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조금 더 깊이 걸었습니다 |
|||||
---|---|---|---|---|---|
작성자 | 주재석 | 등록일 | 25.07.19 | 조회수 | 1 |
첨부파일 |
|
||||
어제보다 조금 더 깊이 걸었습니다
숲의 말을 듣는 법
김용규 저 | 디플롯 | 2025년 05월 22일
목차
들어가며 우리가 저 푸른 숲을 본다는 것은
1부 숲에게 길을 묻다
1장 삶을 사랑하게 하는 숲으로의 초대 2장 숲의 언어 3장 생명성, 그리고 삶에 필요한 두 가지 4장 모든 생명은 사연을 품고 5장 새로운 시선에 움튼 온기와 생기 6장 숲의 지혜를 마주하기 위해
2부 잊어버린 모든 생명의 초상
7장 삶의 근원을 만나기에 앞서 8장 발아하는 우주, 그 가능성에 대하여 9장 저마다의 자리와 시간이 있으니
3부 여기,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
10장 굴복과 극복 사이에서 11장 햇살을 움켜쥐고 바람의 결을 따라 살아내는 법 12장 오로지 관계, 오롯이 관계 13장 나아가라 하면 나아가고 물러서라 하면 물러나고
4부 생과 극의 향연, 사계절
14장 차라리 눈을 맞으면서도, 비록 낮은 자리에 있더라도 15장 여름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는 법 16장 짙은 녹음 속에서 피워내는 정열의 색, 순백의 향 17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망을 멈출 때 18장 꽃길에서 풍파를 맞이하는 자세 19장 포월, 바람을 와락 껴안으며
5부 우리는 어디로 흘러가야 하는가
20장 삶의 목적 21장 죽은 자가 답해야 할 두 개의 질문 22장 충분히 산다는 것 23장 먹고사는 일이 전부라고 믿고 있다면 24장 공허로부터의 자유: 충만한 삶 25장 다른 생을 일으켜 세우는 꽃처럼: 숭고한 삶 26장 완벽해지려 애쓰지 말아요: 온전한 삶 27장 가장자리를 허물다: 초월의 삶
나가며 다만 사랑하라
책소개
20년 넘게 숲을 스승으로 두고 더 나은 삶의 비결을 탐구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 번도 걸어보지 못한 숲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숲을 ‘하늘이 쓴 글자 없는 책’이라는 의미의 ‘무자천서’로서 대우했다. 바로 그곳에 바르고 윤택한 삶에 관한 지혜가 새겨져 있고, 세상을 움직이는 질서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늘 곁에 있어서, 너무 익숙해서 대수롭지 않게 숲을 인식했기에 우리는 숲의 가르침을 얻지 못했을 뿐이다. 새로운 시선과 긴 호흡으로 숲을 마주하면 잃어버린 나를 되찾고 나와 타자를 사랑할 힘을 얻을 수 있다. 숲을 깊이 만나면 세계의 진실에 가닿을 수도 있다. 삶을 흔드는 크고 작은 질문들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면 가장 먼저 이 책을 펼쳐볼 일이다.
‘숲 사람’ 김용규는 광활하고 신비로운 우주의 축약인 숲을 배움으로써 한 사람의 삶이 바뀌고, 공동체성이 회복되고, 살아 숨 쉬는 모든 존재가 생기 넘치게 되는 세상을 꿈꾼다. 저자는 ‘모든 존재에게 부여된 삶의 숙제를 미루지도 말고 피하지도 말자’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을 포기하지 말자’는 금언을 숲에서 만난 풀과 나무, 씨앗 등의 사연을 통해 가르친다. 그가 길러낸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들은 전국 각지에서 숲의 지혜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책 속으로
하지만 굴곡 없이 찾아오는 계절이 어디 있던가요. 봄날에 돋운 잎은 눈부신 꽃을 피워내고 재빨리 열매를 맺지만 가뭄과 폭우, 태풍의 고비들이 철 따라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겪어내야 할 것들 다 겪으며 겨우 붙들어낸 것들만이 농익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숲에 기대어 얻은 삶의 진실 가운데 하나입니다. 온갖 풍상을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평화의 시간이 찾아온다는 것. 확산은 다시 수렴으로 귀결한다는 것. 어쩌면 생을 관통하는 모든 원리는 이토록 단순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 「1장 삶을 사랑하게 하는 숲으로의 초대」 중에서
생명은 홀로이되 홀로일 수 없습니다. 그 어떠한 생명도 제 홀로 삶의 무늬를 그려갈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숲의 생명들로부터 삶의 신비를 체감하고 지혜를 얻고자 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낱생명’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온생명’의 스케일로 확장해야 합니다. --- 「2장 숲의 언어」 중에서
