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밤새 번민으로 지샌 초췌한 얼굴에
사랑으로 입맞춤해 줄
그리운 사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미숫가루 한 컵에
아침을 대신하고 출근하는 내 일상에
된장찌개에 꽁치 한 마리 구어
밥을 뜬 수저 위에 조금씩 떼어 얹어 주며
행복해 하는 그리운 사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약주 너무 들지 마시고
일찍 들어오세요 하는
일하면서도 늘 생각나는
사랑한다는 한마디 말에 행복해하는
그리운 사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누워 있으면 옆에 앉아
있지도 않은 여드름을 짠다고
얼굴을 조금씩 멍들게 하는
그리운 사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먹고 함께 자며
가슴 기대어 따뜻한
내가 있어 행복해 하는
어딘가 부족해서 더 아름다운
그리운 사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새 다가 온 어느 가을 날
자갈이 잔잔히 깔린 바닷가를
함께 거닐며 행복해 하는
그리운 사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진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