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감정은 왜 중요한가 |
|||||
---|---|---|---|---|---|
작성자 | 주재석 | 등록일 | 24.12.12 | 조회수 | 1 |
동물의 감정은 왜 중요한가 동물의 삶을 사랑하는 과학의 모든 시선 마크 베코프 저/김민경 역 | 두시의나무 | 2024년 08월 22일 | 원제 : THE EMOTIONAL LIVES OF ANIMALS (Revised Edition)
목차
제인 구달의 서문 들어가며 | 동물의 감정이라는 선물
1장 동물의 감정은 왜 중요한가 : 동물의 감정을 보여주는 명백한 사례들
2장 동물의 정신과 마음을 연구하는 일 : 인지동물행동학
3장 동물들이 느끼는 것 : 동물의 열정적인 삶
4장 동물들 사이에도 의리가 있는가 : 야생에서 펼쳐지는 정의와 공감, 그리고 공정한 행동
5장 과학 연구의 불확실성 : 경험담과 의인화
6장 윤리적 선택 : 동물 웰빙의 중요성
나오며 | 모두를 위한 온정과 정의
감사의 말 주 참고문헌
책소개
“우리 인간이 왜 그렇게 특별하다는 걸까? 다른 동물과 다르게 왜 그토록 깊은 감정을 느낀다는 걸까?“ 인간을 ‘감정 사다리’ 맨 위에 올려두려는 생각에 제동을 거는 선도적인 과학자 마크 베코프의 획기적인 결과물 아마존 장기 스테디셀러의 완벽한 귀환!
★ 이정모·남종영·피터 싱어·사이 몽고메리 추천, 제인 구달 서문 ★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정말로 더 풍부한 감정을 느낄까? 지능이 높은 동물이 지능이 낮은 동물보다 더 큰 고통을 느낄까? 이 책을 쓴 세계적인 동물행동학자 마크 베코프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그는 인간의 감정을 특별하고 우월하게 여기는 ‘인간 중심주의’를 오만하다고 비판하며, 오히려 인간이 느끼지 못하는 감정을 동물이 느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이 전하는 동물들의 다채로운 일화를 만나면, 동물의 삶 역시 인간의 삶만큼이나 풍부한 감정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누구나 실감하게 될 것이다. 동물의 감정을 인정하지 않는 회의론자들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으며 50년 넘게 동물의 감정을 연구해온 선도적인 과학자 마크 베코프. 뉴욕대 교수이자 환경운동가인 데일 제이미슨에 따르면, 이 책의 초판이 나왔던 2007년에는 저자의 관점이 논란을 일으킬 여지가 있었기에 초판을 출판한 건 용감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이후 저자의 주장들은 대체로 사실로 입증됐고, 지금까지 동물의 마음을 연구하는 분야도 말 그대로 폭발적인 진전을 이뤄왔다.
이 책은 저자가 초판의 감동과 주제의식을 그대로 살려 17년 만에 다시 내놓은 전면 개정판이다. 동물의 감정과 행동에 대해 그간 축적되어온 다양한 과학적 연구 성과와 증언, 흥미로운 동물의 일화와 저자의 새로운 경험담이 추가되어 더욱 깊고 풍성한 내용을 전한다. 어느 때보다도 동물의 감정과 그 감정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더욱 개정되고 확장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제는 누구나 동물에게 감정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동물을 대하는 방식과 동물 복지의 실태를 보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그리고 이것이 지금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진짜 이유다. 한평생 외길을 걸어온 이 노학자는 과학적 결실과 통찰, 솔직함, 감동을 한데 아우르는 결과물을 남겼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고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갈 책이다. 우리 인간의 책임을 요구하는 윤리적 과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짚어본다. 저자 특유의 온정적인 시선과 가벼운 유머, 연민으로 가득 찬 이 책은 우리가 동물을 보는 방식과 동물을 대하는 방식을 재평가하라는 분명한 요구다. 저자와 오랫동안 연대해온 ‘침팬지의 어머니’ 제인 구달 박사가 초판에 이어 이번 개정판의 서문을 썼고 박물학자, 생명윤리학자, 인지과학자, 수의사 등 여러 분야의 동료 학자들이 이 책을 추천하고 지지했다.
