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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교실 게시판입니다.
장미의 문화사
작성자 주재석 등록일 25.08.13 조회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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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문화사

 

 

사이먼 몰리 저/노윤기 역/김욱균 감수 | 안그라픽스 | 20230629|

원서 : By Any Other Name: A Cultural History of the Rose

 

 

 

목차

 

 

서문

 

들어가며

 

1장 로사

장미의 가족을 만나다

 

2장 장미는 왜 아름다운가

원종과 변종이 공존하다

 

3장 내게 장미 소나기를 내려줘, 제발

이교도의 장미

 

4장 가시 없는 장미

유일신의 장미

 

5장 그래서 나는 나의 밝고 붉은 장미를 얻었네

사랑과 장미

 

6장 할 수 있을 때 장미꽃봉오리를 모으세요

죽음과 장미

 

7장 장미는 꿀벌에게 꿀을 선사한다네

신비로운 장미

 

8장 오 장미여! 누가 섣불리 그대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가?

19세기와 시상詩想의 장미

 

9장 장미 바구니

회화 속의 장미

 

10장 파크스 옐로 티센티드 차이나

동양의 장미가 서양으로 전해지다

 

11장 새롭게 태어난 하이브리드 티로즈

현대의 장미

 

12장 완벽한 장미는 타오르는 불꽃이니

모더니스트의 장미

 

13장 정원 풍경을 바라볼 때 마음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장미 정원과 가드닝

 

14장 로즈앤로지즈

장미 비즈니스

 

15장 실론젬 로제아

장미, 오늘과 내일

 

나가며

감사글

주석

 

 

 

책소개

 

 

미술가이자 미술사학자인 사이먼 몰리 교수가 장미의 고유성에 매료되어 장미를 지식의 장으로 불러들였다. 꽃의 여왕으로 불리는 장미를 단지 아름답기만 한 식물이 아닌 인류에게 예술적, 종교적 영감을 제공한 문화적 아이콘으로 새롭게 조명하고, 문학, 회화, 종교, 식물학, 정신분석학 등의 철학과 예술, 시대와 문화를 넘나들며 장미를 주제로 지식의 향연을 펼친다.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장미 인문학이라는 점에서도 유의미하다.

 

 

 

책 속으로

 

 

장미를 바라보며 시인은 은유를, 사회 개혁가는 삶의 바람직한 모습을, 장미 육종가는 환금換金 작물을, 연인은 사랑하는 사람을, 과학자는 멸종 위기에 처한 생태 서식지를, 작가는 무한한 작가적 영감을 떠올린다. 우리 역시 개인적인 취향이나 직업적이고 공동체적인 성향에 따라, 그리고 성장 배경에 따른 무의식적인 요소에 따라 관점을 달리한다. 장미가 그 사회의 문화로 자리 잡으면 더 이상은 보기 좋은 식물에 국한되지 않고 어떤 종류의 이념과도 쉽게 융합한다.

--- p.43 들어가며중에서

 

장미는 근동 지역이 원산지이지만 성경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구약성경에는 샤론의 장미를 언급했지만 이 꽃은 전혀 다른 종류인 히비스커스로 밝혀졌다. 장미가 전반적으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은 주로 유대교 전통에서 장미를 쾌락과 관련된 세속적인 꽃으로 여겨 좋은 인식을 가질 수 없었던 사실 때문이다. 장미가 발산 하는 관능적인 아름다움은 사치나 음탕함, 천박함 등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곤 했다. 장미는 질펀하게 즐기는 잔치나 사치스러운 연회의 주요 구성 요소로 악명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교도 여신들은 물론 사랑과 환락의 신들에게 바쳐지던 장미의 신성함은 격하됐지만 장미가 누리던 지위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기독교로 고스란히 전이됐다. 구약성경 역시 인류의 역할이 자연을 길들이고 극복하는 것이며 하느님을 기쁘게 하는 일임을 명시했다. 이 세계관에서 자연은 인간의 번영을 위해 긴요하게 활용되는 자원이다.

--- p.107 유일신의 장미중에서

 

사랑은 인간 삶의 중심에 놓여있지만 그것은 전혀 가시적인 형태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이를 수정하고 보충하여 실질적으로 소통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이와 같은 비유를 통해서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사랑의 특징적인 속성을 개별적인 대상에 투영하는 것인데 이런 점에서 장미는 매우 유효적절한 수단이었다. 장미는 아름답고 섬세하고 연약하고 덧없이 지는 데다 높은 가치를 지닌 살아있는 유기체지만 역설적이게도 가시가 있기 때문에 거칠고 잠재적으로 위험하므로 조심해서 다루어야 한다. 장미는 육체적 욕망의 승화와 열정을 의미하는 은유지만 비물질에 대한 고양된 열정에 지나치게 경도되는 경우 육체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영원하면서도 미묘한 사랑의 영역을 점하고 있기도 하다. 사랑은 계층 구조 내에 존재하는 것으로 개념화되고 장미는 사랑의 모든 계층에 위치한 사람들, 즉 밑바닥에서 음란한 행위를 하거나 음란물을 제작하는 이들부터 중간층에서 낭만적인 사랑을 하는 연인들과 최상층에서 영적인 교류를 하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선택한다.

