죽더라도 몸과 마음이 깨끗한 것만 못하다. 사람이 자신의 참된 가치를 알지 못하고 이욕의 수렁에 빠져 헛된 이득을 쫓아다녀서는 안 된다. 사람의 가치는 그 어떤 척도로도 잴 수 없는 오로지 순결하고 진실한 본마음에 있는 것이니 평생 그 마음을 지키고 보존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351. 분수에 넘치는 복과 이득은 조심해야 한다 분수에 넘치는 복과 이유 없이 생긴 이익은 조물주의 낚싯밥이 아니면 인간 세상의 함정이니, 이럴 때 눈을 높이 들어 조심하지 않는다면 그 꾀임 속에 빠지지 않을 자가 드물 것이다. 사람이 자기 분수를 넘어선 복을 바라거나 이득을 탐하면 안 된다. 만약 요행히 나에게 그러한 복이 주어졌다 하더라도 그것은 단지 하늘이 나를 시험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세상이 나를 쓰러뜨리기 위해 파놓은 함정에 다름 아니다. 분수를 지켜 자신을 추스르고 정신을 똑바로 차려 세상을 슬기롭게 이겨 나가라. 352. 움직이고 멈추는 데 남의 간섭을 받지 말라 인생은 본래 하나의 꼭두각시놀음이니, 오로지 그 근본을 자신의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 한 줄의 실도 헝클어지지 않도록 감고 푸는 것을 자유롭게 하고, 움직이고 멈추는 것이 내 뜻에 있어 털끝만큼도 남의 간섭을 받지 않게 한다면, 곧 꼭두각시놀음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의 말에 혹하여 자신의 자유 의지를 포기하고 그 말대로 따라가기만 한다면 자기 삶의 주인 자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다. 마음의 고삐를 단단히 움켜쥐고 잠시도 한 눈을 팔지 말고 열심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353. 항상 일이 없음을 복으로 여겨라 한 가지 이로운 일이 생기면 한 가지 해로운 일도 생긴다. 그러므로 천하는 항상 일이 없음을 복으로 여긴다. 옛 사람이 시에서 이르기를 ‘그대에게 권하니 제후에 봉해지는 일은 말하지 말라. 한 장수가 공적을 세우려면 만 사람의 뼈가 마른다.’라고 했고, 또 이르기를 ‘천하가 항상 무사태평하다면 칼이 칼집 속에서 천년을 썩어도 아깝지 않다.’라고 했다. 비록 영웅심과 용맹한 기개가 있다 해도 모르는 사이에 얼음과 눈처럼 녹아 없어질 것이다. 세상사에는 한 가지 이득을 보면 반드시 그에 따른 또 한 가지의 손실이 따른다. 다만 그 손실과 이득이 공적인 것이냐, 아니면 사사로운 것이냐에 따라 그 차이가 있을 뿐이다. 만일 사적인 것으로 일을 만든다면 다소 이익을 챙길지 몰라도 결국 몇 곱절의 손해를 볼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에서는 항상 무사한 것을 행복의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354. 절은 음란하고 그릇된 사람들의 피신처가 아니다 음란한 여인이 극단에 이르러 여승이 되고, 세상사에 열중하던 사람이 격분하여 중이 되기도 하니, 청정한 불문이 항상 음란과 사악의 소굴이 됨이 이와 같다. 사랑은 본래 아름답고 고귀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그 사랑을 빙자해서 갖은 악행을 일삼는다. 사랑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보라. 인간은 단 한순간도 살 수 없을 것이다. 진리를 향한 구도의 마음에도 사랑이 없으면 깨달음에 이를 수 없을 것이요. 설령 깨달음에 이른다 해도 그것은 혼자만의 독선일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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