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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에 간 바보
작성자 임정훈 등록일 09.06.02 조회수 94

옛날에 바보 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똑또가지 않아서 나이가 들어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바보라고 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기억력이 좀 부족하고, 생각이 모자라서 그런 것이었다.

어느 날 바보의 아버지가 몸살이 나서 자리에 누워 있는데 이웃 마을에서 아주

친하게 지내던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이 있는데 가지를 못했다.

그래서 바보를 보내려는 생각이 있었다.

아버지는 바보를 불러서 사람들이 하는 것을 똑똑히 잘 보고 따라하라고 했다.

바보는 난생 처음으로 큰 임무를 띠고 상갓집으로 갔다.

상갓집에 간 바보는 여느 때와 달리 신중한 태도로 문 앞에 서서 잠시 기다렸다.

바보가 기다리니까 나이가 많은 사람이 들어갔다.

바보는 자신은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사람 뒤를 따라갔다.

안에 들어갔더니 많은 사람들이 법석대고 있었다.

여자들은 문상객을 위해서 술상을 차리고 있었다.

그러나 바보는 한 눈 팔지 않았다.

혹시 앞서 들어간 사람이 어떻게 인사하는가 못 볼까 걱정이 되기 때문이었다.

잠시 후 어떤 사람이 먼저 빈소 앞에 가서 무릎을 꿇고 향을 피우더니 빈소에 절

을 했다.

그 다음 빈소 곁에 서 있는 상주와 맞절을 하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바보는 그것을 완전히 따라 외워서 똑같이 말하고 나서 바보는 자신이 아주 잘

한 줄 알고 으쓱했다.

상주는 깜짝 놀라서 원래는 몰매를 때려서 쫓아냈지만 상주의 몸으로 소란을 피

울수 없어서 참았다.

하지만 상주는 바보에게 점잖게 자신의 집에서 나가라고 했다.

바보는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고 그냥 나왔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방금 상주에게 쫓겨난 이유를 알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바보는 자신이 노인과 너무 똑같이 해서 쫓겨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젊은 사람을 따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바보는 다시 몸을 돌리고 상갓집으로 들어가서 젊은 사람을 따라했더니 상주는

더욱 화가 나서

자신이 상주라는 것도 잊은 채 소리를 질러서 바보는 오히려 상주에게 더 큰 소

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예의를 갖추어서 인사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상주는 그래서 왜 따라 했냐고 물어봤다.

바보는 그 말에 자신은 노인이 한 말은 아버님 대신 문상을 한 것이고, 젊은 사람

이 한 말은 자신이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주는 그 말을 듣고 사과를 했다.

바보는 상주의 사과까지 받고 그 집을 나와서 어깨를 으쓱하며 중얼거렸다.

모처럼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긴 바보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갔다.

나는 이렇게 상갓집에 가서 어느 정도 예절은 꼭 지키고 이런 정도는 알아 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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