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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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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행복아파트 사람들
작성자 이차희 등록일 12.09.24 조회수 247

행복아파트 사람들

 

  “아, 아파트 부녀회에서 알립니다. 오늘은 각 가정에 보관 중인 재활용품을 수거해 분리하는 날입니다. 집에 계시는 분은 한 분도 빠짐없이 잘 챙겨서 10시까지 경비실 앞으로 모여 주시기 바랍니다.”

  방송을 들은 현지 엄마는 손길이 갑자기 빨라집니다.

  “아이고 하마터면 깜빡할 뻔했네. 얼른 나가야지. 아무튼 우리 부녀회장님 부지런하다니까.”

현지 엄마가 서둘러 차곡차곡 모아 놓은 재활용 종이들과 옷가지들을 챙겨 경비실 앞으로 나와 보니, 이미 이웃집 명진 엄마, 다음이 엄마도 와 있었습니다.

  “자, 오늘은 분리수거가 끝나고 김장을 담아야 하니까, 장보기를 해야겠어요.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김치를 어르신들께 가져다 드려야 안심이 될 것 같아요.”

부녀 회장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행복아파트 부녀회 회원들은 부랴부랴 서둘러서 분리수거를 했습니다.

  이번 달에는 지난 달 보다 모은 물건들이 더 많아 다행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겨울이 다가오면서 혼자 사시는 분들께 김장도 담가드려야 하고 따뜻한 이불들도 한 채씩 사 드려야 하는데 모아진 물건들이 늘어날수록 부녀회 회원들의 마음도 넉넉해졌습니다.

  드디어 분리수거가 모두 끝나자 부녀회원들은 누구는 채소, 누구는 젓갈과 굴, 누구는 가재도구를 챙기기 위해 삼삼오오 맡은 분담을 준비하러 떠났다가 점심쯤 되어서야 모였습니다. 그리고 늦은 시각까지 김장 준비를 하고, 부족한 것은 다음날에 마저 끝내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부녀회 회원들은 다시 모여서 김치를 맛깔스럽게 담가 각자 나누어 드릴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해 특별히 안 맵게 담은 김치들을 별도의 통에 나누어 담았습니다.

  이 곳 행복아파트 부녀회원들은 올해로 8년째, 해마다 겨울철이면 독거노인들이 많이 사시는 매실 마을에 김장 김치를 담가 나누어 드리고 있습니다.

  행복아파트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다른 아파트까지 퍼져서 다른 아파트 부녀회에서도 봉사활동을 하는 곳이 생겼고, 지난해에는 어버이날을 기념하여 구청장님으로부터 효사랑 실천 우수 부녀회로 뽑혀 상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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