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특별한 나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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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차희 | 등록일 | 12.09.24 | 조회수 | 208 |
특별한 나들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기다리시겠다. 빨리 일어나거라.” 졸린 눈을 부비며 나루는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거실에는 마치 잔치라도 벌이는 집 마냥 맛있는 음식과 과일, 과자들이 가득했습니다. “아니, 엄마 이게 다 뭐예요?” “응, 오늘이 느티나무 마을 가는 날이잖아. 꽃분 할머니 생신이라 엄마, 아빠가 함께 생신 잔치를 해 드리려고 준비한 거야.” 나루네 아빠와 엄마는 함께 ‘효사랑아파트’ 상가에서 미용실을 하십니다. 원래, 아빠 엄마는 모두 시골에서 태어나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도 못가시고 고등학교 졸업 후 미용 기술을 배웠습니다. 같은 학원에 다니면서 만난 아빠, 엄마는 무엇이든지 열심히 노력한 덕에 다행히 쉽게 미용사 자격증을 따셨고, 학원 원장님의 추천으로 좋은 미용실에 취직을 하여 열심히 기술을 배우고 익혔습니다. 서로 친구처럼 도와주고 힘이 되어주던 두 분은 결국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여 결혼을 하게 되었고, 결혼을 함과 동시에 작은 가게를 얻어 개업하였습니다. 비록 작은 가게였지만 항상 친절하게 최선을 다해 봉사하는 두 분의 성품 덕에 가게는 손님으로 북적댔습니다. 그런 이웃들의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아빠, 엄마는 주위에 미용실이 없는 시골마을을 찾아 한 달에 한 번씩 미용봉사를 하시기로 결정하시고, 몇 년 전부터 이를 거르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나루네 가족은 서둘러 아침밥을 먹고 대충 정리정돈을 마친 후 미용 도구가 든 가방, 여러 가지 음식들을 싼 보자기를 챙겨 느티나무 마을로 향했습니다. 이미 이장님을 통해 연락이 되었는지 느티나무 어귀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나와 계셨습니다. “아이고, 바쁠 텐데 이 번 달도 거르지 않고 또 왔네 그려, 정 말 고맙구먼.” “우리 나루가 이제 많이 컸구나. 너 갓난쟁이였을 때 이 할미가 많이 업어줬는데…….” 이미 오래전부터 낯을 익힌 터라 한 가족처럼 서로 안부도 주고받고 인사도 건넵니다. 이윽고 아빠, 엄마의 빠른 손놀림에 할아버지들은 새신랑처럼, 할머니들은 새신부처럼 곱게 단장되었고, 준비해 간 음식은 마을 회관에 차려져 꽃분 할머니 생일 파티도 했습니다. 생일 파티가 진행되는 동안 꽃분 할머니는 몇 번이나 엄마 손을 마주잡고 고맙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자식들도 못 챙기는 생일상인데, 나루 엄마 정말 고마워, 고마워.” ‘다음 번에 올 때에도 다들 건강한 모습으로 만났으면…….’ 달리는 차 안에서 서로 말은 건네지 않았지만 아빠, 엄마의 마음속에도 그리고 나루의 마음속에도 따뜻한 사랑과 행복이 가득 퍼지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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