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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58
작성자 학성초 등록일 09.04.25 조회수 274
305. 세상의 이치를 깨달으면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세상의 맛을 전부 알고 나면, 비가 되든 구름이 되든 세태에 몸을 맡겨 버리니 눈뜨기조차 싫어지고, 인정을 모두 깨닫고 나면, 소라 부르든 말이라 부르든 부르는 대로 맡겨버리니 그저 고개만 끄덕이게 된다. 




  세상의 쓰고 단 맛을 골고루 보고 세상 이치를 훤히 꿰뚫은 사람은 남의 이목에는 상관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세상 인정의 무상함을 아는 까닭에 보잘것없는 세상사에 얽매이지도 않고 다만 자신의 길을 초연하게 갈 뿐이다. 




306. 현재의 인연에 따라 일을 처리하라 




  지금 사람들은 오로지 사념을 없애려 애쓰지만 끝내 없애지 못한다. 다만 지나간 생각을 마음에 두지 말고, 앞으로의 생각도 받아들이지 말며, 현재의 인연ㄴ에 따라 일을 처리해 나가면 자연히 無念의 경지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지나간 일들에 집착하고 불투명한 미래를 생각하느라 정작 중요한 오늘이라는 시간을 잃어버리고 있다. 어제의 매인 마음을 버리고 내일로 미루려고 하는 마음은 지금 당장 붙잡아 안으로 불러들여라. 그렇게 오늘을 중심으로 하루하루 일을 처리해 나가다보면 얽매일 지난 일도, 못 다할 일도 없을 것이다. 




307. 자연에서 생긴 물건이 참된 기틀이다 




  우연히 뜻에 합당하면 아름다운 경지가 이루어지고, 천연에서 생긴 물건이라야 비로소 참된 기틀을 보게 되니, 만일 조금이라도 인위적인 배치를 가한다면 그 맛이 감소된다. 백낙천이 이르기를 ‘마음은 일 없을 때 즐겁고, 바람은 저절로 불 때 맑다.’ 했으니, 참으로 의미 깊은 말이다. 




  무엇이든 인위적인 것을 더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가 제일이듯 사람의 애써 꾸미지 않은 본마음이 참으로 아름답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조금이라도 꾸미려 하고 인공의 멋을 가한다면 본래의 멋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308. 천성을 밝게 하면 심신이 편안하다 




  천성이 맑으면 배고프면 밥 먹고 목마르면 물마시며 살아도 심신이 모두 편안하지 못할 까닭이 없고, 마음이 난잡하면 비록 선을 말하고 게를 읊조린다 해도 모두 정신을 희롱하는 것일 뿐이다. 




  본래의 심성이 맑으면 배고프면 밥 먹고 목마르면 물 마시는 작은 일로도 자신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심성이 흐리면 아무리 좋은 말을 하고 도리를 따른다 할지라도 자신의 마음을 희롱하고 어지럽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309. 생각을 깨끗이 하고 마음을 비우면 모든 것이 고요하다 




  사람의 마음에는 일종의 참된 깨달음의 경지가 있어 거문고와 피리가 아니더라도 스스로 편안하고 유쾌해지며, 향과 차가 아니더라도 저절로 맑고 향기로워진다. 무릇 생각을 깨끗이 하고 마음을 비우며, 잡념을 잊고 형체조차 풀어버려야 비로소 그 가운데서 고요할 수 있다. 




  사람의 심성에는 하나의 참된 경계가 있어 그 속에는 번뇌나 망상도 없고 근심 걱정조차도 하나 없다. 사람이 이런 경계에 들면 향기로운 차를 마시지 않아도 마음이 맑고 깨끗해진다. 그 경계에 들기 위해서는 생각을 맑게 가지고 한 가지 일에 오래 집착하지 말아야 하며 종내는 나 자신까지도 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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