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노 라투르 마지막 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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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주재석 | 등록일 | 25.08.22 | 조회수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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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노 라투르 마지막 대화
브뤼노 라투르, 니콜라스 트뤼옹 저/이세진 역/배세진 감수 | 복복서가 | 2025년 03월 12일
목차
서문_7
세계의 변화_39 근대성의 종말_51 가이아의 독촉_63 어디에 착륙할 것인가?_75 새로운 생태 계급_87 집합적 장치의 발명_99 종교적인 것의 진리_111 과학이 만들어지는 대로_123 존재 양식들_137 정치의 원환_151 철학은 참 아름답지요!_165 릴로에게 보내는 편지_179
감사의 글_183 해제: 모든 것을 전부 다시 해야 한다_185
책소개
우리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이자 사회학자, 인류학자, 과학기술자, 그리고 무엇보다도 생태정치학자로 새로운 세대의 지식인, 예술가, 생태학적 재앙에 맞선 투사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 사상가 브뤼노 라투르. 과학, 기술, 예술, 법, 종교, 정치, 근대성, 생태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지식인’으로서 내놓는 저서마다 학계에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그가 2022년 일흔다섯 살의 나이로 타계했다. 『브뤼노 라투르 마지막 대화』는 바로 그 전해인 2021년 브뤼노 라투르가 프랑스의 저널리스트 니콜라 트뤼옹과 나눈 대담을 바탕으로 2022년 출간된 그의 마지막 대담집이다. 파리의 자택에서 ‘소탈하고 경쾌하지만 힘있는 태도’로 이 대담에 응한 이유로 그는 “당신 덕분에 나의 전반적인 논지를 설명할 기회가 생겼네요.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논지를 따라갔지요. 이제 명쾌하게 밝힐 수 있는 때가 됐어요”라고 말한다.
따라서 이 책은 라투르의 사상 전체를 그 자신이 결산한다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또한 생의 말년에 접어든 라투르가 직접 자신의 평생에 걸친 지적 여정을 차근차근 들려주는 만큼 라투르 사상에 대한 입문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얼핏 따로 노는 듯 보이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에 혼란스러웠을 수 있는 많은 라투르 독자들에게 매우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다.
책 속으로
그의 철학은 생태 위기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생각하게 한다. 또한 이와 함께 “이 새로운 지구에 착륙할” 수 있도록 행동하게 하기도 한다. --- p.13
카미유 드톨레도는 브뤼노 라투르에게 고유한 존재 양식의 특성을 “비극의 한가운데서 사유하는 기쁨, 불안이나 재앙에 지지 않는 힘”이라고 요약한 바 있다. --- p.33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은퇴하고 편안히 늙다가 평화로이 눈을 감을 수 있었다. 그들의 어릴 적 여름과 그들 손자 세대의 여름은 비슷할 수도 있었다. (…) 나는 내 세대의 역사에서 8월을 떼어내어 내 손주들에게 물려주고 은퇴하고 늙어가고 죽을 수가 없다.” --- p.35~36
사회 전체가 근대 관념으로 박탈당했던 비판 역량을 획득해야 합니다. 사회는 서로 다른 모든 양식을 겸손하게 대하며 단순한 구성에서 출발해 ‘생태적’ 문명을 창조해야 한다는 이해에 도달해야 합니다. --- p.62
“우리는 어디에 있지?” 우리가 처한 세계에 대한 질문은 근본적 질문이 됩니다. 변화된 것들이 너무 많은데, 그것들을 명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이렇게 극적으로 표현하는 이유는, 자기 일을 하는 철학자들이 그것들에 이름을 붙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있는 곳의 이름은 가이아입니다. --- p.74