책 속으로
한 고전적인 실험에 따르면, 굶주린 붉은털원숭이는 자신이 먹이를 먹으면 다른 원숭이가 전기 충격을 받게 되는 것을 보고 먹이를 먹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생쥐의 공감 능력에 관해 비교적 최근에 진행된 연구가 있는데 이 실험에서는 한 쌍의 성체 생쥐 중 한 마리나 두 마리 모두에게 아세트산을 주입해서 고통으로 몸부림치게 했다. 설치류가 타 개체의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추었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실험 결과, 괴로워하는 다른 생쥐를 본 생쥐는 자극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고, 아세트산을 주입받은 생쥐는 다른 생쥐가 고통에 몸부림치는 것을 보고 더욱 심하게 몸부림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생쥐는 사회적으로 교류할 때 보통 후각을 사용하는 동물임에도, 이 생쥐들은 시각적 단서를 사용해 공감 반응을 생성했다.
각 개체가 어느 정도로 행복이나 슬픔의 감정을 느낄지 파악해보려는 시도는 흥미로운 지적 탐구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이를 정확히 알아내거나 유효한 방식으로 비교할 방법이 없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이런 문제들이 크게 흥미롭거나 의미 있는 연구 주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게다가 바로 이런 식의 지독한 주장, 즉 종의 ‘우열’을 구분할 수 있고 지각 능력의 정도에도 ‘우열’이 존재한다는 주장은 결국 쥐, 생쥐, 조류, 어류, 무척추동물과 같은 특정 종에게 가하는 부당한 대우 및 학대를, 그리고 개나 돌고래 같은 매력적인 포유류를 비롯한 다른 동물들을 향한 존중을 동시에 정당화한다. --- 「1장 동물의 감정은 왜 중요한가」 중에서
다윈은 신중한 연구를 통해 다양한 종들의 차이는 그 종의 차이라기보다는 정도의 차이임을 거듭 강조했다. 예컨대 각 종들이 지닌 지적 능력의 다양성은 연속적인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윈의 주장에 따르면 동물들 간에는 진화적 연속성이 나타나며, 이는 심장, 신장, 치아 형태와 같은 해부학적 구조에서뿐만 아니라 두뇌와 그것과 관련된 감정 및 인지 능력의 차이에서도 드러난다. 나는 만일 동물이 어떤 형태를 갖추었다면 우리 인간에게도 그 형태가 존재할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 「2장 동물의 정신과 마음을 연구하는 일」 중에서
침팬지들은 장대비가 막 쏟아지기 시작할 때도 격한 돌풍 속에서 춤을 춘다. 구달은 의문을 품는다. “이런 행위들은 경외심이나 경탄과 유사한 감정의 자극을 받아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폭포수 댄스가 끝난 후 바위 위에 걸터앉은 침팬지의 눈은 폭포수를 따라 움직인다. 이게 뭘까? 이 물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2006년 6월, 제인과 나는 스페인 지로나 인근에 있는 모나 재단의 침팬지 보호소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는 구조된 침팬지 중 마르코라는 녀석이 천둥 번개가 칠 때면 마치 무아지경에 빠진 듯 춤을 춘다고 했다. 어쩌면 수많은 동물이 이 같은 의식을 치르고 있는데 단지 우리가 그것을 목격할 만큼 운이 좋지 못한 것인지도 모른다. --- 「3장 동물들이 느끼는 것」 중에서
도덕률과 선행이 인류로부터 시작된 진화적 서사 과정에서 갑자기 출현한 것은 분명 아니다. 선행, 평등주의, 도덕률의 기원은 우리 인류보다 오랜 역사를 가진다. 동물의 공정한 놀이는 사회적 도덕의 가장 기초적인 형태일 수 있지만, 인간이 가진 더욱 복잡하고 정교한 도덕 체계의 전신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이 있다. 우리가 동물의 용서, 공정함, 신뢰, 협력에 대해 더 많이 알고자 한다면, 아마도 우리는 우리 서로에게 더 많은 온정을 베풀고 협력하며 사는 법을 터득하게 될지도 모른다. --- 「4장 동물들 사이에도 의리가 있는가」 중에서
많은 과학 문헌은 여전히 일인칭보다는 삼인칭 시점으로 서술된다. ‘연구자는 이것을 실행했다’ 또는 ‘연구 대상은 연구자에 의해 관찰됐다’ 같은 삼인칭 표현은 연구자들이 연구 대상 동물과 거리를 두기 용이하게 해주며, 심지어 자신의 연구 과정과도 거리를 둘 수 있게 한다. 삼인칭 어법을 사용하면 ‘뒤로 물러서! 과학자는 나야!’라는 식의 거만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고, 연구자 개인의 가치관과 주관이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도 낼 수 있다. 또한 과학은 개인의 견해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잘못된 생각을 강화한다. 무엇보다도 삼인칭 어법은 과학자의 주관성뿐만 아니라 연구 대상 동물들의 주관적 삶마저 부정하는 결과를 낳는다.
