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탄 소녀를 위한 동화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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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주재석 | 등록일 | 25.08.13 | 조회수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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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탄 소녀를 위한 동화는 없다
이야기를 통해 보는 장애에 대한 편견들
어맨다 레덕 저/김소정 역 | 을유문화사 | 2021년 02월 20일 | 원제 : Disfigured: On Fairy Tales, Disability, and Making Space
목차
여는 말
1. 어둠 속에 머리를 밀어 넣는 아이들 2. 장애 그리고 동화 3. 오랜 옛날, 여전히 소원이 도움을 줬을 때: 프랑스와 독일의 동화 4. 언젠가는 나의 왕자님이 올 거야: 디즈니와 그늘 없는 세상 5. 바보 같은 작은 업둥이: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미운 오리 새끼들’ 6. ‘인간 이하의’: 아름다움 대 추함 7. 거친 땅 8. 괴물과 경이로움 9. 위대한 해결
맺음말 감사의 글 주 참고 문헌
책소개
『휠체어 탄 소녀를 위한 동화는 없다』는 우리가 오랫동안 접해 온 동화가 장애에 대한 수많은 편견과 오해의 산실임을 드러내 보인다. 동화 속에서 장애는 주인공이 극복해야 할 결함이나 악당이 가지고 있는 특성으로 그려졌고, 이 세계관은 고스란히 우리 삶으로 스며들었다. 저자는 그림 형제와 안데르센의 고전 동화부터 디즈니 만화 영화와 슈퍼히어로 영화, 그리고 최신 드라마까지 다양한 이야기에 투영된 장애에 대한 편견들을 날카롭게 돌아보는 동시에 뇌성마비 장애인으로서의 자신의 이야기를 더해 중요한 질문들을 던진다. 그리고 차별과 소외의 고리를 끊고 서로 다른 몸이 나란히 공존하는 세상을 그려 가기 위한 새로운 이야기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책 속으로
내가 아는 모든 공주는 우아했고 아름다웠으며 마치 꿈결처럼 춤을 추었다. (…) 디즈니 만화 영화에 나오는 벨과 신데렐라의 장애 하나 없는 완벽한 아름다움에, 많은 동화의 결말이 결국에는 이 때문에 사랑을 획득하는 것이라는 사실에 어떻게 반박할 수 있을까? 더 중요하게는 그렇게 아름다운 공주는 한 번도 되어 본 적이 없는 나의 자아가 어떻게 동화 속 공주들에게 저항할 수 있을까? 내가 읽었고 사랑하는 그 모든 동화와 미디어, 수많은 이야기가 행복한 결말을 말하고 있을 때 필연적으로 행복한 결말에서 벗어나는 삶과 투쟁하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 p.42~43
옛날, 아주 먼 옛날에는 왼손잡이가 악마에게서 왔다고 생각했다. (…) 19세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줄루 부족은 왼손잡이 아이에게 오른손을 쓰게 하려고 왼손을 끓는 물에 담가 화상을 입혔다. 스페인에서 종교 재판이 한창이던 시절에 가톨릭 교회는 왼손잡이를 마녀라고 두려워해 산 채로 불에 태워 죽이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범죄학의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체사레 롬브로소는 1903년에 “문명과 문화가 진보하면서 문명인은 야만인에 비해 오른손잡이 비율이 월등히 높아졌는데, 오른손잡이는 여자보다는 남자가, 아이보다는 어른이 훨씬 많다.”라고 썼다. 롬브로소는 왼손잡이를 기형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을 나누는 장애라고 생각한 것이다. --- p.45~46
디즈니가 흑인 공주를 주인공으로 하는 만화 영화를 만드는 데는 72년이 걸렸다. 동남아시아 공주가 나오는 데는 52년,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공주가 나오는 데는 58년, 중국 공주가 나오는 데는 61년이 걸렸다. 하지만 아직 장애인 공주는 나오지 않았다. 내가 아는 한은 말이다. --- p.139
나는 세상에 증명할 것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세상이 나에게 증명해 보여야 한다. 내 몸을 위한, 내 말을 위한, 기울어진 내 걸음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 줄 책임이 세상에는 있다. 공주나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었던 나의 어린 꿈을 끝내고 그 무엇도 되고자 하는 바람을 품을 필요가 없음을 이해할 수 있게 도울 책임이 이 세상에는 있다. 나와 같은 몸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고, 이 세상을 나와 같은 몸에게도 맞게 바꾸어야 한다. 나는 이미 충분하다. 내가 다른 무엇이 되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 p.313
우리가 장애가 있는 몸은 가치가 적다는 식으로 이야기할 때마다, 걸을 수 없던 사람이 결국에는 걷게 되는 이야기를 받아들일 때마다, 예쁘기 때문에 원하는 모든 것을 얻는 공주 이야기를 받아들일 때마다, 비장애인만의 행복한 결말을 받아들일 때마다 우리는 덤불 가시를 자라게 하는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가시를 잘라 내고 새로운 것이 자랄 수 있게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적대적이지 않은 환경이 존재하는 세상과 동화를 상상해야 한다. 이 세상에서 다른 몸,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이 자기 자신의 힘으로만이 아니라 공동체의 도움을 받아 장애를 극복했기 때문에 승리하는 세상을 상상해야 한다. --- p.344
저 : 어맨다 레덕 (Amanda Leduc)
에세이와 소설을 쓰는 작가로, 캐나다와 미국, 영국에서 책을 출간하고 있다. CBC 논픽션 상 등 여러 작품상의 후보로 지목되면서 주목받았다. 지은 책으로 소설 『평범한 사람들이 행하는 기적(The Miracles of Ordinary Men)』이 있고, 『켄타우로스의 아내(Centaur’s Wife)』를 출간할 예정이다. 뇌성마비가 있으며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살면서 다양한 작가와 이야기를 위한 캐나다의 첫 번째 축제인 ‘문학 다양성 축제(the Festival of Literary Diversity, FOLD)’의 의사소통 조정 담당자로 활동하고 있다.
역 : 김소정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고 과학과 역사책을 즐겨 읽는 번역가이다. 과학과 인문을 접목한 삶을 고민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책을 많이 읽고 소개하고 싶다는 꿈이 있다. 월간 [스토리문학]에 단편 소설로 등단했고, 『전략의 귀재들, 곤충』으로 한국출판문학상 번역 부문 본심에 올랐다. 『천연 발효식품』, 『뭐라고? 이게 다 유전자 때문이라고』 외 150여권을 번역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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