그러니까 완전히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해요…… 기초의 기초, 그건 바로 발입니다! 발에 돌멩이가 걸리적거리면 아프지요. 존 듀이가 참 멋진 표현을 했어요. “신발 속을 들여다보는 사람만이 어디에 뭐가 있어서 발이 아픈지 안다.” 어디에 뭐가 있어서 아픈지부터 말할 때 일반성으로의 성급한 도약을 피할 수 있습니다. --- p.80
우리는 근대성과 함께 문명화되었지만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으니 잘못된 문명화였습니다. 이제는 생태학적 문제를 가지고 재문명화될 수 있습니다. --- p.121
현재 우리는 거짓에 대한 전반적 고발이라는 괴로운 시대를 지나고 있어요. ‘가짜 뉴스’는 이 시대의 징후입니다. 별안간 일부 사람이 미쳐 돌아서 이렇게 된 게 아니라 매개 개념이 사라진 게 문제입니다. 우리는 일종의 매개 붕괴를 겪고 있고, 이 전반적인 매개의 붕괴가 우리가 살기 위해 필요한 모든 양식을 거짓으로 만듭니다. --- p.159~160
철학은 나에게 그런 겁니다. 우선, 철학은 필연적으로 집합적입니다. 다양한 양식들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요, 그것들이 서로 잡아먹으려 들지 않고 상호 존중에 이르게 하는 것이지요.--- p.173쪽 철학은 존재의 양치기이지만 양떼를 좋은 곳으로 이끌고 가는 길잡이는 절대로 아니다! 철학은 참 아름답지요. --- p.177
철학자들은 알지요, 철학은 전체성에 관심을 두지만 결코 거기에 도달하지 못하는 참으로 놀라운 형식이라는 것을. 목표는 전체성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이지요. 사랑은 철학의 말입니다. --- p.178
세상의 종말을 알리는 것은 할아버지의 역할도, 철학자의 역할도 아닙니다. 한 20년간은 힘들겠지만 그다음 20년에는 지금 우리 시대에 유예된 문명화 과정을 재개할 방법을 찾게 될 거라 나는 생각합니다. 내가 40년 후에 릴로를 만나기로 한다면, 내가 근대의 괄호라고 부르는 기간 내내 우리가 처한 생태학적 상황에 대한 부인, 무지, 몰이해의 역사가 펼쳐졌음을 함께 보게 되겠지요. --- p.181~182
저 : 브뤼노 라투르 (Bruno Latour)
프랑스 철학자, 사회학자, 인류학자. 과학기술과 인문사회 사이의 학제적 조류를 이끈 과학기술학(STS)의 대가이며, 근대성 비판과 인간중심주의 해체에 토대를 둔 생태주의 정치철학을 독보적으로 제시한 사상가다.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홀베르상과 교토상을 받았다.
1947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아프리카에서 인류학 현장 연구를 경험하며 과학과 기술에 대한 인류학 연구로 학문적 관심을 넓혔다. 파리 국립광업대학, 런던 정치경제대학, 하버드 대학, 파리정치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라투르가 현대사회와 과학기술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고안한 ‘행위자-연결망 이론’(ANT)은 혁신적인 사회이론으로 평가받으며 인류학, 지리학, 경제학, 생태학, 미학, 문학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2022년 7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첫 저서 『실험실 생활』 이후, 세계 2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된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와 『판도라의 희망』 『자연의 정치』를 거쳐 『사회적인 것의 재조립』 『존재양식의 탐구』에 이르기까지 숱한 문제작을 펴냈다. 말년에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안을 모색하는 공공지식인으로 활동했으며 『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착륙하는 방법』 『녹색 계급의 출현』 등의 저작을 통해 신기후체제에 대응하는 방법을 깊이 탐구했다.
저 : 니콜라스 트뤼옹 (Nicolas Truong)
「교육계 Monde du Education」에서 ‘서평’난을 맡고 있는 저널리스트다. 「레트르 Lettre」지 편집장이었던 그는 『지상의 삶 La Vie sur terre』의 연작 《연극적 사고》의 연출가이다.
역 : 이세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철학과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볼라르가 만난 파리의 예술가들』, 『반 고흐 효과』, 『앵그르의 예술한담』, 『피카소의 맛있는 식탁』, 『앙드레 씨의 마음미술관』, [필루와 늑대 아빠] 시리즈, 『제자리를 찾습니다』, 『어린 왕자, 영원이 된 순간』,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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