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나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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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희선 | 등록일 | 15.12.17 | 조회수 | 30 |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홀어머니와 어린 두 아들이 살았다. 집이 너무나 가난했기 때문에 온종일 밭에 나가 김을 매고, 밤새도록 삯바느질을 해야만 했다. 어머니는 몹시 힘들었지만, 무럭무럭 자라는 아들들을 보면 어느 새 피곤함도 싹 잊었다. 새월이 흘러 어머니는 머리가 하얗게 세고, 두 아들은 어른이 되었다. 똘똘한 큰 아들은 부채 장사를 하고, 부지런한 작은 아들은 나막신 장사를 했다. 늙은 어머니는 앉으나 서나 장사를 하는 두 아들 걱정 뿐이었다. 어느 여름날, 오랜 장마가 끝나고 해가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 어머니는 아침부터 밭에 나와 하늘을 쳐다보며 안절부절못했다. 빨래를 널던 이웃집 아주머니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무슨 걱정이라도 있으세요?" "휴우, 이렇게 날씨가 좋으니 걱정이라오." "아니, 날씨가 좋은 게 싫으세요?" "우리 작은 아들이 나막신 장사를 한다오. 이렇게 햇볕이 쨍쨍 비치는데 누가 나막신을 사겠소?" 어머니의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어이구, 밥이나 굶지 않는지....." 어머니는 시름에 잠겨 하늘만 쳐다보았다. 며칠 뒤,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어머니는 아침부터 방문을 활짝 열고 하늘만 쳐다보며 조마조마 마음을 졸였다. 그 때 이웃집 아주머니가 활짝 웃으며 찾아왔다. "이제 비가 오니 걱정이 없으시겠어요." 하지만 어머니는 한숨만 푹 내쉬었다. "아니, 또 무슨 걱정이 있으세요?" "휴우, 이렇게 비가 쏟아지니 걱정이라오." "비가 오면 나막신 장사가 잘 될 텐데 무슨 걱정이세요?" 이웃집 아주머니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우이 큰 아들이 부채 장사를 한다오. 이렇게 비가 줄기차게 퍼붓는데 누가 부채를 사겠소?" 어머니는 옷고름으로 눈물을 닦았다. "어이구, 속상해서 병이라도 나지 않았는지...." 어머미는 어두운 얼굴로 하늘만 쳐다 보았다. "아이고! 비가 와도 걱정, 날이 개도 걱정, 할머니는 늘 걱정뿐이군요." "자식 일인데 어떻게 걱정이 안 되겠소? 한시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오." 그 때 이웃집 아주머니가 무릎을 탁 쳤다. "옳지,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이렇게 하면 걱정이 싹 사라질 거예요." "그 좋은 생각이라는게 뭐요?" "날이 개면 큰아들의 부채가 잘 팔려서 좋구나! 비가 오면 작은아들의 나막신이 잘 팔려서 좋구나! 이렇게 잘 되는 쪽으로만 생각하면 되잖아요?" 이웃집 아주머니가 신이 나서 말했다. "아하! 듣고 보니 그렇구려. 그걸 모르고 여태 걱정만 했네." 그 뒤로 어머니의 걱정은 깨끗이 사라졌다. 해가 비치는 날에도, 비가 오는 날에도, 언제나 싱글벙글 했다. 나도 이웃집 아주머니처럼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자라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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