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의 가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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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주재석 | 등록일 | 25.08.29 | 조회수 | 3 |
첨부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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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도의 가격
기후변화는 어떻게 경제를 바꾸는가
박지성 저/강유리 역 | 윌북(willbook) | 2025년 07월 14일
목차
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며
1부
1장 빠르게 생각하기와 느리게 생각하기 2장 물적 자본과 인적 자본 3장 연기가 보여주는 미묘한 재난
2부
4장 데이터의 인과성 5장 폭염은 어떻게 삶을 무너뜨리는가 6장 온도와 국부의 관계 7장 끓는 세계에서의 평화와 평온
3부
8장 기후변화와 소득양극화 9장 일상 속의 기후 불평등 10장 변화에 취약한 이유
4부
11장 아직 늦지 않았다 12장 은빛 탄환을 넘어서
나가며: 자연의 모든 생명체 감사의 말 참고문헌
책소개
이제 중요한 질문은 ‘기후변화가 실존하는가’가 아니라, ‘이미 닥친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 느냐’다. 빌 게이츠가 자문을 구한 와튼스쿨 환경경제학자이자 주목받는 한국계 소장학자인 박지성 교수가 장기간의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렌즈를 제시한다. 화제의 첫 저작 『1도의 가격』에서 그는 수많은 통계를 분석해 얻은 강력한 증거를 바탕으로 우리 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기후변화의 점진적인 피해를 조명하고, 동시에 이를 극복하기 위 한 새로운 시각과 적극적 희망을 제시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재하는 기후변화의 비용 에 주목하며 취합한 기후변화에 관한 최신의 연구들로, 자극적인 경고보다는 오히려 건조한 데이터세트와 통계를 통해 오늘날 기후변화의 현실을 담대하게 드러낸다.
이 책은 단순한 기후 보고서가 아니다. “1.5도가 넘었으니 이제 늦었다”라거나 “이 정도 변 화는 늘 있었던 일이니 걱정할 필요 없다”는 식의 단순 논리를 따르지 않는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수천만 개의 데이터세트로 검증한 경제학적 분석이다. 산불, 폭염, 태풍 같은 극단적 재난에 가려졌던, 미묘하고 점진적이지만 실질적인 피해 통계에 주목하자. 당신이 기후종말론자든 회의론자든, 결국 이 책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책 속으로
기후변화에 관한 책을 자연재해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이 우울할 정도로 친숙하게 느껴진다면 실제로 그런 수사법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에 관해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들 역시 불안하게 다가오는 대격변을 밑바닥에 깔고 재난 시나리오에 초점을 맞추면서 공포와 절망을 부추길 때가 많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느니, 더 심하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문턱을 넘어 이제 되돌릴 방법이 없다느니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 책은 그러한 경향에 이의를 제기하고 이토록 친숙한 종말론적 서사가 과연 적절한지 의문을 던진다. 기후변화가 그만큼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서가 아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기후변화는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은밀하게 인류의 번영을 위협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기후재앙 프레임 때문에 기후변화의 실제 이야기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을지 모른다는 증거는 점점 더 늘고 있다. 결국, 기후재앙이라는 틀 짜기framing는 좀 더 주도적으로 잠재적 해결 방법을 생각해내는 데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들어가며」중에서
기후조치의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기 위해 모든 정보를 하나로 모으려면, 다시 말해 1.5도의 온난화가 3도 혹은 4도 이상의 온난화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그러한 차이에 따라 장기적인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 드는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판단하려면 통계적 사고가 필요하다. (아울러 상호 연관성이 있을 수 있는 여러 인과적 요인 가운데서 원인과 결과를 식별하려면 신뢰할 만한 방법은 물론, 쉽게 환산할 수 없는 인간 경험의 여러 중요한 측면을 숫자로 정량화할 수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 물론 인간의 직관은 놀라울 정도로 강력한 도구다. 특히 적절한 맥락에서 적절한 정보 입력과 훈련이 이뤄진다면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좀 더 직관적인 시스템 1은 보통 친숙한 사물 사이에서 연관관계를 파악하거나 무엇이 공정한 결과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데에 매우 능숙하다. 또한 초반의 훈련 기간을 거치면 신발 끈을 매거나 종양을 진단하거나 소나타를 작곡하는 것처럼 상당히 복잡한 과제도 어렵지 않게 해낼 만큼 노련해질 수 있다. 하지만 직관은 대개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판단을 내리는 경험이 쌓인 경우에만 신뢰할 수 있다. ---「1장 | 빠르게 생각하기와 느리게 생각하기」중에서