모든 생명은 사연을 품고 삽니다. 사연 없이 사는 생명은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나 아닌 존재의 사연을 헤아려보려는 마음을 점점 더 잃어가고 있습니다. 타자의 사연과 내 마음을 잇는 노력은 번거롭거나 무가치한 일이라고 여기게 된 탓일까요? 그래서 개방과 연결이라는 생명의 본능을 접고, 고립과 단절의 방향을 택하는 것일까요? 혹시 그렇다면, 그것은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만 경험한 데에서 비롯된 오해일지도 모릅니다. --- 「4장 모든 생명은 사연을 품고」 중에서
버드나무는 버드나무로 살아야 기쁘지, 소나무 흉내를 내며 사는 것으로 기쁠 수 없습니다. 찔레는 장미 흉내를 내지 않습니다. 식물 저마다가 피우고 있는 모든 꽃은 본성의 발현입니다. 우리는 그 본성이 아름답게 발현되는 것을 마주할 때 감탄하고 감동합니다. 우리가 아름다운 예술 작품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도, 진심으로 자신의 세계를 이룬(혹은 이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감동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 「6장 숲의 지혜를 마주하기 위해」 중에서
꽃의 생애를 통해 도달한 통찰인 ‘화무십일홍’은 매우 간결합니다. ‘열흘 동안 붉은 꽃이 없다’라는 이 말은 꽃으로부터 자연의 질서와 리듬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포착한 뒤, 팽창하고자 하는 욕망에 필연적 한계가 있다는 불변의 이치를 제시합니다. ‘권불십년’이라는 격언 또한 그렇게 찾아졌을 것입니다. 노자가 ‘상선약수’를 말한 것도 물을 깊게 살핀 뒤 물에 견주어 선의 궁극적 이치를 추상화한 예라 할 수 있습니다. --- 「8장 발아하는 우주, 그 가능성에 대하여」 중에서
하늘이 있으면 땅이 있고, 능선이 있으면 계곡이 있습니다. 북극과 남극이 있어 적도가 있기 마련이고, 태어난 날이 있으면 반드시 죽는 날이 있고, 맑은 날이 있으면 비나 눈이 쏟아지는 날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안에는 금욕이 있는가 하면, 음욕도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한 번 살았다면 기어코 한 번은 죽어야 합니다. 그것이 만물과 생명을 관통하는 준엄한 음양의 질서입니다. --- 「10장 굴복과 극복 사이에서」 중에서
천지불인, 신은 무자비합니다. 하늘은 특정 생명에게만 은혜를 베풀 수가 없습니다. 숲정이를 사는 대나무의 삶이 애처로워 신이 위태로운 바람을 아예 없애거나, 부드러운 바람만 불게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바람이 없으면 숨도 없는 것이니 모든 생명은 사라질 것입니다. 온화한 바람만으로는 씨앗도, 철새도 먼 길을 떠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하늘은 무자비하지만, 질서와 리듬으로 만물에 비춥니다. 누군가는 속을 비우는 것으로, 누군가는 부드러움을 갖추는 것으로 신의 질서에 발을 맞추었습니다. --- 「11장 햇살을 움켜쥐고 바람의 결을 따라 살아내는 법」 중에서
우리 삶이 종종 주저앉거나 도망치고 싶은 까닭은 저 오묘한 이치를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어리석음에 빠지기 때문일 때가 많습니다. 즉, 대부분이 자신을 살리는 관계만을 바라고, 멈추게 하거나 주저앉히는 관계는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딱 잘라서 두 개로 나눌 수 없는 세계’를 양분하기 때문입니다. --- 「12장 오로지 관계, 오롯이 관계」 중에서
생의 유한성을 온전히 아는 이는 세계를 다만 아깝고, 오직 귀하게 여깁니다. 붉게 물드는 단풍을 다시 볼 수 있는 이번 가을이 그에겐 너무도 귀합니다. 그래서 참으로 아깝습니다. 새로 맞는 봄도 귀해서 아깝습니다. 그는 가을이, 그리고 봄이 매번 다시 그냥 찾아올 걸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보는 저 단풍이 생에서 마지막 보는 단풍일 수도 있다는 것을 진정으로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지금 듣는 철새의 노래 역시 귀해서 아깝고, 이제 막 말을 시작한 저 어린 것들의 웃음과 울음이 귀하고 아깝습니다. 귀하고 아까워서 삶에 다가서는 모든 사태와 존재를 마디고, 또 마디게 마주합니다. --- 「13장 나아가라 하면 나아가고 물러서라 하면 물러나고」 중에서
불안과 흔들림 속에서도 기어코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그들에게서 중요한 특징 하나를 발견합니다. 그들 마음속에는 가해자가 살고 있지 않습니다. 삶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마음속의 가해자와 오래오래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들의 마음은 억울, 원망, 비난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억울한 일이 없을 리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마음의 방 안으로 가해자가 들어와 함께 살아가는 걸 허락하지 않습니다. --- 「14장 차라리 눈을 맞으면서도, 비록 낮은 자리에 있더라도」 중에서