--- 「5장 과학 연구의 불확실성」 중에서 이 보고서의 사례에서 중요한 점은 보전 활동에서 감정이 도덕적 이해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효과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 감정은 방해 요소가 되지 않는다. 감정은 ‘유약하고’ 반과학적인 요소가 아니다. 우리는 감정과 온정을 보전의 핵심 가치로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과 동물이 느끼는 감정은 중요하며, 점점 더 커지는 인간의 세계에서 살아남아 번성하려고 치열하게 노력하는 모든 동물을 위해 우리는 그들의 감정과 우리의 감정을 한데 엮어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우리가 깊이 고민해야 할 점이 있다. 우리는 어떻게 이렇듯 인간 중심적이고 이기적인 태도로 온갖 만물을 손아귀에 두어야 하는 상태까지 진화해온 것일까? --- 「6장 윤리적 선택」 중에서
내가 부탁하고 싶은 것은, 어떻게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을지, 어떻게 동물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여러분이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이다. 아무도 없을 때 혼자서 생각하기를 권한다. 그러면 주위 시선이나 어떤 압박도 없이 편한 마음으로 자신의 평소 습관과 행동을 깊이 들여다보며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간은 언제나 큰 깨달음을 준다. 그 시간에 한번 자문해보길 바란다. 나의 현재 행동이 동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리고 동물들을 더 잘 보살피려면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자기 역량으로는 도저히 상황을 바꿀 수 없는 경우라도 무자비한 취급을 받고 있는 동물들에게 우리는 반드시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고통받는 이들의 삶에 그저 연민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다. 침묵은 사회 변화의 적이다. --- 「나오며: 모두를 위한 온정과 정의」 중에서
저 : 마크 베코프 (Marc Bekoff)
콜로라도대학교 명예교수로 30년 넘게 동물행동학을 공부하고 가르쳐왔다. 남극의 아델리 펭귄부터 미국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의 야생 코요테와 늑대, 스텔라 까마귀를 비롯한 고원지대에 사는 새, 콜로라도 개 산책 공원의 개들까지 다양한 동물들의 행동과 마음을 연구한다. 침팬지 연구로 유명한 세계적인 영장류학자 제인 구달과 함께 동물의 ‘윤리적 동물 관리를 위한 동물행동학자들’을 공동 설립했다. 2000년 동물행동 연구 분야에 대한 장기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동물행동학회로부터 공로상을 받았다. 범세계적인 환경운동인 ‘뿌리와 새싹(Roots and Shoots)’ 프로그램의 대사직도 맡고 있다. 동물의 행동과 마음에 관한 칼럼을 1000편 이상 기고했고, 20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다. 《동물에게 귀 기울이기》, 《동물 권리 선언》, 《동물의 감정》 등 30권 이상 책을 지었고, 제인 구달과 함께 《제인 구달의 생명 사랑 십계명》을 썼다.
역 : 김민경
한양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를 졸업하였으며,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다시 보는 블록체인: 블록체인 비즈니스와 데이터 전략』, 『스페이스X의 비밀』, 의의학계의 인공지능 혁명』(출간예정) 등이 있다. |
이전글 | 탄저병과 코흐원칙 |
---|---|
다음글 | 미생물을 보는 시각의 변천 |