이야기의 핵심은 바로 연기다. 오늘날 산불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과 관련해, 학습·생산성· 건강에 끼치는 점증적 영향 면에서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키는 요인이 연기일 수도 있다면? 게다가 연기로 인한 피해가 로스앤젤레스나 캘리포니아, 심지어 미 서부에 국한되지 않고 세상 곳곳으로 퍼져 보스턴, 시카고, 몬트리올, 멕시코시티에 사는 사람들에게까지 다양한 강도로 영향을 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비슷한 맥락에서 지구온난화의 숨겨진 비용으로 포춘 500대 기업의 연간 수익 총합의 몇 배에 맞먹는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것인가?2 또한, 살짝 높아진 기온이 건강에 끼치는 영향은 은밀하지만 그 도달 범위가 넓어서 나머지 모든 자연재해를 합친 수준을 훌쩍 넘어서는 피해를 일으키고, 현대 경제를 불평등하게 만드는 여러 힘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화염이 아니라 ‘연기’가 결국 더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면 우리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3장 | 연기가 보여주는 미묘한 재난」중에서
매년 노인 약 1만 명이 사망한 원인이었을 수 있다. 미국 전체 인구 중 연간 700~800명이 사망한다고 밝힌 공식 기록보다 훨씬 더 많은 숫자다. 이와 같은 추정 결과는 앞으로 기후변화가 노인 사망률의 급격한 상승을 불러올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이렇게 덜 극단적이지만 더 자주 발생하면서 전체적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기상 현상의 한계효과는 기후변화의 퍼즐에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는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하고 에어컨 보급률이 높은 국가에서조차 이렇게 비교적 평범한 더위 때문에 매년 수만 명이 사망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5장 | 폭염은 어떻게 삶을 무너뜨리는가」중에서
그는 1980년부터 2009년까지 해당 지역의 일일 기온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다양한 종류의 범죄에 걸쳐 일일 기온이 높을수록 그달에 발생한 범죄가 더 늘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32.2도 이상의 기온이 일주일간 지속된 경우, 월 강간범죄율이 5퍼센트 이상 증가했고 살인과 가중 폭력이 3퍼센트가량 늘어났다. 이 관계의 인과성을 조금 더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연구자가 더운 지역과 선선한 지역의 범죄율을 비교한 것이 아니라 특정 카운티 내에서 기온과 범죄율에 나타난 장기적인 변화를 살폈기 때문이다. 이 영향은 사소하지 않다. 랜슨은 기후변화로 21세기 동안 더운 날이 늘어나면 미국에서 가중 폭력이 100만 건 이상, 강간이 20만 건 가까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아울러 도시의 경찰력 규모를 1퍼센트 늘리면 강력범죄가 0.3퍼센트 감소한다는 다른 연구 결과를 언급하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범죄 증가 효과를 상쇄하려면 미국의 경찰력 규모를 지금 당장 최소 4퍼센트 늘리고 계속 유지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7장 | 끓는 세계에서의 평화와 평온」중에서
이러한 연구에서 나타나는 패턴은 당혹감을 안겨준다. 높아진 기온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인간의 건강과 생명, 경제 생산성에 눈에 띄는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과 삶의 질 전반에 광범위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악영향을 더 많이 끼칠 수 있다. 더위와 사망률 또는 더위와 노동생산성의 맥락에서는 전통적인 데이터세트와 관련된 측정의 어려움이 문제였다면, 이 경우에는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다. 이러한 영향 중 상당 부분은 사례별로 문서화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장에서 언급했듯이 비시장 기후 비용의 중요성은 대개 공식 통계에 담기지 않는다. 더 큰 인구 집단을 살펴봐야만,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는 거짓 상관관계를 세심하게 통제해야만 더위가 정신에 남기는 은밀한 발자국을 확실하게 감지할 수 있다. ---「7장 | 끓는 세계에서의 평화와 평온」중에서
한 국가 내에서 노동시장의 성과가 양분되는 현상은 절대 미국이나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OECD 국가 중 불평등이 심각한 나라 중 하나고, 지난 몇십 년에 걸쳐 불평등이 매우 심화된 나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선진국에서도 그와 비슷한 규모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방향의 흐름이 기록됐다. 독일, 뉴질랜드, 캐나다, 이탈리아, 영국은 모두 이 기간에 국가 내 소득의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국 또한 지난 몇십 년동안 개인 간 불평등이 급속도로 높아졌다. 인도의 경우, 상위 10퍼센트가 차지하는 소득 비율은 1980년대의 30퍼센트에서 2020년 56퍼센트로 늘어났다. 무엇이 그러한 경제 양극화를 유발하느냐는 뜨거운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많은 국가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한 가지 특징은 바로 기술의 변화다. 그리고 정규 교육과 훈련의 정도가 저마다 다른 노동자들에게 기술 변화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느냐는 핵심 쟁점이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어떤 직업의 수요가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는 것은 점점 더 많은 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경제학자 대런 아세모글루와 파스쿠알 레스트레포의 추정에 따르면 미국에서 일어나는 임금 구조의 변화 중 50퍼센트 이상은 자동화와 다양한 형태의 기술 변화 때문이다. 경제학자 데이비드 오터의 말처럼 “거의 모든 국가가 어떤 버전으로든 이 현상을 겪어야만 했다. 단지 몇몇 나라가 이를 조금 더 잘 저지했을 뿐이다”. ---「8장 | 기후변화와 소득양극화」중에서