“꽃길만 걸으세요.” 오늘날 자주 만나는 애정 가득한 인사말입니다. 하지만 가장 허무한 인사말이기도 합니다. 꽃길만 걸을 수 있는 세계는 없는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생명의 삶이 그렇듯, 누구에게나 시련과 고난은 찾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우주는 순경에 역경을 더하여 조화와 실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경은 나이, 학벌, 재력, 교양 수준, 신체 조건 등과 아무 상관 없이 찾아옵니다. 누구나 꽃길을 걷는 날이 있겠지만 단언컨대 꽃길만 걷는 인생은 없습니다. 그러니 오동나무처럼 역경을 다루며 살 수 있는 지혜를 길러야 합니다. --- 「18장 꽃길에서 풍파를 맞이하는 자세」 중에서
숲은 태어나고, 각자의 행로를 살고, 이윽고 죽음의 바다에 이르는 생명들의 춤사위로 가득합니다. 깊게 바라보고, 부드럽게 매만져보고, 눈을 감고 깊숙이 냄새 맡아보기를 권합니다. 그러면서 그 존재의 일생 궤적도 상상해보기 바랍니다. 삶과 죽음이 건네는 말이 들려올 때까지 자주 찾아가 천천히 걸어보기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이윽고 알게 될 것입니다. 애써 이루어낸 것도, 아직 완성하지 못한 것도, 다 식히지 못한 탐욕도, 여태 화해하지 못한 미움도 죽음 앞에서는 모두 부질없다는 것을…. --- 「21장 죽은 자가 답해야 할 두 개의 질문」 중에서
우리 모두가 위인전 속 인물들처럼 거대한 자기 초월을 감행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기 안의 사랑과 진심을 따라 행동할 수는 있습니다. 우리 각자가 그렇게만 하면 됩니다. 영웅들의 그것처럼 꼭 거대하지 않아도 됩니다. 단지 나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말자, 자기 배반을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던 맹자의 ‘자포자기’야말로 자기 삶에 대해 최고로 무례하고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자신 안에서 터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그 환한 빛을 세상에 꺼내놓으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안타깝지만 그는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 「25장 다른 생을 일으켜 세우는 꽃처럼: 숭고한 삶」 중에서
완벽 혹은 완전은 생명의 실체도 아니고, 삶의 진실과도 어긋나는 허상입니다. 오히려 완벽에의 추구는 인간에게서만 목격되는 일종의 병리적 현상 같은 것입니다. 숲은 완벽한 삶은 아예 없다고, 그것은 허구의 세계라고 입증합니다. 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주야장천 추구하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우리의 삶을 허비하거나 망쳐버리게 됩니다. 삶을 조금이라도 더 온전하게 살고자 한다면 완벽해지려 애쓰지 말아야 합니다. --- 「26장 완벽해지려 애쓰지 말아요: 온전한 삶」 중에서
저 : 김용규
사람들에게 숲의 철학자로 불린다. 숲을 스승으로 섬기며 글쓰기, 교육과 강연을 주로 한다. 하면서도 스스로는 농부라는 직업에 충실할 날을 그리워하고 있다. 충북 괴산에 ‘여우숲’ 공간을 연 설립자이자 그곳에 세운 ‘숲학교 오래된미래’의 교장이고 ‘자연스러운삶연구소’의 대표다.
30대의 마지막 7년을 벤처기업 CEO로 일하다가 더 깊고 충만한 삶을 열망하여 홀연 숲으로 떠났다. 그 숲에 백오산방白烏山房이라 이름 지은 오두막을 짓고 다락방에서 이 책을 썼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와의 연결을 회복해가는 기쁨을 오롯이 책에 담았다. 숲의 가르침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고 마침내 진정 타자를 사랑할 수 있는 힘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마침내 잃어버린 생명성을 되찾고 인간으로서의 온전한 삶으로 돌아오는 길을 함께 걷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이후 《숲에서 온 편지》, 《당신이 숲으로 와준다면》 등의 책을 펴냈다.
KBS, EBS, MBC, SBS 등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강의를 하고 대담을 나눴으며, 매년 150회 이상 다양한 조직과 기관, 대중을 만나는 강연자로 살고 있다. ‘숲 해설가’, ‘유아숲지도자’ 양성과정 등에서는 전문가를 대상으로 숲의 인문학과 생태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숲으로 떠나온 지 10년 되던 해부터는 자신이 마주한 세계를 더 깊게 나누기 위해 ‘자연스러운삶연구소’를 설립, 연구원들을 양성하고 있다.
|
이전글 | 식물의 매력 |
---|---|
다음글 | 장애, 시설을 나서다 공존을 위한 탈시설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