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성장들 : 하며 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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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주재석 | 등록일 | 25.06.12 | 조회수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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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성장들 : 하며 살고 있습니다
기획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 모시는사람들돌봄연구소
저자(글) 강효선, 김영준, 김우창, 김은제, 김이중, 김정모, 김차랑, 문윤형, 박이윤정, 배선우, 배희정, 백솔빈, 송지용, 유다님, 이도연, 이연우, 이준용, 이희연, 장윤석, 전형민, 조명아, 팔리태(이지은, 한인정), 한승욱, 황선영
모시는사람들 · 2024년 08월 31일
목차
서문
1부 : 살고
이 고통이 성장의 값이라면 _백솔빈 지렁이 인간이 되기 _김이중 새미의 꽃에는 뿌리가 있다 _배희정 마음에 씨앗심기 _이연우 농사, 호미로 일구는 종합예술 _유다님 자기 착취와 자기 가둠을 넘어 _배선우 나는 내 맘대로 낳겠다 _김은제
2부 : 만들고
반려와 함께 탈성장을 꿈꾸기 _황선영 지속 가능한 식생활, 공생을 전망하다 _김정모 공장식 너머 동물권 선언에 연대하다 _김차랑 돌봄의 비거니즘은어떻게 탈성장의 길이 되는가 _박이윤정 한살림 제주, 탈성장을 상상하다 _이준용 탈성장을 넘어 성장하다 _문윤형 실효성 있는 영 케어러 조례까지 한 발자국 _조명아 탈성장 사회의 토대,관계의 전환으로서 기본소득 _팔리태(이지은, 한인정)
3부 : 그리고
기후위기와 예술에서의 탈성장 _김영준 식목일에 나무 한번 심어본 적 없던 내게 _전형민 예술, 지역과 돌봄에 문화적 힘을 더하다 _한승욱 유쾌하고 따뜻한 반란, 있ㅅ는잔치 _강효선 세 가지 탈성장: 담론, 운동, 그리고 삶 _장윤석 토마스 베리와 우리의 탈성장 이야기 _송지용 탈성장을 위한 살림의 철학 _이희연 탈성장은 몸의 정치로부터 _이도연 탈핵, 여전히 가지 않은 길 _김우창 추천의 글: 이렇게 많은 탈성장 벗들 _김현우 탈성장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_박숙현 매력적인 탈성장의 삶과 사회를 사는 길 _유정길
책 소개
지구적 공멸 위기에 처한 현대인이 지향해야 할 대안적 문명의 트렌드로서 탈성장을 꼽고, 성장 지향의 주류적인 삶에서 벗어나 인간과 자연과의 공존의 방향을 모색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지향하며 살아가는 청년들의 다양한 삶의 기록이다. 일반 트렌드 분석서가 성장주의를 기반으로 시대적 욕망의 흐름을 읽음으로써 성공에 도달하는 길을 모색한다면, 이 책은 일상의 삶의 질과 공생의 태도를 중시하며 생명 중심의 가치를 앞세워 기후위기와 같은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적 삶의 다양한 장면을 소개함으로써 새로운 삶의 방식과 사회적 구조를 상상한다. 특히 탈성장을 이론적인 과제로 접근하여 개념이나 실현 가능성을 따지는 데 매몰되지 않고, 실제의 삶에서 다양하게 구현되는 모습을 통해 가능성을 제안한다. 그러므로 탈성장‘들’이라는 복수성, ‘하며 살고 있다’는 현재 진행형으로 말한다. 탈성장이 점점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조건이 되어가는 시대에, 파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담긴 책이다.
책 속으로
[25~26쪽] 성장엔 고통이 필수적이다. 성장하는 무언가는 고통스럽다. … 자본은 이 모든 고통을 성장이란 허울 좋은 이름으로 묻어 버린다. 이때 고통과 성장의 크기를 똑같은 위치에 나열할 순 없다. 순서를 따지자면 고통을 우선시해야 한다. 그때의 고통은 성장을 위해 감내해야 할 무엇이 아니라 거부하고 배격해야 할 폭력임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경제가 순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고통을 줄여야 한다. 고통을 줄이려면 성장의 수레바퀴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탈성장 해야 한다.
[78쪽] ‘지방 소멸에 대응한다’, ‘귀농·귀촌 청년을 지원한다’는 말들은 무성하지만, 탈성장을 꿈꾸는 귀농·귀촌 청년들이 맘 편히 농사짓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난개발이다. 농사를 중심으로 한 농촌의 삶에 집중할 겨를도 없이 이곳저곳에서 풍력단지를 세우고 골프장을 만들고 양수 댐을 건설한다. 함께 싸우지 않으면 나 때문에 질까 봐 죄책감에 시달리며 함께 싸우려 하면, 또 얼마나 긴 시간을 매달려야 할지, 과연 이걸로 막을 수 있을지 회의감에 시달린다.