희망하는 적응 자금의 규모와 글로벌 노스에서 글로벌 사우스로 실제 전달된 적응 자금의 규모가 충분한지는 종종 논의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글로벌 노스와 글로벌 사우스 사이에서 어떠한 도덕적 당위성을 바탕으로 자원 이동이 이뤄졌는지 논의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배출 이력의 불평등과 경제적 성과의 불평등은 기후변화로 더 심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앞서 UN 사무총장 구테흐스가 제시한 주장의 윤리적 설득력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자금의 사용처를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그 돈을 전 세계 빈곤층의 은행 계좌로 이체해야 하는 것일까? 도움이 가장 절실한 사람들에게 은행 계좌가 있을지의 문제는 일단 제쳐두기로 하자. 적응이라는 과제가 워낙 크고 이 과제를 해결하려면 경제력을 총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누가 가장 취약한지만이 아니라 그들이 왜 취약한지와 다양한 적응 정책 옵션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가 점점 더 중요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중대한 질문들에 대한 답변은 지금까지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었다. ---「10장 | 변화에 취약한 이유」중에서
하지만 낙관해도 좋을 만한 이유 역시 점점 늘고 있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세계는 이미 본격적으로 방향을 전환했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몇십 년 사이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EU 내 이산화탄소 총배출량은 약 4기가톤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2022년 2.8기가톤 이하로 떨어져 30퍼센트 가까이 감소했다. 1인당 배출량은 1990년 인당 11톤에서 2022년 인당 7톤 미만으로 35퍼센트 이상 줄어들었다.39 2021년 테슬라 ‘모델 3’는 영국에서 두 번째로 잘 팔린 신형 자동차였다. 두 번째로 잘 팔린 전기차가 아니라 모든 신형 자동차를 통틀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린 것이다. 같은 해 노르웨이에서는 판매된 새 승용차 중 약 80퍼센트가 순수 전기차였다. 비슷한 기간 중 미국의 성과는 그보다 덜 인상적이었지만, 그래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퍼센트나 줄였고(1990~2020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과시키면서 2030년까지 배출량을 2005년 대비 거의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개발도상국에서조차 꾸준한 배출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 일례로 지난 15년 동안 인도에 새로 생긴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의 수는 호주, 영국, 네덜란드의 발전소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11장 | 아직 늦지 않았다」중에서
취약한 개인과 지역사회를 표적으로 선정하는 방법 면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진전이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각국은 일자리 손실과 경제 붕괴를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미국의 급여보장 프로그램 같은 정책 도구에 의존했다. 급여보장 프로그램 덕분에 많은 일자리를 살릴 수 있었지만, 정밀한 표적 선정이 이뤄지지 않아 높은 비용 부담은 결국 정부와 납세자의 몫으로 돌아왔다. 데이비드 오터를 비롯한 학자들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급여보장 프로그램으로 임금 1달러를 구제하는 데에 3.13달러가 지출됐다. 1년 동안 일자리 하나를 구제하는 데에 든 비용은 16만 9300달러로, 그 일자리의 평균 보수(5만 8200달러)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급여보장 프로그램이 팬데믹 기간 중 실직을 막는 데에는 성공적이었지만 높은 재정 비용을 발생시켰음을 시사한다. 이 사례는 정책 설계에서 정확한 표적 선정과 효율적인 자원 할당이 중요함을 잘 보여준다. ---「12장 | 은빛 탄환을 넘어서」중에서
저 : 박지성
펜실베이니아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및 와튼스쿨 교수. 환경 변화가 경제적 기회와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데이터와 경제 분석을 활용해 기후변화가 교육, 노동시장, 인적 자본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효과적인 정책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더위가 학습과 경제적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분석으로 학계에서 인정 받았으며, 현재 폭염과 노동시장 불평등, 자연재해와 인적 자본 등을 연구 중이다.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로즈 장학생으로 환경 변화 및 개발 경제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연구는 주요 경제 및 과학 저널에 게재되었고,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BBC〉 등 여러 매체에서 인용되고 있다. 또한 UN, 세계은행,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 미 환경보호국 등 여러 기관에 자문을 제공하며 환경경제학자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역 : 강유리
성균관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기업의 인사부서 근무 중 번역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현재는 펍헙번역그룹에서 좋은 책을 발굴하고 우리말로 옮기는 일에 즐겁게 매진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딸아, 너는 생각보다 강하단다』, 『굿바이 스트레스』, 『스타벅스 웨이』, 『탁월한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나는 퇴근 후 사장이 된다』, 『크리에이터의 생각법』 등 다수가 있다. 베란다라는 작은 생태계에서 30여 종의 식물을 기르고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초록 친구들과의 행복한 공생을 꿈꾸는 1n년 차 식집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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