--- p.134~135 사랑과 장미중에서

 

죽음을 둘러싼 의식을 행하는 데 꽃은 분명한 실용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장미는 기분 좋은 향기를 발하여 부패하는 냄새를 희석하고, 시각적인 아름다움으로 애도하는 자들을 위로하며, 황홀한 향기를 통해 행복했던 기억을 상기시킨다. 또한 상실을 맞이한 이들에게 삶의 희망에 대한 원초적인 감각을 자극하기도 한다. 꽃은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관계를 돕는다. 순수한 아름다움은 상실의 아픔을 조금 덜어내는데, 이를 통해 의례적인 애도 공간은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소소한 기쁨의 상징을 나누는 공간이 된다. 하지만 망자를 기억하는 의미로 꽃을 건넬 때는 마치 인간이 삶에서 꺾인것처럼 살아있는 식물일지라도 우선 꺾어야 한다. 또한 꽃을 바치는 관습은 자연을 통제하고 극복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고, 공동체를 움직이는 힘을 재확인하고, 인간의 통제를 넘어서는 혼란스런 세력에 맞서 일정한 질서를 도모하려는 욕구를 충족시킨다.

--- p.139~140 죽음과 장미중에서

 

인상파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장미는 그의 후기 작품에서 특히 두드러진 경향이 있으며 미적인 쾌감을 자극하는 힘을 가졌다. 그의 장미는 예술가의 욕망이나 주제를 의인화하려는 의도보다는 캔버스 위의 색상 표현이나 그 표현을 구사한 예술가의 몸과 마음 사이의 역동적인 관계를 드러내는 미적 충동을 더욱 자극한다. 전통적인 상징주의는 부드러운 물감 표현의 한 층 아래로 가라앉게 된 셈이다.

--- p.192~193 회화 속의 장미중에서

 

또 다른 영국계 아일랜드인 W. B. 예이츠는 이상idealism과 현대 대중사회의 타락한 현실 사이의 관계를 상징하는 데 장미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의 시에서 비극적인 역사의 수렁에 빠진 인간 세상의 추함은 시대를 초월한 이상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장미와 병치된다. 비밀의 장미The Secret Rose에서 예이츠는 신곡에서 묘사된 단테의 환상적인 장미를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쓴다. “머나먼 곳에 있는, 가장 비밀스러운, 그리고 존중받아 마땅한 장미 시간 속의 내 시간으로 나를 감싸기를.” 1899년에 쓴 한 사랑의 시에서 예이츠는 장미와 인간의 마음 사이의 익숙한 비유를 나타냈는데 거기에 초월적인 함의를 추가했다.

--- p.238 모더니스트의 장미중에서

 

장미가 원예용 식물로 대성한 이유 중 하나는 중국 장미 유전자가 섞이면서 개화 기간이 몇 주에서 몇 달로 파격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실용적인 측면이었다. 다른 수많은 꽃과 달리 장미는 방치하면 번성하는 매우 강건한 정원 식물로 알려졌다. “다른 어떤 식물 속이 그토록 다양한 특성을 가졌거나 그토록 오랜 기간 동안 달콤한 꽃을 피운단 말인가?”라고 쓴 사람은 윌리엄 폴이었다. “게다가 재배하기 쉽다. 매우 다양한 토양에 잘 적응하고 방치돼도 살아남아 꽃을 피운다. 그러나 제공받은 모든 수고에 대해서도 풍부한 보상을 내놓는다.” 50년 후 거트루드 제킬은 자신의 저서 영국 정원의 장미들에서 이런 의견을 밝혔다. “장미는 비교적 온순하고 수용적이며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따뜻하게 격려해 주는 마음의 준비가 돼 있으면 재배에 성공할 수 있다.”

--- p.270 장미 정원과 가드닝중에서

 

장미는 앞으로도 세계 곳곳의 정원과 공원에서 자신의 모습을 뽐내고 있을 것이다. 장미는 상징과 은유로도 우리 곁에 남아 낭만적인 소설과 팝 음악을 풍성하게 할 것이며 아마추어 화가의 그림 소재나 소시민들의 장식 예술에도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유쾌한 존재로 남아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연한 일이지만 더 야심 찬 작가와 음악가와 예술가 들은 낡고 오래된 클리셰cliche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그치지 않을 것이다.

--- p.330 장미, 오늘과 내일중에서

 

 

 

: 사이먼 몰리

 

미술가이자 작가다. 지은 책으로는 불길한 징조: 현대미술 속 언어와 이미지Writing on the Wall: Word and Image in Modern Art(2001), 세븐키: 일곱 가지 시선으로 바라본 현대미술(안그라픽스, 2019), 모노크롬(안그라픽스, 2022), 장미의 문화사(안그라픽스, 2023) 등이 있으며, 숭고미: 현대미술의 기록The Sublime: Documents in Contemporary Art편집에 참여했다. 2023년에 현대 회화: 간결한 역사Modern Painting: A Concise History를 출간할 예정이다. 수년에 걸쳐 영국의 여러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강의와 투어 가이드를 했으며, 신문과 잡지에도 정기적으로 기고한다. 2010년부터 한국에 거주하며 2023년까지 단국대학교 미술대학의 조교수로 재임했다.

 

 

: 노윤기

 

건국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공기업에서 국제관계와 기업 홍보 업무를 보았으나 좋은 책을 읽고 소개하는 번역가의 업에 매료되어 바른번역글밥아카데미를 수료하고 번역가가 되었다. 옮긴 책으로는 군중의 망상』 『이 진리가 당신에게 닿기를』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과 즐겁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는 법』 『옥스퍼드 튜토리얼』 『구글은 어떻게 여성을 차별하는가』 『남자의 미래』 『단순한 삶의 철학』 『커피의 모든 것등이 있다.

 

 

감수 : 김욱균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관광업과 해운업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50대에 접어들어 식물, 인간, 환경의 상호작용, 식물의 건강 효과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건국대학교 농축대학원 환경과학 석사학위와 보건환경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2009년 사계장춘회에서 장미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된 후 서울로즈클럽에서 장미를 매개로 교류와 나눔의 기회를 통해 장미의 창으로 세상을 조망하면 지적인 즐거움이 많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현재 세계장미회(WFRS) 산하 한국장미회(Korea Rose Society)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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