[111쪽] 저출생이라는 인구 변화는 사회 구조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과 가치관에도 깊이 관련된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단순히 인구 증가를 위한 정책적 접근이 아닌, 개인과 사회의 관계적 연결망에서 찾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연대, 지역사회와의 결속, 돌봄과 같은 가치를 중심으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하며, 모든 인간이 소중하고 다양한 존재로서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118-119쪽] 반려종이 식물이든 동물이든, 또 다른 무엇이든, 나와 같은 공간과 시간을 살아가지만 확연히 다른 생명을 지켜본다는 것은 나와 다른 삶, 다른 목숨에 관심을 갖게 하는 일이자 그 전과는 다른 관점으로 내 삶을 돌아보게 하는 일이다. 집안에 화분 하나만 들여도 식물에게 적절한 환경을 고민하게 되는 것처럼, 반려 동물과 함께 살게 되면서 주거와 살림살이를 고민하다가 동물, 나아가 생명과 환경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과 경각심을 갖게 되는 반려 가족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214-215쪽] 기본소득 실험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기본소득을 통해 사회를 처음으로 감각했다’고 말한다. 기본소득이 각자도생 사회 속에서 공유의 감각을 실현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 물론 기본소득이 만능키가 될 수는 없다. 생태적 사유를 불러일으키고, 생태적 삶을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여러 가지 다른 대안들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기본소득이 탈성장의 토대로서 앞으로 다가올, 그리고 지금 여기 와 있는 새로운 세계를 가능하게 할 강력한 가능성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258쪽] 탈자본, 탈성장의 새 사회를 상상해 본다면, 이렇듯 흙의 소중함을 몸으로 직접 감각할 수 있는 소농들이 부양하는 사회가 아닐까. 농사를 예사롭게 생각하지 않고, 농민을 귀하게 여기고 흙의 소중함도 느끼는 경험을 일찍부터 했으면 좋으련만, 나이 서른 후반이 되어서야 〈자립하는 소농학교〉에 다니며 비로소 아주 조금 경험했을 뿐이다. 물론 더 늦지 않게 경험해서 다행이란 생각도 있는데, 이 경험이 단지 경험에만 그치지 않을지 걱정된다.
[303쪽] 탈성장의 강한 운동성은 탈성장의 정치적 적합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일례로 세계의 수많은 녹색당들에서 정치적 의제를 논할 때 탈성장은 거의 매번 등장하지만 여러 이유로 반려되거나 부분적으로만 반영된다. 그 이유로는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탈성장이라는 말이 어감이 세고 과격하다, 뜻이 급진적이다, 무언가에 반대하는 것이 주는 인상이 효과적인지 모르겠다는 평가다. [335-336쪽] 기후위기는 계속 악화되어 이제 탈성장이 불가피한 미래의 선택지가 되는 일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반대의 논의도 활발해질 것이다. 팽팽한 줄다리기 사이에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탈성장은 단순히 물질적, 경제적 의미에 국한되지 않고 철학적 담론과 함께 가야 한다. 인류가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으려면 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논의해야 한다. 이는 인류의 존재 양식과 삶의 방식에 관한 이야기다.
[344쪽] 이처럼 성장주의는 몸을 억압해 왔고, 몸의 해방을 위한 요구는 그 자체로 성장 중심 사회에 대한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탈성장은 몸의 정치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 탈성장은 단지 경제적 지표를 전환하는 차원의 논의가 아니라 방향의 전환을 이야기하는 논의이고, 따라서 삶의 방식과 몸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성장 중심 사회에서는 생산성이 높은 몸이 가치 있는 몸으로 여겨졌고, 또 생산성이 높은 몸으로 만들어 가는 데 중점을 두었다. 탈성장 사회에서는 그간 생산성이 낮다고 간주되었던 몸들이 각자의 몸에 맞는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 구조와 시스템을 만드는 여유를 가지게 될 것이다.
기획 :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
2019년 여름 〈철학공방 별난〉을 기반으로 한 세미나 구성원들이 기후위기의 대응양식인 생태적지혜 미디어를 만들 수 있는 결사체를 형성했다. 이후 실수와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일관되게 기후행동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마음을 나누며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양식으로 생태적지혜 미디어 매체를 기획하고 실험했다. 더불어 씨앗조직의 확산에 따라 결사체의 꼴을 갖추어 나갔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 연구소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탈성장의 아젠다에 대한 전반적인 구성원들의 결의를 만들어냈다. 연구소는 수입과 지출의 회계에 있어서 군더더기나 잉여를 남기지 않는 순환회계를 작동시키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으며, 끊임없는 세대교체와 미션과 돌봄으로 연구소 자체에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보려고 한다. 아주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연구소는 낙관과 우애에 기반하여 협동의 경제, 살림의 경제, 연대의 경제를 실현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탈성장 전환운동을 해나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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