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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66
작성자 학성초 등록일 09.04.25 조회수 324
345. 마음을 비우고 집착하지 않으면 사물과 나를 잊는다 




  귀는 마치 바람이 골짜기를 울리며 지나는 것처럼, 지나간 후 남기지 않으면 시비도 함께 없어지고, 마음은 마치 달빛이 연못에 비치는 것처럼, 텅 비우고 집착하지 않으면 사물과 나를 모두 잊게 된다. 




  우리가 무엇이든 서로 주고받는 데에는 아무런 사심이 없어야 한다. 받는 마음은 연못의 물이 달빛을 받아 되비추듯 집착이 없어야 하고 주는 마음은 연못에 달빛을 던져주듯 그저 무심해야 한다. 자기 것에 집착을 갖고 매달린다면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폭풍우 속을 떠도는 배처럼 불안하기만 할 것이다. 




346. 사람들이 공연히 제 마음속에 티끌과 괴로움을 채운다 




  세상 사람들은 영화와 명리에 얽매여 걸핏하면 ‘티끌 같은 세상’이니, ‘苦海’니 말이 많지만, 흰 구름과 푸른 산, 흐르는 냇물과 우뚝 솟은 바위, 꽃이 피고 새가 지저귀며, 골짜기에 메아리치는 나무꾼의 노래를 모른다. 티끌 같은 세상이 아니요, 괴로운 바다 또한 아니건만, 저들은 스스로 제 마음을 티끌과 괴로움으로 채우고 있을 뿐이다. 




  마음속에 강한 믿음이 있으면 괴로워할 것이 없다. 사랑하는 마음에 혹시나 하는 의심이 생겨 불안한 것이고 기도하는 마음에 바라는 대로 이루어 질 것 같지 않은 사사로운 감정이 생겨 고통스러운 것이다. 마음을 굳게 하고 강한 믿음을 가진다면 그 어느 것에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347. 만족한 상태도 넘치면 좋지 않다 




  꽃은 반 쯤 피었을 때 보고, 술은 약간 취할 정도로만 마시면 여기에 무한히 아름다운 흥취가 되는 법이니, 만족한 상태에 있는 자는 마땅히 이를 생각해야 한다. 




  아름다운 꽃도 만개하면 그 향기가 덜하고 술도 적당히 마셔야 그 흥취가 식지 않는다. 매사를 앞뒤 조절하지 않고 자신의 기분에 따라 제멋대로 행동하다 보면 금방 후회할 일이 생기고 마냥 번거롭기만 하다. 




348. 세상의 법도에 물들지 않으면 품위가 높고 각별하다 




  산나물은 사람이 키우지 않아도 스스로 자라고, 들새는 사람이 기르지 않아도 스스로 크지만, 그 맛과 향이 모두 뛰어나다. 우리도 세상의 법도에 능히 물들지 않을 수 있다면 그 품위가 높고 각별하지 않겠는가. 




  산의 풀과 공중의 새는 인위적이지 않아서 그 모습이 아름답다. 사람 또한 타고난 본성 그대로의 꾸미지 않는 마음이 한결 아름답고 향기롭다. 세속에 물들고 세파에 찌든 마음은 범속하기만 할 뿐 고귀한 품격이 없다. 




349. 스스로 깨닫는 바가 없다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다 




  꽃을 가꾸고, 대나무를 심고, 학을 감상하며, 물고기를 바라보되 그 가운데서 일단의 스스로 깨닫는 바가 있어야 한다. 만약 그 경치에만 이끌려 겉모양의 아름다움만 보고 즐긴다면, 이는 유학에서 말하는 ‘입과 귀로 하는 학문’이요, 불교에서 말하는 ‘頑空(완공)일 뿐이니, 어찌 아름다운 취미라고 하겠는가? 




  아무리 훌륭한 사람을 만나도 마음속에 그 훌륭함을 배울 자세가 되어 있지 않으면 소용이 없고, 깨우친 자를 만나도 그 진리를 마음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무의미할 뿐이다. 또한 실천하지 않는 학문은 필요가 없고 행하지 않는 진리는 무용지물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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